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 노동부 장관 취임사 - 전문
이상수 노동부 장관 취임사 - 전문
  • 승인 2006.02.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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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에 있었던 신임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취임사를 전면 게재한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 취임사]

친애하는 전국의 근로자, 기업인 여러분

산업현장에서 불철주야 땀 흘리며 애쓰고 계신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며, 취임인사를 드립니다.

그 어느 때보다 노동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이 시점에 노동부장관으로 부임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활동을 해왔습니다만,

막상 이 자리가 어려운 경제·사회적 여건하에서 우리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동시에 기업의 경쟁력도 고려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라고 생각하니 막중한 책임감 또한 느끼게 됩니다.

저는 오늘 진심으로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그리고 그동안 쌓아온 경륜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마지막 봉사하겠다는 자세로 이 맡겨진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합니다.

노동부와 산하기관 직원 여러분

그동안 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 온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시대의 노동부장관직이 어려운 자리라 생각하지만, 여러분들이 있기에 마음든든합니다.

여러분들은 지난 2년간 제가 평소 개인적으로 존경해 온 전임 김대환 장관님을 보좌하여 열심히 일해 온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전임 장관님은 재임기간 중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제와 공무원노조법 등 시대적 개혁과제를 완수하였으며,

고용지원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현장 노사관계 안정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많은 업적을 이루어 놓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김대환 장관님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친애하는 근로자, 기업인 여러분

그리고 노동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세계화라는 무한경쟁의 파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세계화, 지식정보화, 고령화라는 경제환경의 급격한 변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성장동력의 둔화를 막고 고용없는 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 이 과정에서 생기는 사회적 양극화 현상 속에서 낙오되는 국민들을 함께 안고 가야할 공동체적 책임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대의 노동행정의 중요과제도 노사관계의 선진화와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소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노사관계의 선진화가 적응해야 할 변화라면,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극복해야 할 변화입니다.

이 어려운 노동환경 속에서 노사는 서로를 동반자로 생각하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노사가 이와 입술의 관계에 있다는 생각, 입술이 헐면 이가 시릴 수 있다는 “순망치한”의 섭리를 공유해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의 공유를 위해서는 서로가 현실을 바라보는 입장이 같아져야 하고, 그 입장이 같아지기 위해서는 서로가 신뢰를 갖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좁혀나가는 인내와 관용의 정신이 요구됩니다.

친애하는 근로자, 기업인 여러분

저는 이러한 협력과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지금 난항 속에 빠져 있는 노사정 대화의 틀을 복원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시대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적 협의의 틀로 국민통합 연석회의, 중앙 노사정위원회, 지역 또는 업종 노사정협의회, 기업노사협의회 등 중층적 협의기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의제도 다양화하여 일자리 창출, 산업공동화 문제, 작업장 혁신 등 서로가 머리를 맞대고 윈윈할 수 있는 의제를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특히 고용지원서비스, 직업능력 개발 등을 지역단위로 추진할 수 있는 지역적 협의기구로서의 지역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효율성에 대한 조급함을 극복하고 더디더라도 함께 상생하는 큰 협의의 틀을 만들겠다는 자세로 일해 나가겠습니다.

친애하는 근로자, 기업인 여러분

저는 경제활력의 회복도 사회적 양극화 해소도 노사간의 균형과 협력 속에서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성장을 위한 기업의 유연성 요구나 고용안정성에 대한 노동계의 요구가 상충관계에 있다기보다는 동시에 달성가능한 정책목표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노동행정을 펴 나가겠습니다.

이른바 유연 안정성이라는 가치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자 합니다.

유연성을 제고하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단계적으로 여러 가지 규제를 풀어 나가는 한편,

고용지원 서비스를 선진화하고 직업능력개발 체계를 확장하여 고용의 안정성도 도모하겠습니다.

특히,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직업능력개발 기회를 확충해 나가겠습니다.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제고하고, 중소기업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안정성을 도모하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노사관계 선진화 입법도 노사 쌍방의 양보를 통해 균형잡힌 법안을 만들도록 힘쓰겠습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는 노동부 산하의 고용안정센터, 직업훈련기관, 중앙고용정보원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여 고용의 촉진과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장기적으로는 지방정부, 지역노사, NGO, 학계 등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협의체로서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통일적으로 고용지원과 능력개발에 대응하는 체제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친애하는 근로자, 기업인 여러분

사회적 양극화의 해결을 위해서는 취약근로계층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합니다. 그들의 근로조건을 보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한편 사회안전망도 확충해야 합니다.

우선, 비정규직, 불법파견, 여성, 청소년,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근로계층의 근로조건을 충실하게 보장하여 그들의 권익이 침해당하거나 지원을 소홀히 받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고용흡수력이 높은 사회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 한편으로는 사회서비스의 공급을 늘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일자리가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더라도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도록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데도 힘쓰겠습니다.

또한, 일자리 나누기, 교대제 확대 등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에도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고용·산재보험의 수혜율을 높이고 최저임금 보장을 강화하는 등 각종 보험 혜택과 사회안전망을 확장하는 데도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친애하는 근로자, 기업인 여러분

법과 원칙, 대화와 타협은 노사갈등을 당사자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서로 지켜야 할 수레의 양 바퀴와 같은 기본원리입니다.

정부는 공정한 중재자의 입장에서 국민경제의 발전과 노사상생의 협력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과거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 하에서 노동자들의 인권이 많이 억압받고 있을 때 저는 노동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많은 활동을 폈습니다.

변호사 시절에는 노동법률상담소를 설립하여 노동자들을 위한 변론에 앞장섰고, 대우조선소 노동자를 돕다가 구속까지 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회에 들어와서도 12년 의정생활 중 절반인 6년간을 국회 노동위원회에서 일하며 노동관계법 개선 등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회일각에서는 제가 친노동자적인 장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분위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노동자에 대한 따뜻한 사랑이 저의 가슴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 노동 환경도 바뀌었고 노동자들의 권익도 많이 신장되었으며, 노사가 대등한 입장에서 타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새롭게 변화한 노동환경 속에서 저는 공정한 중재자로서 균형감을 갖고 노동행정을 펴 나가겠습니다.

노동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작업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문제점도 현장에 있고 해결책도 현장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여 노사를 격려하고 일선 현장의 소리를 폭 넓게 청취하겠습니다. 발로 뛰고 노사의 목소리를 가슴으로 듣는 따뜻한 노동행정을 펴 나가겠습니다.

가치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조화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언제나 고민하는 자세로 겸허하게 노동행정을 펴 나가겠습니다.

친애하는 노동가족 여러분

우리 앞에는 참으로 많은 과제들이 놓여 있습니다. 또, 노동행정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요구도 점점 높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밖에 있으면서 여러분들이 누구보다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국민을 위해 부단하게 일해 온 것을 잘 들어 알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모두가 현장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현장 근로자와 기업인과 유리되어서는 결코 좋은 정책을 펼 수가 없으며,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도 얻기 어렵습니다.

현장의 노사, 지역의 유관기관 등과 대화와 협력을 해나감으로써 살아있는 노동행정을 추진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저도 장관으로서 여러분들의 노력을 뒷받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드리면서 이만 취임사에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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