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신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
증권·투신 구조조정 마무리 단계
  • 승인 2005.02.18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투증권 매각이 최종 결론이 나면서 동원금융지주와 한투라는 또 하나의 거대 금융기관이 탄생하게 됐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물론 자산운용업계 전체 판도가 크게 변하게 될 전망이다.

대한투자증권의 매각 협상도 급물살을 타고 있어 중소형사들의 ‘합종연횡’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한투증권 매각 최종결정으로 그동안 정부주도의 증권·투신업계 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 됐다는 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동원-한투, 업계 최상위권 부상 =이번 한투증권 매각 최종승인으로 동원금융지주는 단숨에 증권·투신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게 됐다.

현재 중위권에 있는 동원증권은 한투증권을 인수함으로써 수탁액이 약 25조원 가까이 증가하면서 외형면에서 삼성증권을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브로커리지 부문에서도 시장점유율이 7%~8%대까지 오르며 업계 2위권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현재 동원투신운용의 수탁고는 3조9340억원(시장점유율 2.12%), 한국투신운용 20조5780억원(11.07%)으로 이 둘을 합치면 24조5210억원(13.19%)에 이른다.

현재 업계 1, 2위인 삼성투신운용 22조2260억원(11.96%), 대한투신운용 21조5690억원(11.60%)을 크게 웃돌게 된다.

증권업계의 경우 외형 뿐만 아니라 실력 면에서도 업계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브로커리지 (위탁매매)에 있어서도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등 업계 1~2위를 차지하는 증권사들과 대등한 지위에 놓이게 되고 리서치 부문이나 장외파생상품 영역 등 각 부문별에서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업계 최상의 증권사로 올라설 전망이다.

동원지주 한 고위관계자는 “동원증권의 강점인 위탁매매 영업과 한투증권의 강점인 자산관리 영업 간 시너지 효과를 최고로 끌어 올려 새로운 수익원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증권업계 선두회사로 올라서도록 한투증권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투 신뢰 회복...자본시장 안정화 도움 =한투증권의 매각최종승인으로 동원지주의 자금과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한 회사의 자체 부실요인을 완전하게 제거돼 고객신뢰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투증권의 뛰어난 투신상품에서의 영업력과 동원증권의 증권 소매영업의 경쟁력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는 향후 업계 판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과 자산운용업계만 놓고 보더라도 우리금융지주의 LG투자증권 인수와 동원-한투의 결합으로 향후 증권 및 투신업계의 대형화와 전문화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도 한투증권의 매각은 상당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투증권과 동원지주의 결합으로 수익증권 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간접투자시장의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투·대투 매각과 관련해 푸르덴셜투자증권의 크리스토퍼 쿠퍼 사장은 “투신업계 ‘빅2’인 이들 회사의 매각이 완료되면 시장의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전체 간접투자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또한 초대형 증권사에 대한 순수 국내 민간자본의 인수로 외국계 자본에 대응하는 토종자본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신 구조조정 마무리 =이번 한투 매각의 가장 큰 의미는 정부가 주도해 온 투신 구조조정의 마지막 대상이던 한투와 대투 중 우선 한 쪽의 새로운 주인이 최종 결정 되면서 구조조정이 사실상 마무리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AIG컨소시엄과 현투증권 매각 협상을 시작으로, 5년여를 끌어온 투신 구조조정은 지난해 2월 현투증권을 미국계 푸르덴셜에 넘기면서 큰 고비를 넘어섰고 동양종금의 동양오리온투신 합병, 이번 한투증권 매각 최종결정으로 구조조정 마무리단계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특히 시장의 우려와 달리 정부가 불과 1년여만에 한투의 매각 작업을 마무리짓는 비교적 발빠른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과 업계의 충격을 완화시키면서 증권산업의 새 기초를 다졌다는데 대해서는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이에 한투이외에 대투 매각이 남아있어 추가적인 공적자금 투입 등이 더 필요하지만 대투매각만 성사되면 사실상 정부가 주도한 투신 구조조정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투증권 매각 가속화 될 듯 =한투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업계의 관심은 대투증권 매각에 집중되고 있다.

한투증권 매각과 함께 추진돼 왔던 대한투자증권 매각작업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부측은 대투증권 매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부와 하나은행은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기 위해 여전히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지만, 사후손실보전이라는 첨예한 사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는 대투증권을 한투증권(5462억원)과 비슷한 가격에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우선협상자인 하나은행측이 잠재부실 가능성 등을 들어 1000억원 가량 낮게 인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굳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나은행 역시 연내에 금융지주 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정한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한투증권이 마무리 단계인 만큼 이제 대투증권 매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현재 협상이 계속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다만 내달 정도 가면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투증권의 매각이 최종결정되면서 정부와 하나은행이 참고할 수 있는 비교대상이 생긴 만큼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