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퇴직 근로자, 동의없는 임금피크제 소송
공기관 퇴직 근로자, 동의없는 임금피크제 소송
  • 이준영
  • 승인 2015.09.1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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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퇴직한 공공기관 직원들이 동의 없이 도입한 '임금피크제'로 임금을 덜 받았다며 사측을 상대로 임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사측이 임금삭감 등을 이유로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꿀 경우 근로자 절반 이상이 가입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94조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했다.

만약 법원이 임금피크제를 근로자의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꾸는 사안으로 판단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면 법 개정 없이 행정지침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던 정부의 계획도 큰 차질을 빚게 된다 .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처음으로 소송에 휘말린 곳은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이다. 이 대학은 전국 24개 기능대학과 19개 직업전문학교의 통합을 1년 앞둔 2005년에 각 교직원들의 호봉 격차를 줄이려는 취지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교육공무원법상 정년이 65세인 이 대학 교원들은 임금피크제 도입 이듬해부터 61세부터 연봉이 매년 1%씩 줄어 65세까지 최대 5%를 덜 받기로 했다. 감액 비율이 낮아 지난 10여년 간 교원들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잠잠하던 이곳에 분쟁의 서막을 알린 시기는 작년 10월이다. 퇴직한 교수들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임금피크제 도입시 교원과 개별동의가 없었다며 덜받은 임금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낸 것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돼 개별동의를 받아야 하나 교협과 협의만 했기 때문에 무효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취업규칙을 바꾸려면 현행법상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는 없었다.

윤희중 교협 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정년이 65세인 교수들에게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것은 불합리하다"며 "일반 대학 어떤 곳도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곳이 없는데 보여주기식 제도 도입으로 부담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폴리텍대학 측은 "교협과 성실히 협의했고 도입 이후 소송제기 전까지 이의제기가 없었기 때문에 무효주장은 신의칙 위반"이라며 "제도 도입 당시 획기적 임금인상 등 대상조치를 시행했기 때문에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하기 위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을 경우 근로자 동의 없이도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이 발생할수 있는 예외를 인정한 대법원의 판례를 근거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기로 했다.

노동계도 정부 가이드라인 제정을 노·사·정 합의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나오기도 전에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노-사 간 첫 분쟁이 벌어지면서 통상임금 논란 때처럼 '줄소송'으로 사태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향후 정부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 많은 기관·기업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이고, 이에 따른 노-사 분쟁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며 "폴리텍대 소송 결과가 줄소송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예견했다.

정부가 최근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시행하겠다고 나선 상황이어서 11개월째 심리 중인 소송 결과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는 공공부문 근로자들에게 어떤 자극을 줄지, 정부의 방침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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