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 파업. 아웃소싱업계 이미지에도 큰 타격 될 듯
티브로드 파업. 아웃소싱업계 이미지에도 큰 타격 될 듯
  • 홍성완
  • 승인 2014.06.25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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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씨앤앰과 티브로드의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티브로드가 케이블방송을 서비스하는 지역인 강북구 주민 70여명이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서(하단 첨부)를 발표했다. 이에 아웃소싱업계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이하 희망연대노조) 소속 씨앤앰지부,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이하 티브로드지부)는 2014년 임단협 투쟁 승리와 '생활임금 쟁취! 다단계하도급 금지! 공생협력! 고용보장! 지역방송 공공성 쟁취! 5개의 공동요구안을 내걸고 6월 23일 현재, 11일차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해 투쟁을 통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알리며 큰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 설치와 개통, 철거, A/S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원청 사업자가 아닌 협력업체로 불리는 하청업체 소속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이뤄져 노동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해왔다는 것이다. 간략히 살펴보면 1주간 노동시간이 70시간에 육박하고 휴가도 1년에 3일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할 정도의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왔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최근 이러한 사태는 아웃소싱업계에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시각이 팽배해 지고 있는 업계 상황에서 케이블방송 서비스를 받는 주민들의 지지성명이 이어진다는 것은 이들이 가지는 아웃소싱업계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가늠할 수 있는 사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강북구 주민 지지선언문]
시청자 권리 침해하는 직장폐쇄, 진짜 사장인 태광 티브로드가 해결하라
-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합니다.

현재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티브로드 협력사들이 일제히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 지 5일만에 벌어진 일이다. 알려진 대로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의 파업은 노사협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던 협력업체의 무능 탓이다. 결국 이들, 협력업체라는 이름의 바지사장들은 자신들의 무능함을 극복하지 못했다. 만시지탄이다. 매 순간 자신들이 결정하지 못하고 원청의 눈치만 보았던 협력업체들의 직장폐쇄에 태광 티브로드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원청인 태광 티브로드 측은 자신의 사업부에서 유통점 외주 인력을 투입하면서 사실상 협력업체들의 직장폐쇄를 유도했다. 진짜 사장이 나서라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관련 없다'며 발뺌하기 급급했던 태광 티브로드가 전면에 나선 꼴이다.

지역 케이블 방송의 시청자인 우리 강북구 주민들은 이번 케이블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이 단순히 노동자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케이블 방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라고 생각하며 이 파업을 지지한다. 무엇보다 지역에서 시청자들을 직접 만나서 케이블 방송을 설치하고 수리하는 이 노동자들이야 말로 시청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며, 이들의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는 사회가 케이블 방송 공공성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10차례에 이르는 협력업체와 노동조합 간의 교섭에서 어떤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았던 태광 티브로드가 노동자들의 파업을 빌미로 사실상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대체 유통점 외주 인력을 투입한 것은 케이블 방송 공공성을 바라는 시청자의 요구에 반하는 행위이다. 그럴 노력으로 원만하게 파업이 종료될 수 있도록 협력업체들을 독려하고 노동조합과 함께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부합하는 길이다.

태광 티브로드는 왜 당장은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시청자들인 우리가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지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 그동안 태광 티브로드와 같이 케이블 방송 사업자들이 싼 노동력과 일방적인 방송행태를 반복하면서 시청자들을 '봉'으로 삼아왔던 관행을 고치는 것이야 말로 시청자들의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한다. 따라서 우리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이들이 케이블 방송의 공공성을 이룩할 때까지 공동의 노력을 함께할 것이다.

2014년 6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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