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식품산업 동향 점검
[기획]식품산업 동향 점검
  • 김연균
  • 승인 2013.03.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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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맛’ 알리는 식품기업 해외로,해외로

▲산업 동향

국내 식품업체들이 내수시장을 넘어 해외 무대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성장을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가 된 것. 식품업체들은 일본, 중국 등 가까운 곳부터 중동, 인도 등 세계 곳곳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러시아 등 경제 신흥국 진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주요 식품업체들은 올 한 해를 뱀이 허물을 벗고 성장하듯이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시기로 삼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그룹의 글로벌 통합한식브랜드인 ‘비비고(bibigo)’'를 통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한류 바람과 함께 한국 음식 그대로의 맛으로 승부를 걸고 수출국가와 유통망 확대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또 바이오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미국, 말레이시아에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그린바이오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을 중심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거대 시장 위주로 마케팅활동을 강화하며 지난해보다 해외시장 매출 목표를 대폭 높게 잡았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등 현지법인 외에 베트남, 러시아에 현지 사무소를 설치하고 수출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지난 2년간 공격적인 마케팅활동을 펼쳤다. 중국과 러시아에 초콜릿,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하고 인도·파키스탄 제과업체 인수와 시스템 정비에 힘입어 지난해 해외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은 ‘순창’ 브랜드와 청정원 가공식품 등의 수출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해 왔다. 지난해 3억5000만달러의 해외수출액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 석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을 거점으로 홍초 등 주력상품 판매와 선제적인 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오리온은 해외사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식품업체 중 하나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국내 식품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 밖에 베트남에서도 현지 업체를 제치고 제과시장 1위에 오르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마켓오의 브라우니 등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일본 관광객이 가장 많이 구매한 제품으로 선정되는 등 새로운 기록을 수립해가고 있다.

▲주요 이슈

정부가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정권교체기를 틈타 슬그머니 소비자판매가격을 올리고 있는 가공식품 업체들을 전격 소집했다.

주요 가공식품 제조업체의 임원들을 모두 불러모아 가공식품 가격을 안정시키는데 최대한 협조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정부는 주요 가공식품 제조업체 임원들을 모두 소집해 가공식품 물가안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식품업계가 겪고 있는 애로사항 등 현안을 청취했다.

한편 최근 정권교체기를 틈타 식품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공식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어, 서민물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은 소폭 상승하거나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CJ 제일제당 등 국내 주요 가공식품 업체들이 연쇄적인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14개 품목의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상했고, 오리온 초코파이도 25%나 값이 올랐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 등에 따르면 조사대상 제과품목 중 해태제과는 8개 제품 중 4개, 크라운제과는 11개 제품 중 9개, 오리온은 2개 제품 중 1개, 농심은 2개 제품 중 1개 등의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CJ 제일제당도 식용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참기름, 들기름 등 유지류 가격을 지난해 3/4분기에만 12.4% 가량 인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국내시장 점유율이 1∼2위인 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제품들은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소비자와 함께 성장한다는 의식을 갖고 제품가격 인상률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함인지 일부 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철회하는 분위기다.
SPC그룹의 계열사인 삼립식품은 가격 인상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2월 21일 단행된 빵 가격 인상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삼립식품은 적자 품목 66종에 대해 리뉴얼을 통해 7~12% 가량 가격 인상을 진행한 바 있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5%에 그치는 등 어려운 경영 상황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적자 품목에 대한 가격을 조정했지만,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립식품은 인상된 가격으로 대리점에 출고된 제품에 대해서 인상분을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서민물가 안정 및 가공식품의 원가를 낮추기 위해 설탕 출고가를 3월 5일부터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 인하로 하얀 설탕 1kg은 출고가가 1363원에서 1308원으로 4%, 15kg은 1만7656원에서 1만6597원으로 6% 내려간다.

CJ제일제당은 “국제 원당가 시세가 안정적 보합세를 보이고 있어 가격을 인하했다”고 전제하면서도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식품업계는 정부의 가격인하 정책에 CJ제일제당이 마지못해 가격을 내린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업계 1위 기업인 CJ제일제당의 가격 인하는 향후 관련 업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제당업체인 삼양사와 대한제당도 가격 인하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1위 업체의 가격 인하에 동참을 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설탕을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설탕값 인하가 제과·제빵·가공식품 등 설탕을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가격 인하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1위 기업이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원재료인 설탕 가격이 내렸기 때문에 타 식품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은 상당하다”며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정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 인하 압박을 느끼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파리바게뜨 등 제빵업체들은 지난 2010년에 원재료 가격 인하와 정부 압박으로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당시 밀가루 가격과 수입 원재료 가격 하락과 맞물려 원가가 하락했음에도 가격인 인하되지 않자 공정위는 별도 남용행위나 담합과 관련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제빵업계는 개당 100~200원의 가격을 인하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CJ제일제당이 첫 테이프를 끊은 이상 안일하게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특히 공정위의 직권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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