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상선약수(上善若水)와 상선약설(上善若雪)
[전대길의 CEO칼럼]상선약수(上善若水)와 상선약설(上善若雪)
  • 김연균
  • 승인 2016.03.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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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물은 불과 함께 모든 생물의 삶의 원천이며 대자연의 오묘한 섭리와 그 지혜를 가르쳐 주는 우리의 스승이다.

B.C 604년 중국 초나라 고현에서 자두나무(李) 아래에서 큰 귀(耳)를 갖고 태어났으며 얼굴이 늙어 보여서 ‘하늘의 늙은 아들’이란 의미의 노자(老子)는 도덕경에서 인의(仁義)사상을 중심으로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上善若水)”고 말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공(功)을 다투지 않으며 허물이 없으며 높은 곳에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향해 겸손하다.

언제나 형평을 이루어 공평하며 스스로 자정(自淨)능력을 갖추어 청렴하고 고정된 모습없이 유연하다. 모든 것을 수용하는 긍정성과 아울러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있어서 바위를 뚫기도 하고 산을 무너뜨리는 힘도 갖추었다.

중국 명나라 때 양명학을 주창한 왕수인(王守仁)은 인간에 대한 물의 5가지 가르침을 수오훈(水五訓)으로 정리했는데 그 첫째는 물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나아갈 길을 찾아 멈추지 않는다. 둘째, 물은 스스로 움직여 다른 것을 움직이게 한다. 셋째, 물은 장애물을 만나면 그 힘을 더 강하게 키운다. 넷째, 물은 스스로 깨끗해지려 힘쓴다. 다섯째, 물은 비가 되고 구름이 되나 그 본질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물(水)이 흘러가는(去) 것과 같은 대자연의 순리와 기본상식을 따르라는 뜻의 법(法)이란 말이 생겨나지 않았는가?

그런데 어느 날, 큰눈(大雪)이 펑펑 내리는 사무실에서 팔짱을 끼고 창 밖 설경(雪景)을 한가롭게 내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인간이 젊어서는 상선약수의 물처럼 살아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나이 들어 60세(耳順)부터는 하얀 눈(白雪)처럼 사는게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얀 백지 위에 ‘상선약설(上善若雪)’이라고 커다랗게 써 놓았다.
물수(水)자를 눈설(雪)자로 바꾸어 쓴 필자를 노자는 어떻게 생각할까?

세상만사 모든 일은 노력하면 대다수 이룰 수가 있다. 그러나 쏜 살처럼 지나가는 세월만은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없다. 하얀 눈처럼 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이 땅에 내려앉아 어둡고 탁한 세상만물을 맑고 밝고 하얗게 감싸주다가 따뜻한 햇볕이 들면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시 물로 변해서 강이나 바다로 흘러가듯이 우리네 삶도 이와 같은 순환(윤회)과정을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

달라이라마와 함께 세계적인 명상가로 알려진 Google의 월남계 엔지니어인 ‘차드 멍 탄(Chade-Meng Tan)’이 말하는 조용하고(Calm) 투명하며(Clear) 그리고 가슴이 따뜻한(Warm) 노년의 삶을 갈구해 보자.

200년 전에 다산 정약용은 복(福)에는 돈 벌고 출세하는 ‘열복(熱福)’이 있는 반면에 대자연과 더불어 섭생하며 잠잘 때 두 다리 쭉~ 뻗고 자는 ‘청복(淸福)’이 있다고 말했다. 열복을 추구하되 절대로 청복의 삶의 줄(Rope)을 놓지를 말자.

‘행복(幸福)’이란 말이 100여년 전 일본에서 수입된 말임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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