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일본 아웃소싱산업 시찰기-파소나
2012 일본 아웃소싱산업 시찰기-파소나
  • 이효상
  • 승인 2012.07.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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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에서는 매년 다른 나라의 인재파견산업 현황과 아웃소싱산업 동향을 알아 보기 위해 ‘산업연수단’을 구성하여 세계 여러나라를 방문하고 있다. 올 상반기엔 일본지역 탐방을 위해 지난 6월 20일부터 23일까지 동경지역을 방문하였다. 이번 연수단 18명이 방문한 기업은 닛산자동차, 기린맥주, 파소나, 비즈니스인텔리전스, 일본인재파견협회 등 이었다.

사회 문제 해결하는 일본인의 자부심, 파소나!

‘파견회사’가 아니라 일본인들을 선도해 가는 리딩기업

일본 최대 인재(人材)파견회사 파소나(PASONA)그룹을 2008년 8월 처음 방문했었다. 그때의 첫 느낌은 ‘명불허전(名不虛傳)’ 이었다. 과연 듣던대로 대단한 회사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었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개 ‘파견회사’가 아니라 일본인들을 선도해 가는 리딩기업으로 손색없고, ‘한국 파견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이정표로 삼기에 충분했다.

4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방문한 파소나는 더욱 극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도쿄 심장부의 금싸라기 땅인 도쿄 지요다구 오테마치로 이전하여 새롭게 단장한 9층 건물은 온통 초록의 식물로 뒤덮여 있었다.

이미, 빌딩지하에서 농사짓는 ‘실내 경작(耕作)’으로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었지만, 새롭게 마련한 둥지는 이 보다 진일보하여 벽면 녹화(壁面綠化)와 사무실까지 농사짓는 공간으로 탈 바꿈하여 있었다. 정문을 지나 1층 로비에 들어서면, 바닥과 벽면은 건물을 재단장하며 나온 목재를 활용하여 아늑한 커피숍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였고, 잡매니져들이 상담하는 바닥엔 금붕어가 노닐고 있다.

그리고 천정엔 오이, 토마토 등 각종 채소와 열매가 주렁 주렁 열려 있다. 건물의 1층과 2층은 농장 겸 상담실, 교육장으로 전세계에서 관광객들이 찾아 올 정도로 관광명소가 되었고, 파소나는 이렇게 방문하는 관광객들과 내방객들을 위해 농원대(農援隊)라는 조직을 만들어 직접 농사도 지으면서, 적극적인 홍보에도 나서고 있었다.

파소나가 한국사람들이 보기에는 생뚱맞아 보이는 ‘빌딩농장’을 운영하는 이유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업이념에 기인한다. 파소나는 설립당시부터 이윤을 극대화하여 부를 창출하는 기업이 아닌 사회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조직을 지향해 왔다. 그래서 1976년 설립 당시 사회문제 중 하나였던 여성의 취업문제,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 창출, 고용의 유연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근로자 파견’사업을 시작하였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였다.

그리고 일본에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파소나는 그 어느 기업보다 앞장서 왔다. 일례로 한신대지진 발생 땐 일본내에서 제일 먼저 지진지원단을 만들어 현장에 투입했고, 작년 관동 대지진때도 구호활동은 물론 대지진지역의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하여 주기위해 해당 지자체등과 긴밀한 협조를 하여 상당수의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마련하여 주었다. 이와 같이 파소나는 항상 일본사회에 필요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빌딩농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현재 전세계에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 문제와 ‘농촌공동화’ 문제, ‘베이비부머’ 문제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일환이다. 도시의 빌딩을 녹화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방출을 최소화하고, 도시에 거주하는 중장년층이 귀농하여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농촌공동화 방지와 베이비부머에게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파소나는 이러한 전시성 사업만이 아닌 실제적 성과를 내기위해 'Agri-MBA'등 귀농 프로그램과 함께 귀농 대상자들을 직원으로 채용하여 관동지역, 관서지역에 농장을 마련하여 귀농할 수 있을 만큼의 농업기술과 실전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력단절여성 재취업지원 프로그램, 중장년층 취업지원 프로그램, 장애인 취업 및 사회적응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파소나가 스스로 말하는 주력사업은 분명 ‘인재파견’ 사업이다. 파소나 그룹에 속한 약 30개 계열사 60여개 지점, 해외 10개국 34개지점의 주력 사업도 HR서비스고, 그룹매출액 2200억엔의 대부분도 HR서비스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파소나 그룹은 남다르다. 특히, 한국의 인재파견기업과는 너무나 다르다.

현재, 한국의 인재파견기업은 사면초가에 직면해 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엔 버거운 국가적·사회적·제도적 문제들이 인재파견기업과 HR서비스 기업을 옥죄오고 있는 시점에서 돌아 본 일본 파소나 그룹의 자발적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고군분투는 우리 한국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제쯤 우리나라에서는 파소나 그룹 같은 ‘남 다른’ HR 서비스기업이 출현해 ‘한국인의 자부심’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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