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 육성해야
한국도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 육성해야
  • 이효상
  • 승인 2011.09.0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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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웃소싱 이슈]

주요 제품별 생산 아웃소싱 비중, 게임콘솔 100%, 노트북 PC 90%, 태블릿 PC 90%, 휴대폰 30%

최근 국제적인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들이 부상하면서 한국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와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는 ‘제조 전문기업의 부상과 시사점: EMS/ODM 산업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의 제조 아웃소싱 산업 현황을 소개하고 한국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바 있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제조 설비를 가지고 있지 않은 Apple이 iPhone, iPad 등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Apple이 설계한 사양대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주는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세계 전자제품의 약 1/3을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이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2014년 경에는 세계 전자제품의 절반가량을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이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인 대만 Foxconn은 2010년 3조 대만 달러(약 116조 원)의 매출을 기록해 삼성전자 매출의 75% 수준까지 급성장했다. IT 업체 중 가장 많은 총 83만 명에 달하는 종업원을 고용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반도체와 부품을 구매하고 있어, 이제 위탁 제조업체 수준을 넘어「IT 업계의 공급사슬 관리자」의 위치로까지 성장했다.

제조산업의 사업모델 변화를 살펴보면 1990년대 들어서 하드웨어 제조의 부가가치가 낮아지자 주요 업체들은 하드웨어 생산설비/자산을 제조 전문기업들에게 매각하고 생산을 제조 전문기업들에게 아웃소싱하기 시작했으며, 대신 연구개발/설계, 브랜드 개발, 마케팅과 같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수평분업형 (horizontal specialization) 사업 모델」, 또는 「가상 통합형(virt ual integration) 사업모델」이 점차 확산 되었다.

모듈화/표준화 수준이 높고, 원가절감 압박이 크며, 일상품화가 진전된 산업에서 수평 분업형 또는 가상 통합형 사업 모델 도입 비중이 높은 편인데, 주요 제품별 생산 아웃소싱 비중을 살펴보면, △게임콘솔 100% △노트북 PC 90% △태블릿 PC 90% △전자책 80% △콤팩트카메라 53% △휴대전화 30% △LCD-TV 27% 등으로 추산 된다.

제조 아웃소싱 서비스는 사업방식에 따라 아래와 같이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 OEM(Original Equipment Man ufacturing; 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란 제조 하청기업이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업체를 대신해 부분품/완제품의 제한적인 조립/생산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방식

▶ 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s; 전문전자제조서비스)란 OEM 업체를 대신해 제조 전문기업이 부품구매-조립/생산-테스트-포장-배송-A/S에 이르는 제조 토털 서비스를 일괄 제공하는 사업방식

▶ ODM(Original Design Manufact uring; 제조업체개발생산)이란 전문적인 위탁생산 서비스라는 점에서 EMS와 유사하지만, △OEM 업체가 넘겨준 설계도에 따라 단순히 생산만 하는 EMS와 달리, ODM은 OEM 업체가 요구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서 제품을 직접 설계한다는 점 △타 사 제품 위탁 생산만 하는 EMS와 달리, ODM은 위탁 생산을 주로 하지만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 판매하기도 한다는 점이 주된 차이점

▶ IDH(Independent Design House ; 전문설계서비스)란 연구개발/설계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사업방식으로, 모든 산업에서 일반화된 것은 아니며 휴대전화 같은 특정 산업에서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

제조 아웃소싱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이유

▶ 원가절감: 제품 생산을 아웃소싱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원가절감이다.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들이 OEM 업체보다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 효과로 인해 설비 가동률을 높게 유지할 수 있고 △후방산업(부품)에 대한 교섭력이 높아 보다 저렴하게 부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Riverwood Solutions가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에는 조사 대상 OEM 업체의 41%가 ‘원가절감’이 생산 아웃소싱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응답하였으나 2010년 조사에서는 이 비중이 14%로 급감하여,근래 OEM 업체들이 제조 전문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원가절감보다는 다른 요인들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제조의 유연성: 제품을 적기에 출시하고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제품 수명이 짧아짐에 따라 적절한 때에 경쟁자들보다 빨리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능력(Time-to-Market)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으며, 제조 전문기업들은 △부품 업체들과 함께 구축된 클러스터△숙련된 기계 설계 엔지니어들을 기반으로 주문부터 납품까지 소요되는 리드 타임을 크게 단축하고 있다.

▶ 재무적 성과 개선: 수익성, 재무 건전성, 운영 효율성 등 기업의 성과 지표가 크게 개선된다. 생산을 아웃소싱하기 위해 자사 제조 설비를 매각할 경우, △총자산수익률 개선 △자산을 매각해 유입된 현금으로 부채 상환 및 재투자 △설비투자비 절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생산 아웃소싱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품목은 컴퓨팅 하드웨어

생산 아웃소싱 비율이 높은 품목으로는 컴퓨팅 하드웨어, 멀티미디어 가전(게임콘솔/MP3플레이어/카메라/캠코더), 네트워크 장비 등이 대표적이다. 2010년 외주생산 비중은 게임콘솔(100%), 노트북(91%), 콤팩트카메라(51%)였다.

휴대전화, LCD-TV의 경우, 통신사업자 또는 해당 국가의 규제 환경에 따라 제품의 현지화가 필요해, 시장 선도 업체들이 자체 생산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외주 생산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10년 외주생산 비중은 휴대전화(30%), LCD-TV(27%) 였다.

산업/자동차/의료/국방/항공용 기기의 경우 아직은 자체 생산 비중이 높은 편으로 이들 산업의 경우 현재 상대적으로 생산 규모가 적고 아웃소싱 비중도 낮아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얻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의료기기의 경우 표준화 되지 않은 부분이 많고 제조 전문기업이 FDA 등 규제 기관의 복잡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으며, 국방/항공 장비의 경우 보안/기밀 유지 때문에 제조 아웃소싱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국내 제조 전문기업들은 대기업 부분품 하청 조립생산을 주로 담당, 전문기업 육성해야
국내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여전히 제품의 자체 생산을 선호 하고 있어, 글로벌 EMS/ODM과 비교할 때 국내 제조 전문기업의 생산 규모는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상위 업체들의 매출 규모는 1,000~4,000억 원, 종업원 수는 수백 명에 불과하고, 특정 대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커서, 하청 기업 성향을 보이는 것도 국내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들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국내 대기업 납품용 휴대전화·LCD-TV 인쇄회로기판(PCB)을 조립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 품목의 수와 유형은 매우 제한적 이다.

최근 해외 업체들은 제조 아웃소싱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인데, 그렇다면 여전히 자체 생산 비중이 높은 국내 업체들의 제조 경쟁력은 어떤 수준이고, 앞으로 생산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내 대기업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 평판TV에서 현재의 자체 생산 방식이 유리하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핵심 역량이 없는 제품은 과감하게 아웃소싱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과거에는 국내 대기업들의 자체 생산과 실적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앞으로는 자체 생산과 실적과의 관계는 상관관계가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LCD-TV의 경우, 자체 생산과 실적과는 큰 관련성은 없으나 국내 업체들의 자체 생산이 현재까지는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며, 앞으로는 아웃소싱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PC의 경우, 전반적으로 아웃소싱이 유리하지만 삼성전자의 사례를 보더라도 반드시 위탁 생산만이 해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제조 아웃소싱 전문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중소 IT 제조업체들을 위해 국내에서도 중견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의 필요성이 앞으로 대두될 전망이다.

대만 기업들처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내 중견 제조 아웃소싱 전문기업의 등장은 요원하나, 복수의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경제성을 확보한다면 가능성도 낮지는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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