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에서 상무까지 잡매니저 신화…맨파워코리아 김연경 상무
알바에서 상무까지 잡매니저 신화…맨파워코리아 김연경 상무
  • 이준영
  • 승인 2016.05.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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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파워코리아 김연경 상무


[아웃소싱타임스] 여자의 신분으로 한 기업의 임원이 되는 것이 흔하지 않은 시대에 아르바이트로 시작해서 상무가 된 김연경 상무는 잡매니저의 신화로 불린다.

◈ 파견이 뭔지도 모르던 아르바이트가 잡매니저가 되다


대학교 4학년이던 93년 겨울방학에 김연경 상무는 맨파워코리아의 번역아르바이트로 첫 인연을 맺는다. 그리고 1년의 아르바이트 후 정규직 면접을 봤다.

“당시 파견이 뭔지 아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독일 광부 파견과 군인파견 정도를 안다고 하니 면접관이 크게 웃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정식 입사를 하고 바로 잡매니저를 하지 않고, 당시 대표인 김기윤 대표의 비서로 있다가 번역사업부에서 1년간 근무했다.

“그때는 파견법 제정 전이기 때문에 대부분 일본의 자료를 번역했었다. 그때 대표님은 나를 엄청 빡세게 굴리셨다. 거의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할 만큼 번역과 공부에 매진했다. 너무 힘들어 관두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때 공부했던 것이 잡매니저가 되고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95년에 잡매니저로써 첫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의 잡매니저는 지금의 잡매니저와 모든 것이 달랐다. 당시 잡매니저의 업무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95년은 인터넷도 없었고, 핸드폰도 없었다. 리쿠르팅을 해야하는데 상사가 각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졸업앨범을 줬다. 졸업앨범에 있는 집전화번호로 일일이 전화했다. 당사자가 없다고 하면 전화 받으시는 분 취업하셨냐고 물어보기도 하며 열심히 했다. 그 외 벼룩시장, 당시에 있던 주간구인이란 곳을 통해 채용을 했다. 일일이 모든 것을 발로 뛰어야 되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잡매니저로 1년여가 됐을 때 김연경 신입 잡매니저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왔다.
“당시 대림산업이 담당이었는데 기업 내부 사정으로 갑자기 관리인력 많아졌다. 신입사원이 혼자 100명을 관리했다”

신입사원 혼자 100명의 인력을 완벽하게 세팅하고 관리한 공로로 주임으로 승진했다. 지금 100명 관리와 당시의 100명 관리는 큰 차이가 있다.

당시는 근로자 면접시 잡매니저가 같이 가서 면접장 안내를 했고, 급여명세서도 직접 전달해줬다. 그 외 각종 사안이 발생될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근로자 미팅을 해서 애로사항을 체크했다. 지금처럼 간단히 문자나 메일로 점검할 수 없었다. 현재로 환산한다면 200명을 관리한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잡매니저란 용어도 파견법도 없던 시절, 파견이 뭔지 국민 대부분이 모르던 그때 김연경 상무는 잡매니저로써 튼튼한 기초를 쌓았다.

“시간이 지나고 힘든 기억이 희석돼서인지 그때가 재밌었다. 제대로 배웠고, 발로 뛰는 서비스가 뭔지 알게 됐다. 지금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맨파워코리아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


당시 김기윤 대표가 대외적인 활동을 했고 부인인 김효수 사장이 내부 관리를 했다. 부부인지 몰랐던 김연경 상무는 단순히 여자가 임원이란 것에 매력을 느껴 맨파워코리아에 입사하기로 결정했다.

“남녀차별이 있는 기업이 많다. 여자가 임원이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김효수 사장님을 보고 나도 열심히 하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했다. 입사하고 나서도 맨파워코리아의 기업문화에 매우 만족했다. 맨파워코리아는 오로지 능력이다. 열심히 하면 그만큼의 대우를 해준다. 그 이유하나로 지금까지 이곳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맨파워코리아 내부관리자는 약 250명이다. 그중 약 50%가 여성 근로자다. 김연경 상무가 담당하는 스태핑솔루션 사업부 4명의 팀장 중 3명이 여성이다. 출산, 육아휴가도 모두 보장해준다. 아이 둘 낳고 오는 직원도 있다. 맨파워코리아의 이런 여성 복지는 매우 보기드문 기업문화다.

또한 상사의 운도 좋았다.

“당시 상사들을 잘 만났던 것 같다. 대부분 여자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는 분들을 만났다. 그 덕에 회사 내부적으로 여성이라서 차별을 받는다거나 부당함을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님도 좋은 분들이었다. 김기윤 대표님을 만나 잡매니저로써 기초공사를 튼튼히 했고, 지금의 문용기 대표님을 만나 내 역량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날개를 달았다"고 덧붙였다.

◈잡매니저는 매우 매력적인 직업


김연경 상무는 잡매니저는 매우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말한다. 22년간 한 곳에서 한가지의 일만 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오랜기간 지켜본 잡매니저란 직업은 노력과 열정만큼 성과를 내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보다 갖춰야 될 역량이 많아진 것도 부정할 순 없다.

“예전보다 지금 잡매니저가 갖춰야 될 역량이 많아졌다. 단순히 스펙적인 부분이 아니라 개인 능력을 많이 필요로 한다. 지금은 그저 열심히, 성실히 한다고 인정받지 않는다. 고객사의 니즈도 다양하기 때문에 각종 법안, 이슈, 시스템적인 부분도 채워줘야 한다”

잡매니저는 많은 역량을 필요로 한다. 사람과의 관계도 잘 해야 되고 인사 • 노무관련 지식도 갖춰야하고, 각종 문서 작성 능력도 필요하다. 잡매니저 평균 근속년수가 1년 남짓이란 것이 얼마나 고된 직업인가를 보여준다.

“고되지만 그만큼 확실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직업이 잡매니저다. 내가 발로 뛴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에 가장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김연경 상무는 사람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고, 잘 이어가는 사람이 잡매니저에 가장 어울린다고 말한다.

“예전 파견사원들과 지금까지 연락하고 절친으로 지낸다. 관리직원의 각종 경조사에 반드시 직접 가서 얼굴을 비춘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편리해졌어도 사람과의 관계는 직접 움직이는데서 온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지론은 직원들에게도 늘 당부하는 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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