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 박사]저성장시대를 살아온 선진국 일본경제를 어떻게 볼 것 인가?
[김근동 박사]저성장시대를 살아온 선진국 일본경제를 어떻게 볼 것 인가?
  • 김연균
  • 승인 2017.02.08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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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일본은 한국에 비해 면적이 4배, 인구 2.5배 등의 4개 큰 섬과 수많은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 국가이다. 지진과 화산 그리고 태풍이 수시로 발생해 인명 피해를 주고 있다. 작년 큐슈 지역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인명 피해는 물론 강풍 및 게릴라 폭우 등으로 개인은 물론 기업(자동차, 전자 등)의 재산피해까지 속출했다.

이런 자연적인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현재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경제규모 3위를 자랑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은 3.5~4만불 정도로 1980년 후반 이후 이 수치를 유지해 오고 있다. 전후 고도 경제성장을 계속해 오다가 80년대 중반부터 엔고가 시작되자 버블경제를 일으켰다.

1992년부터 버블이 붕괴되자 일본경제는 커다란 혼란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잠깐 경기회복 시기를 맞기도 하였지만 미국 및 유럽경제의 불안 등으로 초엔고를 맞아 빈사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게다가 2011년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해 화력발전을 늘리게 됨에 따라 에너지 원료의 수입비용이 급증해 국가경제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와 같은 경제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3년전에 집권한 아베 정권은 경제불황의 타개책으로 재정정책과 더불어 금융정책을 도입해 돈을 풀게 됨에 따라 반짝 경기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재차 제로성장으로 회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일본은 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저성장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로 고령화 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면 현재 일본의 거시경제는 어떤 상태일까? 일본정부의 총자산은 1,200조엔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외국에 대출한 채권은 600조엔이며 국내 인프라 투자 및 국유 자산 투자 600조엔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부채는 1,100조엔(자산을 고려하지 않은 국가부채비율이 엄청나게 높은 이유)이며 순자산이 100조엔 정도로 자산이 부채를 초과해 국가 파산의 위험이 없다. 엔고로 무역적자를 계속해 오다가 아베 정권의 금융완화에 이은 에너지가격의 하락으로 무역흑자로 전환했다. 완전 고용 상태가 달성되어 청년실업의 문제가 없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와 안전 자산으로 평가되는 일본의 엔화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입 움직임에 따라 재차 강세기조로 돌아서고 있어 아베 정권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경제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 등의 섣부른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조금 더 있어야 정확한 상황이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최초 아베 정권은 금융완화-경기회복-소득증가-소비확대-투자증가 등으로 경기회복의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국민들의 소비가 예상외로 늘어나지 않는 데다가 세계경기마저 부진을 계속하자 일본경기가 힘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서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일본국민들의 저축과 소비에 관한 궁금증이다. 소득이 늘어나는데 소비는 증가하지 않고 저축만 증가하는 선진국 중에서는 일본만 있을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기업도 투자는 알뜰하게 조금씩 단행하고 임원의 성과급 보수를 폐지하면서도, 늘어나는 이익을 거의 대부분 사내유보로 돌림에 따라 기업의 사내유보율이 크게 증가하였다. 경제학의 원론을 완전히 뒤집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일본인들은 저축에 집중하고 있을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국민들은 기대소득까지 당겨 소비에 나서면서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일본인들에게 물어보면 소비보다 만약을 대비한 저축이 더 많은 즐거움과 안심감을 준다고 했다. 이러니 일본경제를 리더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일본정부의 부채 확대는 이자없는 저축이 쌓이고 있는데 우체국이나 금융기관들이 투자할 곳이 없자 할 수 없이 일본정부가 이를 인수해 운용하면서 발생했다. 국민저축을 인수한 일본정부는 글로벌파워를 가진 미국에 달러 투자를 해 자산을 운영하고 있다.

만약 일본정부가 국민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미국에 투자한 달러를 회수하겠다고 나서면 세계경제는 패닉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럴 정도로 일본경제는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일본을 살살 달래면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한국에 비해서도 급여가 그리 높지 않는 일본인들이 어떻게 하여 그 많은 저금을 보유하고 있을까? 라는 것이다. 이자율이 거의 없는 우체국에 그 많은 돈을 저축하거나 집 장롱에 현금을 수북히 쌓아 두면서 소비는 한없이 까다롭고 신중하니...나는 우연히 일본 최고의 고급 다카시마야백화점에서 2,000엔짜리 접시 1개를 구입하기 위해 2시간을 망설이면서 왔다 갔다 하다가 결정하는 주부를 봤다. 얼마나 무서운 일본 소비자들인가 싶었다.

나는 앞으로도 저성장 시대를 살면서 알토란 같은 건전한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내부효율화 및 효용 최적화를 추구하는 일본의 현재 모습을 살펴볼 예정이다. 왜냐하면 한국이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아 전개될 상황 파악과 대비책을 기존 선진국에서 힌트를 얻고 싶어서이다. 너무 한국의 정치인들에게 많은 것을 해결해 달라고 기대하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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