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서 김치를 수입하다니…"
"김치 종주국서 김치를 수입하다니…"
  • 승인 2004.11.19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위 가정에서 김장을 담그는 광경을 가끔 보게 된다. 김장은 하루 최저 기온이 0도 이하, 하루 평균기온이 4도 이하로 유지될 때가 담그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로 보고 있는데, 이달 하순에서 다음달 상순경이 적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김장축제도 개최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맛있는 김장 냄새가 입맛을 다지게 하는 철이다.

요즘은 비닐하우스 재배로 철을 가리지 않고 배추와 무 등이 수확되고 있고, 김치 냉장고 보급이 확산되면서 굳이 김장을 담그지 않는 가정도 많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러나 김장 담그기는 우리의 오랜 전통으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중요한 식문화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김장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김치는 우리나라 10대 문화 상품으로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해놓을 만큼 중요히 여기고 있으며 특히 김치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실생활에선 김장 문화가 점차 축소되어가고 있고 김장 수요도 줄어들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어린아이로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인스턴트음식 선호에 따라 김장 김치 등 우리의 전통 음식은 점점 더 외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10대 문화상품 김치, 실생활에선 점점 외면 당해

더구나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등 서양문화에 자극받은 이상한 날들이 판치고 있고, 상술에 의한 ‘각종 데이’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문화보다 서양문화를 선호하며 이들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어린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과연 우리 농산물을 얼마나 사랑하며 먹게 될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모두의 고향과 우리 부모들이 애써 가꾸고 만든 사과, 감, 밤, 찹쌀떡 대신 사탕, 초콜릿, 빼빼로 등 건강에도 별로 좋지 않은 것들이 선물로 엄청나게 팔려나가고 있음을 볼 수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다.

이에 우리의 김장 담그기 문화를 확대 지속시켜 나가고 나아가 우리 김장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김장 수요를 늘여 나간다는 차원에서 김장철을 즈음해 ‘김장담그기의 날’또는 ‘김치의 날’을 제정하여 시행해 나간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하여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김장 담그기 대회를 벌이고 다양한 우리의 김장을 전시도 하며 우리 김치의 우수성을 외국인들에게 보다 널리 알리고, 또 우리의 전통음식인 김치 사랑과 김치 애용을 확대해 나가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김치의 세계화는 말로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요즘 한국의 젊은 주부들은 김치 담그는 방법조차 모르는데 오히려 외국인들은 김치에 대한 관심이 대단하다니 할말이 없다. 우리의 김치를 우리가 멀리하고 버려서는 안 될 일이다. 국내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김장 양념과 김치까지 시중에 범람하고 식탁을 넘보고 있다니 안타까움과 서글픔을 더한다.

국내산 둔갑한 중국산 김치가 안방 차지

값싼 중국산 김치가 들어와 일부 초등학교 급식용과 대형할인점 및 인터넷 판매용 등으로 납품되기도 했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전통 음식인 김치까지 국내산으로 둔갑한 중국산이 버젓이 안방 식탁에 오른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요 두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김치 종주국인 우리로서는 정말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이 아닌가.

국내 농가를 파산시키고 유통 질서를 뒤흔들어 놓는 수입산 김치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지도와 단속이 요구된다고 본다. 김장 김치 애용은 도시민들이 모두의 고향인 농촌의 채소를 이용해서 농촌 살리기에 일익 할 수 있고, 또 우리의 전통 문화를 되살리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으며, 김치를 많이 먹음으로써 건강관리에도 한 몫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 삼조가 아닌가 생각한다.

게다가 김장철을 맞이하여 도시와 농촌이 서로 자매결연을 맺어 농촌의 신선한 김장 재료를 직송해와 김장을 만들 수 있다면 상호간 여러모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아울러 함께 담근 김장을 주변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경로당, 복지시설 등 불우이웃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줌으로써 추운 겨울과 연말을 좀 더 훈훈하게 보낼 수 있도록 사랑을 실천하고 인정을 베풀어 나갔으면 좋겠다.

또 주한 외국인들이‘김장담그기의 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맛있는 김장을 함께 나눔으로써 그들이 우리의 우수한 김장 문화를 배우고 자기 나라에 가서 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에게는 온정을 나누고 전통 문화를 가꾸어나간다는 뿌듯함이 넘쳐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