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아웃소싱의 문제점
회계아웃소싱의 문제점
  • 승인 2000.12.2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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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자료는 회사의 기밀인데 어떻게 남에게 맡길 수가 있나요 ?"

아웃소싱에 관한 각종 강연회에서, 또는 고객개발을 위한 회사 경영
진 및 회계담당자와의 면담 현장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말이다. 그때
마다 필자는 우리 나라 기업인들의 회계에 관한 인식의 그릇됨과 낙후
성에 놀라곤 한다. 과연 회계장부와 재무제표는 기업외부에 공개되면
안 되는 기밀인가 ? 그래서 우리는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표 할 때
소위 회사의 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그처럼 분식을 일삼아 왔다는 말인
가 ?

국제적으로 우리 나라 기업의 회계보고서는 신뢰할 수 없다는 평을 받
고 있다. 회계처리에 너무나도 많은 자의적 판단이 개입되고 있으며,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나라의 기업들은 대. 소를
불문하고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당하
고 있다. 필자는 지금까지 그 원인이 우리 나라 기업인들의 회계에 대
한 무지와 오해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그 회계보고서의 부
실이 회사기밀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
니 암담하기 그지없다. 결국 몰라서 본의 아니게 분식이 저질러진 것
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분식을 일삼아 왔다는 것 아닌가 ? 회계자료의
분식은 사기라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다.

결론적으로 회계자료는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시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작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의 모든 나라는 기업에 대해 재무제표
의 공시의무와 주주 및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회계장부의 열람권을 부
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주주나 금융기관 등 각각의 이해관계자들
은 그 재무제표나 회계장부의 내용에 근거하여 그 기업과 관련한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때 재무제표나 회계장부가 어떤 이유에
서건 실제와 다르게 작성되어 있다면, 이는 회사가 허위사실을 공표
한 것이 되며 일종의 사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회계자료는 기업외부에 공표 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기업의 기밀 운운하며 일부 숨겨야 할 것을
숨기거나 다르게 표시한다면 이는 기밀보호가 아니라 사기행위인 것이
다. 그래서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아직 미흡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부실공시에 대한 처벌이 무거운 것이다.

회계는 기업의 실상을 외부의 이해관계자에게 낱낱이 공시하기 위한
업무이므로, 회계장부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실상을 모두 나타낼
수 있는 구체적인 원칙과 방법을 필요로 한다. 단지 기업에 들어오는
수입과 나가는 지출을 정확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회계가 될 수 없
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 어느 나라든지 기업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
를 적절히 회계장부에 기록하고 결국 기업의 재무상태와 경영성과 보
고서로 나타낼 수 있도록 "기업회계 기준", "상법" 그리고 "세법"등
관련 회계처리 기준을 가지고 있다. 국제화가 진행되는 요즘에는 가
가 나라별 회계기준을 하나로 통일한 국제회계기준의 적용을 요구하
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회계는 수입과 지출을 빠짐없이 기록하여 항상 자금의 잔액이
일치한다는 사실만으로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니다. " 우리 회사는 한푼
도 떼먹지 않고 정직하게 기록했고, 그에 따라 세금을 납부했으므로
떳떳하다"고 말하는 것은 회계의 시각에서 보면 허황한 공염불일 뿐이
다. 수지를 정확히 기록한 것은 소위 "경리"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
하고, 경리업무에서 자금의 잔액을 매일 매일 맞추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 뿐 결코 자랑할 것은 못된다.

회계는 경리를 포함한 기업 내 모든 경영활동의 결과를 "기업회계 기
준"과 "세법" 그리고 "상법" (심지어는 "국제회계기준"까지)에서 정
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적절히 계수화 하여 회계장부에 기록하고 재무
제표로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회계의 신뢰성은 빠짐없이 기록
하는 정확성 뿐 아니라 제정되어 있는 기준과 법 절차를 얼마나 정교
하게 준수했는가에 좌우되는 것이다. 만일 기준을 잘못 적용하여 재무
제표가 다르게 표시되었다면 회계의 시각에서는 이것도 분식인 것이
다. 그래서 회계는 정확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교하다고 하는 것
이다.

회계는 특정한 거래유형에 대해 그 결과를 "어떤 회계과목으로", "얼
마의 금액으로", "언제" 처리하며 , 재무제표에 "어떻게 표시"해야 하
는 지에 대한 모든 규정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모든 거래를 이 규정
에 맞게 처리한 결과가 소위 "회계전표"라는 것에 분개라는 기호로 표
시되고 이것을 정확히 분류하고 집계하여 작성되는 것이 회계장부와
재무제표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회계는 기업의 경영활동 결과를 적절히 기업회계 기준 등
에 따라 적절히 기록하여 외부의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하고 기업의
경영실상을 파악하기 위한 업무이다. 결코 기업의 기밀사항을 기록하
는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기밀을 보호하기 위해 회계처리를 임의로 하거나, 장부
기록과 재무제표에 누락이나 변형을 시도하거나, 회계기준이나 세법
등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미숙으로 잘못된 회계처리를 하는 것은 명백
한 분식회계이며, 이해관계자의 의사결정을 오도하는 거짓말이고, 일
종의 사기행위인 것이다.

결국 회계는 기업회계기준과 상법 및 세법 등에서 규정한 방법과 절차
를 준수하면서 기업의 경영활동 결과를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나타냄
으로써 외부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유도해 내는 업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회계업무의 품질은 정확성이 아니라 관련
기준과 법규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깊은 노하우 등 기술력에 좌우되
는 것이므로 역시 전문적인 기업에 아웃소싱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효
율적인 것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회계를 "기업의 언론"이라 하는 것이며, "기업은 회계로만 말
한다"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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