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회의문화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낙제점
국내기업 회의문화 100점 만점에 45점으로 낙제점
  • 김민수
  • 승인 2017.02.27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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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국내기업의 회의문화가 100점 만점에 45점인것으로 나타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국내기업 회의문화에 매긴 점수는 부문별로는 회의 효율성이 38점, 소통수준 44점, 성과점수가 51점으로 모두 낮았다.

특히 '과연 필요한 회의라서 하는 것인가' 하는 질문과 '회의시 상하소통은 잘 되는가'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긍정 응답은 각각 31.6%와 26.4%에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6일 기업문화 개선사업의 첫번째 과제로 회의문화를 선정하고 그 연구결과를 담은 '국내기업의 회의문화실태와 개선해법'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상장사 직장인 1000명이 바라본 국내기업 회의의 문제점과 원인,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포커스 그룹(Focus Group) 미팅 등을 통해 도출된 실천해법과 준칙 등을 담고 있다.

회의하면 떠오르는 단어도 부정어 일색이었다. '자유로움, 창의적'과 같은 긍정적인 단어는 9.9%에 그친 반면 '상명하달, 강압적, 불필요함, 결론없음' 등 부정어가 91.1%였다.

우리 직장인들은 1주에 평균 3.7회, 매번 평균 51분씩 회의하는데 절반인 1.8회는 불필요한 회의로 나타났다. 게다가 회의 중 약 31%인 15.8분은 잡담, 스마트폰 보기, 멍 때리기 등으로 허비하고 있어 회의의 전반적 효율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회의가 불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는 '단순 업무점검 및 정보공유 목적이라서'(32.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일방적 지시 위주라서'(29.3%), '목적이 불분명해서'(24.7%), '시간낭비가 많아서'(13.1%) 등의 순이었다.

쓸데없이 많은 인원을 모으고 보자는 '다다익선(多多益善) 문화'도 문제로 드러났다. 회의 1회 평균 참석자는 8.9명이었는데 불필요한 참석자가 2.8명에 달했다. 회의 참석인원 3명 중 1명은 필요 없다는 뜻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일단 모이면 뭐라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급적 많이 부르려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썩은 사과가 상자 속의 다른 사과들을 썩게 만드는 것처럼 불필요한 참석자의 회의태도가 전염돼 회의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해) 회의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직장인들은 상사가 발언을 독점하느냐는 질문에 61.6%가, 상사의 의견대로 결론이 정해지느냐는 질문에 75.6%가 ’그렇다‘고 응답해 상사발언 중심의 답.정.너 회의가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의는 "한국기업에 답.정.너 회의가 많은 가장 큰 원인은 리더들이 과거의 성공경험에 확신을 갖고 회의에 임하기 때문"이라면서 "주어진 목표의 신속한 달성이 중요했던 과거와 달리 새 아이템 창출이 중요해진 시대인 만큼 외국기업 리더들처럼 열린 마음을 갖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견을 촉진하는 회의리더쉽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답.정.너 상사' 못지않게 '투명인간 직원'도 불통의 원인이다.

회의 참석유형을 묻는 질문에는 가급적 침묵한다는 '투명인간형(39.0%)'이 가장 많았고, 상사 의견에 가급적 동조한다는 '해바라기형(17.1%)', 별다른 고민없이 타인 의견에 묻어가는 '무임승차형(12.8%)' 순이었다.

실제로 직장인들은 지난 1주일간 참석한 회의(3.7회) 중 1.2회, 3분의 1을 거의 발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발언을 했을 때도 가진 생각의 29.4%만 표현했다고 응답했다.

대기업 A부장은 "리더가 침묵을 유발한다고 하지만 직원들도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임하고 있는지도 되돌아 보았으면 한다"며 "고민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니 리더가 발언을 독점하고 독단적으로 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즉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해법도 내놨다. 회의 10대 그라운드 룰, 회의 유형별․역할별 준칙 등도 함께 마련해 공개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부정적 회의문화 때문에 회의가 가진 긍정적 기능, 즉 조직원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한 곳에 모으고 혁신을 도출하는 것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회의문화를 만드는데 기업들이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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