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톱 가는 노인
CEO와 톱 가는 노인
  • 이효상
  • 승인 2012.05.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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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EBS 프로그램 중 ‘한국기행-부여’편에서 시골장터에서 ‘톱 가는 노인’을 잠깐 소개한 적이 있다.

70년대 이전 세대들은 흔히 보던 장면이었지만, 이제는 보기 어려운 광경이 되었다. 톱을 쓸모 있게 하는데 톱을 가는 행위는 무척 중요하다. 처음에 만들어져 100%의 기능을 하던 새 톱이 반복해서 사용하다 보면 90%, 80%.....로 자꾸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때 톱을 잘 다루는 나무꾼이나 농부는 적당한 타이밍에 톱을 들고 장터에 나가 톱 가는 노인에게 톱을 맡겨 손질을 한다. 이렇게 하면 성능이 떨어졌던 톱이 다시 100%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 톱 가는 행위를 현대의 기업생활에 비유해 보면 ‘톱’은 ‘근로자’가 되고 ‘톱 갈이’는 ‘휴식’에 해당된다.

사회생활에서 늘상 있는 일이지만 많은 기업주들이 톱과 마찬가지인 근로자의 성능을 최대화하기 위한 ‘톱 갈이’에 너무 인색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즉, 톱 갈이 처럼 근로자도 최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당한 타이밍을 정하여 휴식을 하고 재충전을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요즘 SNS가 활성화 되면서 페이스북 등에 들어가 보면 업무에 지친 페친들의 하소연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 “사람이 어떻게 매일 저렇게 살수 있을까?” 할 정도로 혹사당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지곤 한다.

해도 해도 줄어들지 않는 반복적인 일상에 근로자들이 한없이 지쳐가고 있건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휴식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너무나 많은 일거리가 쌓여있기에 근로자들에게 ‘휴식’은 꿈속에서나 존재하는 허상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톱날이 무디어져 제 기능을 못하듯이, 근로자들 또한 업무능력이 떨어지면서 업무시간만 길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근로자들에게 ‘톱 갈이’를 해주어야 하는 적당한 타이밍은 언제일까? CEO분들이 한번 고민해 보시기를 권한다.

근로자와 CEO가 휴식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만한 내용으로 조영탁씨가 보내주는 ‘행복한 경영’이란 메일 중 ‘나무가 해거리를 하는 이유’라는 글이 있어 소개해 본다.

‘나무는 어느 해가 되면 갑자기 한 해 동안 열매 맺기를 과감히 포기한다. 이를 해거리라 한다. 해거리 동안 모든 에너지 활동의 속도를 늦추면서 오로지 재충전하는 데만 온 신경을 기울인다. 그리고 일년간의 휴식이 끝난 다음 해에 나무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실한 열매를 맺는다.’

우리 주변엔 CEO도 근로자도 너무 지쳐있는 경우가 많다. 이제 한번쯤은 나무꾼이 톱갈이를 하듯이, 나무가 해거리를 하듯이 휴식에 대해 긍적적으로 생각해 보길 권하고 싶다.
내일을 위하여, 더 풍성한 결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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