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까르푸 1조7천억에 인수
이랜드, 까르푸 1조7천억에 인수
  • 승인 2006.05.0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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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이 1조7천5백억원에 한국까르푸를 인수한다.
이랜드는 한국까르푸와 총금액 1조7천5백억원을 유로화로 지불하는 조건으로 인수 본계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할인점 분야에서 경험이 적은 이랜드가 인수했다는 점에서 신세계,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할인점 빅3’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이랜드 유통 신흥강자로=이랜드는 전국에 88개 유통매장을 확보해 유통업계 새 강자로 급부상했다. 아울렛 22개, 백화점 2개, 대형할인점(SSM) 32개, 할인점 32개를 갖추면서 ‘유통업계 4대 포트폴리오’를 마무리했다.

인수자금은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뉴코아가 2천억원, 이랜드월드가 1천억원을 내놓고 나머지 1조4천5백억원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한국개발금융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조달하게 된다. 이랜드는 전체 지분의 50%와 경영권을 갖게 된다.

까르푸가 이랜드를 매각 대상자로 고른 것은 그간 인수대상자 사이에서 논란이 됐던 까다로운 매각 조건을 상당 부분 수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랜드 관계자는 “100% 고용승계, 노조활동 보장, 인수자금 유로화 지급, 채무·채권 문제 등 까르푸가 요구한 조건을 수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전체 32곳의 한국까르푸 매장을 뉴코아아울렛 형태의 아울렛과 킴스클럽 형태의 할인점으로 직접 운영할 예정이다. 3년 전 뉴코아를 인수한 뒤 ‘매각후 임대’(세일즈 앤 리스백)방식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이랜드는 1천5백억~2천억원 수준인 매장 리모델링 비용에 대한 자금 조달 계획은 이미




금융파트너와 합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은 그간 논란거리가 된 양도세 문제에 대해 “국제협약에 근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중과세방지 협정에 따라 우리나라가 세금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판도 변화=할인점 업계 1·2위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다른 빅3 업체가 아닌 이랜드가 인수했다는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이랜드가 보유한 할인점 매장은 강남·분당 야탑·안양 평촌점 3곳. 까르푸 32개 매장을 합치더라도 판도변화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국내 매장 79개(매출 8조1천억원)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랜드는 홈플러스(4조6천억원)와 롯데마트(3조3천억원)에 이어 4위에 오르게 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의외의 결과지만 할인점 업계 판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이랜드가 할인점 노하우가 많지 않아 적응하는 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고용문제 등 극복할 과제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3위인 롯데쇼핑은 허탈한 모습이다. 한국까르푸가 롯데쇼핑의 실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이랜드와 협상을 벌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와 마찬가지로 또 뒤통수를 맞은 격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고용승계나 부실점포 등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국까르푸의 조건을 받는 것은 무리였다”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측은 “올해 유통부문 매출 목표를 5조원으로 잡는 등 할인점 업계 3위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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