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컬럼]古稀讚歌(고희찬가) “그 꽃을 보라!”
[전대길의 CEO컬럼]古稀讚歌(고희찬가) “그 꽃을 보라!”
  • 김연균
  • 승인 2016.06.28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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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가 보다. Daegila의 70회 생일 날인 古稀(고희)를 말이다. 매미 울음이 올 들어 첫 고성을 알린다.
탄천가 새벽 숲길엔 뀡들이 ‘꾸륵꾸꾸~’ 생일축가를 불러 준다. 까치들은 ‘까까까가~, 찌찌찌지~’ 시낭송을 하며 내 주변을 축하비행을 한다. 어디에선가 물살에 떠 내려와 붙박이 자리로 정착한 버드나무는 날 보더니 빙그레 웃는다.

시냇물은 ‘졸졸졸~’ 귓바퀴를 맴돈다. 클로버 꽃이 바람에 날리며 살랑살랑 춤춘다. 물 한가운데 작은 바위 위에서 웅크리고 밤을 샌 왜가리가 꼼짝을 않고 졸고 있다.
백로 한마리가 하얀 두 날개를 퍼득인다. 어미 들오리와 그 새끼들도 줄을 서서 축하 퍼레이드를 벌인다.

다리 아래 잉어들은 내 손벽소리에 ‘우~’하며 몰려 온다.
빠알간 자연산 비단잉어도 날 보더니 덩달아 반갑다고 입을 벌쭉인다. 대자연의 고마운 내 친구 들이다.

혀로 ‘딱딱딱닥~’ 소리내면서 ‘짝짝작~’ 박수를 치니 떠날줄을 모르고 날 위한 생일축가를 불러 준다. 여주인의 목줄에 끌려 ‘핵헥~’거리며 예쁜 강아지가 새벽산책을 한다.
금계국, 옥스아이데이지, 눈과불주머니 꽃이 잠에 취해서 눈을 비비더니 날 보고 배시시 해맑게 웃는다

16개월이 된 장손자 하준이가 할아버지 고희에 때맞추어 첫 걸음마를 땐다. 그러면서 날 보더니 활짝 웃는다. 참 예쁘다.
코끝이 찡하고 가슴이 뭉클하며 두 눈에 행복한 눈물이 난다.
유치원생인 큰손자 현우는 할아버지를 그렸다며 손 그림과 요즘 배운 한글로 “할아버지 생일 축하드려요!”라고 삐뚤빼뚤 쓴 편지를 고사리 손으로 내민다. 그러면서 두 팔을 벌리더니 “할아버지 사랑해요!”하면서 내 품에 ‘와락’ 안겨 온다.

일본 탄광에 징용을 갔다가 병을 얻어 돌아 온 아버지를 내가‘ 태어난 지 9달 만에 잃고 서른여덟 살 홀어머니의 막내로, 찢어지게 가난해서 어느 부잣집의 머슴살이로 일생을 보낼뻔 했던 적도 있다. 충청도 보은 땅 시골 촌놈이 1963년 서울 영등포로 올라 와서 어렵게 공부하고 삼양그룹,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국경영자총협회, 매일경제 인력개발원과 2013년 11월에 창업한 (주)동양EMS에서 45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1969년 12월 ~ 1971년 1월 월남전장에서 백마, 맹호 전투작전을 지원하는 공군 G-3AIR로 참전했다.
1997년 ~ 2013년 18년간 국방대학원 특임교수로서 육해공해병대 장군/제독 1,100개의 스타들을 만나서 그들이 전역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함께 토론하며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난 아버지 얼굴을 모른다.
아빠 엄마와 손잡고 걸어가는 어린아이를 우두커니 지켜 볼 때엔 지금도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래서 나는 두 아들과 두 며느리와 두 손자와 안해에게 관심과 정성을 더욱 더 기울인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인사전문가’라고들 한다.
수필가, 시낭송가, 국제펜클럽 정회원이라며 좋은 글을 쓰고 명시낭송을 계속하라고 권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아는게 없고 무식하고 무지할 뿐이다.

그런데 내 주변의 참 좋은 사람들은 내게 격려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내심 수줍고 미안하며 부끄럽기가 그지없다.
나는 능력이 부족하고 용기도 없는 그냥 못난이일 뿐인데 말이다.

그렇지만 (주)동양EMS 4,300여 임직원들은 나를 보곤 ‘전 사장님~!’이라고 부르고 따르면서 ‘즐/기/편’과 ‘우분투’를 외친다.
우리나라 주요그룹 사에선 우리 회사와 Daegila를 믿고서 중차대한 사람 일감을 맡겨 준다. 고마운 외부고객과 내부고객인 우리 회사 가족들에게 사람 섬기기를 하늘 섬기듯 하며 사장답게 말하고 행동할 것임을 굳게 다짐해 본다.

이런게 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아니다.
이 모든게 하늘의 뜻이며 조상님 은덕이다.
내 주변의 좋은 사람들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가족사랑과 부처님의 후광을 듬뿍 받으며 살아 간다.

지금부턴 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발전을 위한 일에 보다 더 힘쓰련다.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두 손을 모으고 파란 하늘을 본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괜스레 코끝이 찡하다. 두 눈에 눈물이 핑 돈다.

‘내려갈 때 본 그 꽃, 올라올 때 못 보았네’
고은 시인의 명시 ‘그 꽃’이다. 손자, 손녀를 보고 느낀 감정을 15 글자 명시로 풀어냈으리라. 그 꽃이란 바로 손자, 손녀가 아니겠는가?

분당 탄천의 산책길에서 지난 삶을 돌아보며 현재와 앞으로의 Daegila여생을 그려 본다. 미세먼지가 걷힌 하늘이 파랗다.
해맑고 티 한 점이 없다. 저 파란 하늘을 내 삶의 캔버스로 삼아서 다산 선생이 말씀하신 열복과 청복을 마음껐 펼쳐 본다.

우리회사 임직원을 위하여, 대한민국 융성을 위하여,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가족을 위하여
Donating-Mode와 Loving-Mode의 삶에 충실하련다.

뚝배기 된장 맛이 나는, 소금과 빛과 같은 멋으로 사람냄새 물씬 풍기며 이웃, 고객과 가족에겐 정직, 겸손, 열정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그런 老紳士로 말이다.

古稀(고희)를 맞아 전대길 씀.

(국제PEN정회원, 동양EMS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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