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저임금 인상에 패스트푸드업계 대량실업 우려
미국 최저임금 인상에 패스트푸드업계 대량실업 우려
  • 이준영
  • 승인 2015.08.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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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의 최저임금이 15달러(약 1만8천원)로 인상되면 일각의 우려대로 대량실업이 발생할까.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최저임금 인상 공세가 자동화 식당을 늘릴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전문가들의 전망을 소개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뉴욕주가 패스트푸드 식당 종업원의 최저시급을 15달러로 인상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따르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비용 상승과 직결돼 결국에는 식당 자동화를 통한 종업원 감원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먼저 나오고 있다.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를 보면 인건비는 전체 비용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경영에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현재 연방 최저시급인 7달러25센트가 두 배로 뛰어오르면 경영자들이 최소한 햄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 정도는 사들일 것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피자 프렌차이즈 업체 '페르소나 피자'의 해럴드 밀러 부회장은 "최저임금 상승은 요식업계의 회계 자체를 뒤집어 놓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밀러 부회장은 "임금을 많이 주면서 직원들을 오래 잘 데리고 있으려면 결국 식당이 살아남으려고 로봇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건비뿐만 아니라 도심을 중심으로 치솟는 건물 임차료도 비용을 증가시켜 패스트푸드 업계의 경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주방설비업체 '미들바이'의 데이브 브루어 회장은 패스트푸드 업계의 주방 시설이 점원들의 행동을 최적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정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브루어 회장은 "임금인상 덕분에 우리 수익성이 좋아진다"며 "임금인상의 타격을 받기 전에도 주방 혁신, 자동화를 시도할 수 있는데 무엇을 망설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스트푸드업계에서 시설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를테면 식탁에 주문용 태블릿PC을 설치해 웨이터를 대체하고 자동 결제로 출납원, 무인기(드론) 배달로 배달부를 감원할 수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상승이 실제로 급격한 자동화와 종업원의 실업을 초래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소비자들이 요식업계를 찾는 배경에는 접대를 받고 싶다는 욕망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업체 '팻버거'의 앤디 위더혼 사장은 "실제 사람이 판매를 촉진하는 최고의 요소"라며 "식탁의 태블릿PC 상대로 질문을 하거나 추천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위더혼 사장은 "고객들은 햄버거, 감자튀김, 음료를 파는 데 와서 '이것 주시오'라고 사람한테 말하고 싶어한다"며 "이런 접객산업에서 기술력이 인력을 대체할 것이란 주장은 전제부터 틀렸다"고 강조했다.

허드슨 라일 전국요식업협회 수석 부회장은 패스트푸드 업계는 접객업이므로 첨단기술 환경에서 고객과 종업원의 친밀도를 어떻게 높이느냐가 과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WP는 어설픈 자동화 작업이 고객이 가게를 찾아오는 가장 중요한 동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라일 부회장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는 게 서비스업"이라며 "요식업체 경영자들은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의 노동자 숫자는 급격한 기술 발달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자동화를 크게 촉진하는 정보기술이 급격히 발달한 지난 10년 동안 패스트푸드점의 평균 직원 수는 17.16명에서 15.28명으로 2명 정도밖에 줄지 않았다.

그 결과 패스트푸드 업계의 노동생산성은 1987년 이후 연간 상승률이 평균 0.3%에 그쳐 대다수 다른 산업과 비교할 때 사실상 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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