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이’와 ‘삼식이’
‘이식이’와 ‘삼식이’
  • 이효상
  • 승인 2010.06.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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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든 타의든 사회생활을 마감한 선배들을 자주 뵙게 된다. 이분들과 이런 저런 세상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네들의 애로가 담긴 유머 아닌 유머를 듣게 된다.

최근 참 씁쓸하게 들었던 유머가 있다. ‘이식이와 삼식이’ 얘기다.
대부분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을 한 상황이라 정해진 사회생활을 못하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들이 많은데, 집에 있는 시간에 따라 ‘이식이’와 ‘삼식이’로 나뉜다고 한다.
이식이는 집에서 밥을 두끼 먹는 사람이고, 삼식이는 하루 세끼 밥을 집에서 먹는 사람이라고 한다. 밥 먹는 끼니 수에 따라 집에서 대우가 달라지는데, 제일 환영받는 사람은 하루 종일 밖에서 식사를 하고 오는 분으로 제일 능력이 있는 분이고, 집에서 두끼나 세끼를 해결해야 하는 분은 무능력한 인물로 치부되어 집에서 천덕꾸러기(?) 대접을 받는 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담은 유머다.

그런데, 이런 ‘이식이’ ‘삼식이’와 비슷한 정황을 취재 다니면서도 자주 접하게 된다.
다름 아닌, 하루종일 사무실에만 앉아 계시는 사장님이나 임원분들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이다. 직원들 입장에서 사무실에만 계시는 상사분들이, 퇴직한 가장들이 온 종일 집에만 계시는 것처럼 부담스럽고 한편으론 무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사회생활도 더 오래하시고, 만나셔야 할 분들도 많고 많을텐데 우리 상사들은 왜 하루종일 자리를 지키고 않아서 시시콜콜한 업무들을 가지고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인 것이다.

이해가 가는 하소연이다. 실제로 하루종일 임원급들이 사무실에만 앉아 있는 ‘삼식이’ 회사가 매출액이나 조직충실도에서 그 반대의 회사 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을 자주 목도하게 된다. 결국 매출의 원천은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고 현장에 있고,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확인하고 지시하는 것 보다 믿고 맡기는 게 직원들의 생산성이 높음을 반증하는 사례일 것이다.

리더가 현장에서 지휘하지 않을 때 조직은 고통당하게 된다고 한다. 신뢰가 무너지고 낭설이 무성하며 새로운 시도는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직원들은 눈치 보기에 바쁘고 스트레스가 높아진다고 한다.

혹시, 자신이 직원들을 눈치만 보게 만드는 ‘삼식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리더로서 보다 높은 목표를 성취해 가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 써 ‘역할모델’을 할 수 있는 CEO, 상사로 거듭나길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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