경상도 사투리 '하고재비'는 단순한 지역색을 넘어 현대 사회가 주목해야 할 가치를 담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 하고재비는 일을 단순한 생계 수단으로 보는 것을 넘어서 삶의 의미와 가치를 중시하는 태도를 나타낸다.
이러한 하고재비 정신은 변화하는 시대의 기업문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경상도 '하고재비' 정신의 핵심 가치를 크게 4가지로 요약한다.
• 하고재비는 단순히 일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일 자체에 깊이 몰입하여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언급되는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Life Balance)'를 넘어서 일 자체에서 행복을 찾는 삶의 방식을 제시한다.
• 하고재비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성실한 태도를 지닌다. 이는 경상도 사람들의 직설적이고 강한 성격과 맞닿아 있으며 일을 통해 성취감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을 반영한다.
• 하고재비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행복을 중시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상징하며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 하고재비는 자신의 열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며 다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간다. 이는 기업문화에서 필수적인 협력과 소통을 강조하며,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하고재비 정신은 보람의 일터를 조성하는 기업문화 창달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 직원 만족도 향상: 하고재비 정신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이 개인의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직원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는 생산성 향상과 이직률 감소로 이어져 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 혁신과 창의성 증진: 하고재비 정신은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문화를 조성한다. 이는 기업의 혁신과 창의성을 높이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하고재비 정신은 단순히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화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
'하고재비' 정신이 특출한 기업문화를 구축한 사례이다.
• 1980년 초에 이동찬 전. 코오롱그룹/경총 명예회장이 주창한 '보람의 일터 운동'은 '하고재비' 정신을 바탕으로 주요 그룹사는 물론 수많은 기업에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기업문화 조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참여(Participation), 성취(Achievement), 대가(Compensation)의 보람>을 슬로건으로 기업 내 조직원들이 일을 통해서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보람찬 일터 운동을 추진했다.
1992년 4월 10일~11일(1박 2일) 무주 구천동 덕유산 야영지에서 코오롱그룹(2,000여 명) 창립 35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이 다 함께 모여서 <보람의 일터 전진 대회>를 개최한 것을 기업문화 차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3년 11월 필자가 창업(創業)한 ㈜동양EMS와 ㈜굿맨파워의 <'즐기편', '함따오', '덕감사', '봄봄봄' 운동>도 현재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즐기편’...즐겁고 기쁘고 편안하게,
‘함따오’...함께, 따뜻하게, 오래오래,
‘덕감사’...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봄봄봄’...(현장 직원들을) 바라 봄, 들어 봄, 느껴 봄이다. 현장경영의 인사·노무 관리의 요체(要諦)이다.
이 외에도 '하고재비' 정신을 바탕으로 여러 기업에서 기업문화 운동을 펼친다. 즐겁게 일하고, 함께 성장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조직원들이 일을 통한 보람과 만족도를 높이는 마중물이며 주춧돌이다.
끝으로 '하고재비' 정신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즐기면서 삶의 의미와 보람을 갖는 것은 행복 추구권이다. 그리고 기업의 성장과 사회발전에도 이바지한다.
기업문화는 기업이 호흡하는 산소(酸素)와 같다. 앞으로도 '하고재비' 정신을 바탕으로 보다 행복하고 풍요로운 기업문화를 창출(創出)해 나가도록 노사(勞使)가 한마음으로 뭉치자.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