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홈클린, 무엇을 위한 서비스인가?
카카오홈클린, 무엇을 위한 서비스인가?
  • 이준영
  • 승인 2016.05.31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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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안정법 위반 논란 일어




[아웃소싱타임스] 일자리 관련 업계에서 카카오가 최근 발표한 가사도우미 중개서비스인 ‘카카오홈클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의 등장으로 가사도우미의 정규직화가 후퇴되고, 직업안정법 위반 등 조율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하는 반면, 카카오는 여성의 창업 기회를 늘릴 수 있는 기회라며 서비스를 추진하고 나섰다.

과연 ‘카카오홈클린’ 서비스가 업계와 어떤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해봤다.

◈가사도우미 정규직화 가로막는 대기업 진출

고용부는 지난 2015년 ‘가사서비스 이용 촉진 및 종사자 고용촉진을 위한 제도화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다수의 전문가 패널들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을 통한 가사서비스 제공’이라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전국가정관리사협회, 한국가사노동자협회, 한국YWCA등 가사 3단체도 가사도우미의 제도화 방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카카오의 가사도우미 사업 진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 단체 고위 관계자는 “가사서비스 종사자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국제노동기구인 ILO에서도 권고하는 사항으로 국제적 추세에 따라 국내도 이를 비준해야 되는 입장에 몰려있다. ILO협약 181호 11조에 따르면 민간직업소개업체에 의해 고용된 근로자의 적절한 보호를 보장하기 위해 최저임금, 근로시간, 산업안전 및 보건, 산재 등 정규직으로써 보호를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인 의무사항은 없지만 국제적인 추세를 따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대기업의 횡포로 비춰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가사도우미 종사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파손보험 도입, 업무 매뉴얼 정립 등으로 종사자의 근로환경을 위해 노력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종사자의 근로자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반박한다.

유료직업개소 대표 전 모씨는 “쌀이나 뻥튀기나 모양이랑 맛만 다르지 근본은 같다. 아무리 서비스며 보험가입 등으로 포장해도 종사자가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국내에서 노동자로써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건 차이 없다”고 꼬집었다.

◈카카오가 하면 다르다? 실제 큰 차이 없어

일각에서는 직업소개소의 불법적 운영보다 같은 조건이라도 카카오에서 하면 합법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더 이익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2010년 직업안정법 개정 이후 직업소개소도 상당부분 양성화돼 현 제도하에서도
잘 운영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고용서비스협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매년 1만3000여개 일자리 소개 업체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음성적인 부분이 상당 부분 양성화 됐다는 의미다.

카카오가 하면 서비스의 질이 더 높아진다는 것은 업계에서도 일부 인정하지만 현재 직업소개소의 서비스 만족도도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다.

전국고용서비스협회에서 가사도우미 이용자를 대상으로 2015년10월 진행한 ‘가사서비스 종사자 고용제도화에 대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서비스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2%가 “만족한다”, 30.6%가 “보통이다”로 응답해 대체적으로 현재 직업소개소의 서비스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홈클린’ 직업안정법 위반

‘카카오홈클린’의 가장 큰 문제는 직업안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직업안정법 19조 6항과 21조, 22조에 따르면 선불, 수수료과징, 명예대여, 등록요건 미달 등을 불법으로 정해 놨다. 직업소개소는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중개자로서의 역할만을 하는 것인데, 21조 2항에서 금지한 선급금을 카카오가 결제 받게 되면 직업안정법 위반 행위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홈클린’ 서비스에서는 앱을 통해 가사서비스 이용분야와 시간, 비용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아직 사업 시작 전이라 최대한 합법적인 부분에서 진행하려고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요금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가 근로자에게 보장한다는 파손보험과 고용보험에 가입한다고 하는데 이는 원가를 상승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직업소개소에서도 파손보험을 근로자에게 가입시키려 하지만 본인부담으로 근로자들이 이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에서 카카오가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카카오 커뮤니케이션팀의 김요한 매니저는 “카카오 대리운전의 경우 종사자의 보험비 전액을 지원하고, 대리운전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홈클린’의 경우 대리운전과 같이 전액지원으로 할지 근로자와 카카오가 같이 부담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금 가사도우미 업계는 근로자 품귀현상으로 현재 직업소개소의 가사도우미 종사자의 급여도 상당부분 상향돼 1만원~1만 5천 원 선으로 지급되고 있다. ‘카카오홈클린’의 경우 기존 직업소개소의 처우보다 상향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카카오 측은 “사업시작전이라 내부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을 고수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이에 대해 현재 내부 논의 중인 것 중에서 가격 경쟁력을 가장 큰 과제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종사자의 교육 역시 이미 정부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서 가사도우미 분야 개발을 마친 상태고 전국고용서비스협회와 YWCA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교재를 제작 중에 있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가사도우미 종사자들에게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가사도우미 분야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 움직임을 환영하며, 카카오홈클린도 추후 NCS 도입시 해당 내용을 포괄하여 표준화되고 전문화된 서비스를 만드는데 노력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온디멘드 전략 펼치는 카카오, 홈클린서비스만 상생이 없다

온디멘드(On-demand, 요구만 있으면 언제든지라는 뜻으로 수요자의 요구나 주문에 맞춰 언제든지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전략을 펼치는 카카오는 각종 생활 속 깊숙이 고객의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택시, 헤어, 페이, 대리운전 등이 있다. 하지만 진출을 예고한 ‘홈클린서비스’는 기존의 온디멘드 사업과 다른 특성을 보인다.

기존 사업은 업체 혹은 산업과의 상생을 통해 신규고객 창출, 홍보 등의 효과가 있었지만 개인과 개인의 거래에서 업체는 중개자의 역할만 하는 가사도우미 산업은 ‘카카오홈클린 서비스’로 인한 홍보나 신규고객 창출의 효과가 전무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카카오홈클린 서비스’는 영세 상공인 및 스타트업 기업의 설자리를 잃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국내에는 가사서비스 관련 20여개의 스타트업 기업과 전국의 13,000여개의 유 • 무료 직업소개소들이 가사서비스를 중개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업체 대표는 “카카오가 홈클린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고 하자 몇 몇 기업의 투자자들이 손을 떼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제 사업이 시작되면 이런 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다. 동네 빵집과 전통시장이 거대 자본에 잠식돼 사라지는 것처럼 가사도우미 산업도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단순 가사도우미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카카오라는 브랜드 파워로 간병, 식당의 종사자들도 카카오로 몰릴 것이다.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등장이 가사도우미와 연계된 다른 산업까지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가 비록 대기업이지만 전국 규모를 모두 커버할 순 없다. 다만 카카오의 진출을 통해 기존에 가사서비스에 대해 몰랐던 고객들이 알게 돼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자와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유료직업소의 전 모 대표는 “가사도우미 산업은 정부와 지자체의 어떤 지원도 없이 30여년의 세월을 영위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주먹구구식으로 보여 쉬워보이겠지만 주먹구구도 30년을 했으면 나름의 노하우와 시스템이 생긴다. 고객의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그 집에 상황이 어떤지 알만큼 지역내에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히 서비스와 교육만으로는 분명히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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