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봄이 오려나
언제쯤 봄이 오려나
  • 김연균
  • 승인 2014.03.3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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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츠려 있다가 주말을 맞아 산과 들을 찾은 상춘객들은 아직 몸놀림이 어딘지 모르게 어눌한데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길이 미끄러워 타박상이나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이때 긴급구조대를 부를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임시방편으로 손수건과 나뭇가지로 부목을 만들어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하산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하산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다친 것을 잊고 술잔을 기울이다 집으로 향하게 된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아프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괜찮겠지 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잘못하면 나중에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통증이 없더라도 잊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제대로 조치를 해야만 한다. 친구들이 나뭇가지로 만들어 준 부목은 임시방편이지 완벽한 치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정부가 이런 상황이다. 새해 벽두부터 1억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온 나라가 뒤집어 졌는데도 3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는 듯 하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초장부터 확 잡았어야 했는데 급한 김에 문제의 본질은 손도 대지 못하고 비등하는 여론을 잠재우는데 급급하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게 돼 버린 것이다. 불이 났으면 확실하게 꺼야지 대충 큰 불을 잡았다고 생각하고 방치해두었다가는 잔불이 남아 다시 큰 불로 번질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정보유출이라는 큰 불이 났을 때 문제의 발단인 개인정보 브로커나 보이스피싱 사범, 불법스팸업체, 발신번호조작제공업체, 불법 대부업체 등을 확실하게 섬멸했어야 했는데 급한 김에 직접적인 연관도 없는 ‘전화권유 판매’금지를 시켰다가 수많은 생계형 텔레마케터들이 실직의 위기에 처하는 불통이 튀자 이를 무마하느라 많은 힘을 쏟아야 했다.

또한 1억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을 때는 필요가 있어서 불법을 자행했을 텐데 순진하게 범인의 이야기만 듣고 더 이상 유출된 것이 없다고 부총리를 포함한 기관장들이 이구동성으로 확언하더니 8천만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시중에 돌아다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잊을 만 하면 KT를 포함한 기업들로부터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미봉책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임시방편은 완벽하지 않으므로 미봉책이 실책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신속히 해결을 해야 하는 것이다. 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송곳이 언젠가는 구멍을 뚫고 본색을 드러내지 않겠는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정부 당국자는 지금이라도 실수를 인정하고, 문제를 공론화해 개인정보유출과 관련된 범죄 집단들을 신속히 검거하여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주기를 요구한다.

그래야 업무 복귀를 한 상담사들도 안심하고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전화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루 속히 컨택센터 업계에도 봄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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