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월마트 중국에 첫 노조 생겨
'무노조' 월마트 중국에 첫 노조 생겨
  • 김상준
  • 승인 2006.07.3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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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노조 원칙을 고수해 왔던 세계적인 유통업체 월마트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생겼다. 월마트 세계 전체 매장 중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의 월마트 진장(晋江)점이 29일 노조원 30여 명 규모의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중국과 홍콩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이는 전 세계 15개국에 6500개 이상의 점포를 유지하면서 무노조 원칙을 관철해 온 월마트가 중국의 거대한 소비시장 확보를 위해 중국 당국의 압력에 굴복한 셈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월마트는 1996년 중국에 첫 점포를 세운 뒤 노조 설립을 억제하며 중국 최대 노동단체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총공회)와 대치해 왔다.

월마트 점포의 노조 설립에 대해 차오젠(喬健) 중국노동관계학원 교수는 "실질적 의미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며 "총공회는 분배를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조화사회 건설' 시책에 맞춰 다른 외자 기업들에 노조 설립 등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달 초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국회에 해당) 부위원장이기도 한 총공회의 왕자오궈(王兆國) 주석은 "2년 전부터 월마트에서 노조가 설립되도록 노력해 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며 "노동법을 개정해 외자 기업의 노조 설립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그동안 직원들과의 직접 의사소통 원칙을 강조하며 노조 설립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던 월마트 측은 최근 종업원들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중국 노동조합법에 따르면 25명 이상의 종업원이 있는 기업체에선 노조 설립이 가능하지만 10만 개가 넘는 중국 내 외자 기업 가운데 노조가 생긴 곳은 30%에 불과하다. 월마트는 올해까지 중국에 20개 점포를 개설하는 등 현지 사업을 확대해 앞으로 5년간 15만 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한국에서 철수키로 한 월마트는 28일 독일 내 85개 점포 전체를 현지 유통업체인 메트로에 넘긴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97년 독일에 진출해 현재 1만1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20억 유로(약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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