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신간 안내]직관펌프, 생각을 열다
  • 김연균
  • 승인 2015.04.2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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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는 일을 하기 힘들듯, 맨뇌로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도구를 잘만 구사하면 손이나 발처럼 쓸 수 있다

떠먹여주는 지식은 근육이 될 수 없다


생각은 힘든 일이다. 어떤 문제는 생각하기가 어찌나 힘든지 그 문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생각하기가 힘든 이유는 진리에 이르는 험로와, 막다른 골목으로 이끄는 솔깃한 선택지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갈림길 앞에서 집중력을 잃고 헤매거나 권위, 신화, 미신에 투항하곤 한다. 아무리 배배 꼬인 문제도 척척 해결할 수 있는 타고난 천재가 있는가 하면 느리지만 끈질기게 문제에 다가서는 ‘의지력’이 몸에 밴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우리가 있다. 천재도 아니고 조금은 게으르지만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말이다.

‘번쩍’ 우리의 직관을 작동시키는 생각의 도구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 중 한 명인 대니얼 데닛이 고안한 직관펌프는 ‘번쩍’ 우리의 직관을 작동시키는 생각의 도구다. 책은 영미 지식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쉽게 쓰는 철학자가, 생각을 할 때 혹은 타인과 논쟁할 때 갖춰야 할 연장을 소개한다. ‘지구 최고의 지식요리사’의 반짝이고 실용적인 생각의 도구를 사용하면 주제의 핵심에 다가서는, 지적이며 꼼꼼한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도구를 잘만 구사하면 손이나 발처럼 쓸 수 있다. 생각의 도구는 더욱 그렇다. 직관펌프에 딸린 여러 손잡이를 돌리면서 우리는 생각의 근거와 전제를 의심해보는 힘을 키우게 된다. 직관펌프는 내가 정확이 아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가 정확히 어떤 생각과 이야기를 하는지, 정밀하고 꼼꼼하게 또한 이성적이며 과학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생각의 매뉴얼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말마따나 데닛의 직관펌프는 “머리를 단단한 망치로 내려치는” 지적 자극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깊은 지식의 도구, 직관펌프

2015년판 천일야화로 알려진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데닛의 용어를 빌리자면 생각하는 법을 잊게 하는 가짜 생각도구다. 여전히 우리는 지식을 씹을 줄 모르고, 어떤 맛인지 알지도 못한다. 지식의 이름과, 지식의 칼로리만 알 뿐이다. 또한 그 지식이 멀쩡한지, 상한 것인지 판단할 수도 없다. 제대로 소화된 내 생각을 말할 수 없는 허울 좋은 얕은 꼼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생각을 해야 한다. 생각을 해야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

이제 지구 최고의 지식요리사가 마련한 77가지 상상력 확장기와 집중력 유지기를 통해 단단한 지적 근육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직관펌프는 철학자 데닛 버전의 이솝우화다. 이솝우화는 철학자가 등장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근사한 생각도구로 인정받았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 ‘개미와 베짱이’, ‘여우와 신 포도’처럼 쉽지만 직관을 강타하는 이야기들은 그 이후에도 꾸준히 발명되었다. 좋은 직관펌프는 지금껏 지혜의 보고로 여겨지는 이솝우화와 같이 정교한 논증이나 분석보다 생생하고 정확하게 기억된다.

지은이 : 대니얼 데닐 / 옮긴이 : 노승영 / 출판 : 동아시아 / 02-757-9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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