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C, 시각장애인 안마사 '헬스키퍼' 채용 인기 짱
MPC, 시각장애인 안마사 '헬스키퍼' 채용 인기 짱
  • 김상준
  • 승인 2007.03.12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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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시오" 한참 인기를 끌었던 사극에서 유행했던 말이다. 이제는 MPC에 가면 이말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헬스키퍼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중증장애인의 고용을 확대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텔레마케터 전문회사인 MPC(대표 조영광 www.mpc.co.kr)는 이번 달부터 시각장애인 6명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했다.

2700명이 일하는 MPC는 지난해 운영하고 있는 콜센터 휴게실 안쪽에 마사지 공간을 만들고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시험 고용했다. 안마사들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하루 종일 전화로 고객을 상대하며 피로가 쌓인 텔레마케터들에게 20분 정도 안마치료를 했다.

-6개월 시험고용기간 거처 6명 정규직 전환
-직원 반응 폭발적, 피로 풀리자 더욱 친철

6개월의 시험고용기간 동안 직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스프레스와 피로가 풀리자 고객을 대하는 텔레마케터들의 자세도 더욱 친절해 졌다. 시험기간이 끝나자 사용주와 근로자 모두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정식직원으로 채용키로 결정했다.

MPC 조정란 이사는 "회사나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 도입하는데 걱정도 됐으나 사장님을 비롯한 전 직원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텔레마케팅 업무 특성상 직원들이 정신적 긴장과 업무스트레스를 자주 호소하는데, 생각보다 시각장애인 안마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좋고 복리후생차원에서 효과도 높아 회사 전체에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 오세건씨는 "규칙적인 출퇴근을 해서인지 몸도 훨씬 개운하고, 무엇보다 낮에 일하니까 좋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없이 정식직원으로 채용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KT 수도권고객센터 임은애 상담원은 "회사 업무중에 혹은 업무 끝나고 집에 가서 간혹 어깨가 결린다거나 뻐근한 느낌을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헬스키퍼 제도가 시행된 후에는 언제든지 찾아가면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며 "이렇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곳을 마련해 놓은 회사를 다닌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직원들을 깊이 배려해주는 회사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헬스키퍼란 기업이 직원의 건강관리, 피로회복, 질병예방 등을 위해 마사지 시설을 설치하고 안마사면허(국가자격)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채용하여 마사지 등을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일본의 경우, 헬스키퍼제도가 도입되어 대기업에서 직원의 복리후생과 장애인 고용률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장기간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정밀부품을 다루는 생산업체, 장시간 운전하는 택시회사, 하루 종일 직원이 매장에 서있는 백화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이 가능하다.

현재도 부산의 택시회사와 텔레마케팅 회사가 안마사를 고용해 직원들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대한안마사협회가 연계하여 2006년 11월8일부터 11월24일까지 총306명의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국내 최초의 실태조사 결과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53.9%가 ‘헬스키퍼’라는 직업영역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조사대상의 48.9%가 헬스키퍼로 취업할 의사가 있으며 원하는 근무형태의 1순위는 회사에 직접 고용되는 형태로 76.5%로 나타났다.

이것은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기업에 헬스키퍼사로 취업되는 길이 열린다면 얼마든지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장애인 공단 이효성 중증장애인연구팀장은 “과중한 직무스트레스로 눈의 피로, 목, 어깨, 팔,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직장인이 크게 늘고 있어 헬스키퍼를 고용하면 생산성을 높이고 산재를 예방하는 한편 기업이미지 개선과 사회적 책임까지도 한번에 해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헬스키퍼 통한 피로 해소, 업무 생산성 눈에 띄게 향상
▶ 헬스키퍼 제도를 도입하게 된 계기는
상담원들은 업무 특성 상 한 자리에 앉아 전화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종일 고객을 응대하다 보면 여러 가지 정신적 스트레스나 신체적으로 무리가 오기 마련인데,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던 중 헬스키퍼 시범사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우선 6개월의 시범 운영기간을 통해 기대했던 바 보다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이번에 해당 헬스키퍼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당사가 처음이지만 이미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헬스키퍼제도가 보편화 되어 있다고 한다.

▶ 도입 후 직원들 반응은 어떤가
처음에는 회사에서 안마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니 어색하고 서먹한 반응들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헬스키퍼의 관리를 통해 스트레스와 피로를 해소하고 난 후 상담원들의 서비스 품질이 좋아지는 등, 업무의 생산성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으며 이제는 예약을 하고 기다려야 할 정도이다. 그리고 한 직장에서 동료로 함께 일하다 보니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없어지고 상담원들이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향후 계획은
헬스키퍼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좋고, 복리후생 차원에서의 서비스 실시 효과도 긍정적이다. 헬스키퍼 고용은 중증 장애인의 고용을 확대시킨다는 차원을 너머, 그들을 채용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도 높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현재 특정 프로젝트 상담원을 대상으로 시작한 헬스키퍼 제도를 점차 늘려나가 회사 전체로 확대 적용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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