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민간경비①
영국의 민간경비①
  • 김연균
  • 승인 2014.10.1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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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 관리감독의 부재


최신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전국의 민간경비업체는 4,077개, 경비원 수는 151,741명에 이르는 등 현재 우리나라의 민간경비는 양적인 측면에서 국가경찰(총 경찰관 105,357명)을 능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가 급속히 발전하고 이에 요구되는 치안수요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나 공권력에 의한 치안서비스의 성장은 여전히 한계를 가지고 있다.

증가하는 범죄 및 시민의 안전욕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찰의 현장 가시성이 증대되어야 하나, 국가재정은 한계가 있으며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어볼 때 무조건적인 경찰관 수의 증대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민간경비산업의 양적인 성장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 민간경비산업의 내면을 보면, 영세업체의 난립으로 인한 경비업체의 경쟁력 약화, 전문성 제고를 위한 표준화된 교육의 부족, 낮은 보수로 인한 경비원의 높은 이직률과 자질문제 등 민간경비의 질적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또한 경찰청이 민간경비업체를 지도·감독하고 있으나, 경찰 인력부족 그리고 담당경찰관의 민간경비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결여 등으로 인해 국가적 차원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 또한 존재한다.

정리하자면, 우리나라의 경우 민간경비산업의 비약적인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경비서비스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경비원 자격, 교육·훈련 및 경비업체에 대한 국가적 관리시스템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는 도달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영국민간경비산업위원회


반면 민간경비의 전문화가 이루어진 영국에서 민간경비산업을 규제하는 관청은 ‘민간경비산업위원회’(SIA: Security Industry Authority)인데, 영국의 ‘민간경비산업법’에 근거해 2003년 설립된 독립기관으로서 제반 사항에 대해 영국 내무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되어 있고 내무부에 의해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따라서 민간경비산업위원회의 업무수행은 내무부장관의 일반적 지휘에 따를 의무가 있다. 민간경비산업위원회는 잉글랜드와 웨일즈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의 민간경비산업도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민간경비산업위원회의 두 가지 큰 기능은 민간경비산업의 ‘의무적 자격증’ 부여와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민간경비업자를 평가하는 자발적인 ‘인증계약자제도’를 관리하는 것이다. 세부적인 기능으로는 민간경비산업에서의 범죄감소, 자격기준 향상, 민간경비산업법에 대한 심사 등이 있다.

이러한 민간경비산업위원회의 자발적이고도 전문적인 관리감독을 통하여, 영국의 민간경비산업은 지역사회 협력치안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공식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으며, 민간경비산업 또한 이익창출에 몰두하기 보다는 지역사회 치안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사회간접자본으로서의 역할도 부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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