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구조조정 본격 돌입
조선업 구조조정 본격 돌입
  • 김연균
  • 승인 2016.04.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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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포함 최대 2만명 실직 위기
[아웃소싱타임스]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 등 추가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가 조선 빅3의 인위적인 합병 등 ‘빅딜’은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각 사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조선업종 구조조정이 2라운드로 접어들며, 빅3와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최대 2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가장 쫓기게 된 건 대우조선해양이다. 정부는 26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사실상 국영기업인 대우조선에 추가 인력 감축, 급여 체계 개편, 비용 절감 등의 추가 자구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대우조선은 이미 서울 본사 조직과 임원을 30% 가량 줄이고, 골프장 등 비핵심 자산과 실적이 악화된 해외 자회사의 매각 등을 진행중이지만 이 정도의 자구책은 너무 미흡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올 들어 단 한 척의 선박 수주도 따내지 못해 2014년 12월 해외 자회사인 루마니아의 대우망갈리아조선소가 수주한 유조선 2척을 계약 이전하는 방식으로 간신히 일감을 확보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의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며 5조5,06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대우조선은 이런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감축한 709명을 포함해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정규직 3,000명을 줄여 직원수를 1만명으로 맞추려던 대우조선은 이에 따라 감원 폭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급여 체계도 손을 봐야 한다. 지난해 대우조선 직원의 평균 연봉은 7,500만원으로 회사의 적자 규모에 비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영부실의 책임이 있는 고재호 전 사장은 지난해만 21억5,400만원의 급여를 챙겨 눈총을 받았다. 정부는 5월말까지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상황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 인력ㆍ임금ㆍ설비ㆍ생산성 등 모든 분야에서 전반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일부 반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선 올해 8기를 지어 선주에게 인도해야 하는 해양플랜트 잔량 때문에 대우조선이 당장 감원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감축으로 해양플랜트를 제때 인도하지 못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1분기 실적으로 3,25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발표한 현대중공업도 2013년 3분기 이후 무려 10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강도 높은 추가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관련 5개 계열사 대표들은 이날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휴일근무와 연장근로 등을 폐지하고 안식월 휴가 및 연월차를 모두 사용해 경비를 줄이겠다는 내용의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다. 직원들에게 고통 분담을 통한 회사 살리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 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계열사들은 2014~2015년 보유 주식을 팔아 1조5,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고, 자사주 매각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2조1,000억원의 자본을 확충하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벌였다. 계열사 사장단들은 급여의 전액, 임원들은 최대 50%까지 반납하며 긴축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1월에는 사무직을 중심으로 1,533명의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런 자구노력에도 업황이 나아지지 않자 조직 통폐합을 통해 100개 부서를 정리하고, 서울 상암동의 해양플랜트 설계 사무소를 폐쇄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채권단의 요구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대상 인원이 최대 3,000명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기숙사와 수원사업장, 당진 공장을 1,008억원에 팔았고, 호텔 등 부동산과 주식 등의 매각을 통해 2,2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최근 2년간 1,500여명의 인원을 감축한 데 이어 올해도 상시 희망퇴직을 실시해 조직을 슬림화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자구계획을 위해 추가로 어떤 자산을 팔 것인지, 어떤 부문의 비용을 줄일 것인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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