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과당경쟁으로 부실화 초래
택배시장 과당경쟁으로 부실화 초래
  • 승인 2001.08.02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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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온 택배업계가 과당
경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택배시장은 등록업체가 98년 200여개에서 500여개로 늘어나면서 과열
양상을 띠기 시작해 98년 4600원대이던 기업용 택배요금 평균단가가
3900원대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택배업계가 임금과 비용등을 감
안,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요금대인 4500원에 턱없이 부족
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택배업계를 이끌고 있는 빅3사인 한진·대한통운·현대택
배 등은 올초 단가 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 로 승부를 보려 했지만 워
낙 시장의 가격 경쟁이 심해 요즈음은 오히려 이들 업체가 단가 인하
를 선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운송단가의 하락은 지난 99년 제일제당의 물류기업인 CJ
GLS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본격화됐다. CJ가 후발업체로서 시장 점유율
을 단기간에 높이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펴자 여타 업체들도 여기에 맞
불 작전으로 나서 덤핑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특히 올들어 훼미리넷이 중앙일보의 신문기지국을 통해 택배영업을 시
작했고, 지하철과 편의점을 이용한 택배서비스가 시작돼 더욱 가열되
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자 다른 택배사를 고객을 빼오는 사례로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 D택배는 지방의 P홈쇼핑과 계약해 택
배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최근 다른 택배사에서 창고 3000평을 무상제
공하는 등간접적으로 요금을 인하해 주며 물량을 빼앗아 갔다.

한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택배사의 주요 고객이 마진이 적은 유통업
체이다 보니 가격 등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제품을 운송하겠다는
업체가 나오면 택배사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택배의 단가
가 정해져 있지 않아 경쟁사간 덤핑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
했다.

국내 최대 택배사인 한진택배는 지난해 11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
만 10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의 경우 1500억원 이상을 달성해 흑자
로 돌아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가격경쟁이 심해 이를 장담하기는 어
렵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국내 택배산업은 전자상거래 증가 속도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몇년간 40~50%에 달하는 고속성장이 예
상되지만 ‘무조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보자’라는 마구잡이식 시장
진입으로 공동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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