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우리가 미국의 식민지라니...
APEC 정상회의, 우리가 미국의 식민지라니...
  • 승인 2005.12.0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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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번에 개최한 APEC 정상회의는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줬다. 전체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연안 국가의 경제협력체제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역내 21개국 정상들과 50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역사상 최대 외교 행사였으며, APEC 최고경영자(CEO)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의 투자환경을 홍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중심의 세계화 조장’, ‘불평등 무역자유화’, ‘국가간 빈부 격차 심화’ 등을 이유로 노동계와 여러 시민단체들의 지속적인 반대 운동이 회의 기간 내내 일어 났다. 일부는 폭력 사태로 발전해 부상자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이들이 말하는 것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의 세계 일등적 지위권에 대한 반대이자 거대 자본에 잠식되는 경제 그리고 막강한 군사력까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정상회의 반대 운동이었다.

아마, 미국은 인류 역사상 과거 로마제국이나 원나라보다도 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묻고 싶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우리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가 과연 미국의 식민지라고 치부될 정도인가?

‘有明朝鮮國咸鏡道...’

이 글귀는 최근 일본 야스쿠니신사에서 우여곡절 끝에 되돌아 온 북관대첩비의 첫 구절이다. ‘명나라에 속해 있는 조선국 함경도에서’ 라고 시작되며, 글의 끝 귀절에는 비가 만들어진 숙종때에 이미 망해버리고 없는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崇禎帝)의 연호를 쓰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은 명나라의 식민지인가?’, ‘사대주의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남게 된다. 현재 일반인들이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많이 적용시키는 대목




중 하나이다.

사실(史實)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어떠한 사실(事實)을 적용 시켜야 할지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자칭 진보세력이라는 부류들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무한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인류는 나름의 ‘도전과 응전’으로 역사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아울러 지금은 유무선통신의 발달과 정보의 흐름과 공유에서 과거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진보의 속도가 빠르다. 즉, 과거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 오히려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 문제, 특히 많이 거론된 노동의 문제는 접근방식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노동시장의 문제를 보더라도 ‘양극화와 노사관계 문제’는 이제 과거와는 다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양극화’는 이미 세계적인 현상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은 뒤따라야 하지만 시장경제 논리는 거역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의 기술력과 중국을 포함한 신흥개도국의 차이는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도 나온 이야기로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비율(FDI)은 여전히 한 자리수로 1999년 155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바로 국내 강성노조에 대한 기피 현상이라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결국, 세계 경제는 상호작용을 통한 발전을 기초로 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가 미국의 속국임을 자처한다면 결국 내재적 발전의 길은 요원할 것이다.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게 된다. 그 패러다임에 가장 충실하게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국가만이 결국 무한 경쟁체제 하에서 생존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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