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30대 초반쯤 되어 보이고 1m 80cm가 넘어 보이는 건장한 덩치에, 머리는 떡진 사자갈기 같고 지저분한 장비 수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매일 담배 꽁초를 찾거나, 컵라면 한 사발 또는 소주 한병을 들고 있습니다. 그를 볼 때 마다 생각합니다. “저 친구는 아침을 맞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 “오늘 아침엔 제대로 된 장초 하나 얻어 피웠으면 좋겠다.” 또는 “오늘은 누구한테 몇 천원 받아서 소주 한병에, 컵라면 말고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어 봤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매일 매일을 그런 생각으로 살아가다 보니 그는 자기 생각대로 거지로 살아가고 있을 겁니다. 그를 보면서 제 모습을 반추해 봅니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 같이 저 보다 수 십배, 수 천배 능력있고 잘 나가는 사람이, 매일 아침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다 종종 걸음치며 출근하는 제 모습을 보고 젊은 거지에게 제가 연민을 느끼 듯 저에게 연민을 느끼는 사람은 없을까? 하고요.
아마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저를 보며 똑같은 질문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 친구는 아침을 맞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도 무탈하게 자리 보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겠지?”라고요. 그러면서 저에게 연민을 느끼겠죠.
“그러니까 매일 그 모양 그 꼴로 살지.... 평생 그 꼬락서니 못 벗어 날거다”하는 생각으로요.
당연히 그렇겠죠. 제가 매일 보는 거지가 매일 아침을 맞이하며 하는 질문이 바뀌지 않는 한 그는 평생 거지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것 처럼, 우리가 매일 아침을 맞으며 하는 질문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의 현재 모습도 쉽게 바뀌지 않겠지요.
2012년이 다 가고 2013년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기업들에서 2013년도 사업계획을 짜는데 필요한 자문과 자료를 구하러 왔다 갔습니다.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그런데 대부분 작년, 재작년하고 있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 발견합니다. 그러면서, 헤어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매일 아침 똑 같은 생각을 하며 아침을 맞는 거지가 평생 그 신세를 벗어 날 수 있을까요? 매일 똑 같은 생각을 하며 아침을 맞는 사업가의 기업이 지금 보다 크게 나이질 수 있을까요? 새해를 맞으며 함께 고민하고 싶은 주제입니다. 기업은 사장님의 생각 만큼 크고, 개인은 자신의 아침 생각만큼 큽니다.
아침엔 황제가 된 듯한 기분으로 출근해서, 저녁엔 거지같은 기분으로 퇴근하신다면 본인 모습은 항상 저녁의 기분 같은 상태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여러분 오늘은 무슨 꿈을 꾸고 계십니까?
2013년엔 매일 아침을 맞이하는 질문을 바꿔 예전과는 다른 새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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