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동박사]저성장 시대 한국의 음식료품 회사는 어떻게 될까?
[김근동박사]저성장 시대 한국의 음식료품 회사는 어떻게 될까?
  • 김민수
  • 승인 2017.03.10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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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김민수 기자]지난 2008년 금융위기 시절 지독한 엔고로 일본경제가 빈사 상태에 있었을 무릅 나는 일본TV를 튼 적이 있었다.

맑게 개여 선명한 후지산을 배경으로 30여대의 붉은 색 페라리 자동차가 굉음을 내면서 거리를 질주하였다. 휴게소에 도착한 페라리의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렸다. 아나운서가 40대쯤 되어 보이는 드라이버에게 인터뷰를 했다. '페라리를 좋아한다고요' '예 매우 사랑합니다' 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실례하지만 직업이 무엇인가요? '닭꼬치 구이 집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아마 작년 저가 일본에서 제일 많이 닭꼬치를 구웠을 것입니다. '저는 이태리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20대 후반의 드라이버에게 직업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직업요? 미용사입니다' 연수입이 얼마나 되나요? 예, 3억엔(한화 30억원 정도) 입니다. 30대 중반의 드라이버는 직업이 가이드맨이라고 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한국이라면 부모들이 부자(소위 금수저, 은수저 등)인 자녀들이 많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사람들이 부자가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한곳의 점포에서 성공하자 즉시 전국 전개를 했기 때문이다(박리다매). 모두 손에 착착 감기는 현금(겐낑) 장사이고...

외상으로 납품해 언제 부도날지 모르는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설령 한때 이익이 많이 발생해도 만약을 대비해야 하므로 간 크게 페라리를 몰 정도로 소비할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고 한다.

이럴 정도로 음식장사는 적은 투자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음식료품 회사는 생존할 수 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섬유와 더불어 음식료품은 없어질 수 없고, 다만 선호하는 종류만 달라질 뿐이다.

하지만 인류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해도 사람이 돈을 벌 수 있는 즉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가? 라고 할 때는 비로소 경영이라는 기술이 접목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이란 MBA과정을 거쳐야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거의 본능적인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돈을 벌고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꼭 배워야만 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맥도날드, 코카콜라, KFC 등을 비롯해 독일 호프집, 프랑스 요리집 등의 서양요리나 네슬레, 케챂 회사 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국 전개라는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해 성공했기 때문이다.

맛의 핵심적인 비법만 극비로 하되 다른 모든 것은 공개하여 대규모 구매,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지만 중국요리나 한식은 프랜차이즈 전개가 너무 힘들다고 한다. 셋트 메뉴의 가지수가 많아 잔손이 가고 코스트가 높다.

그래서 무슨 맛이니 뭐니 하면서 영세한 식당을 경영하게 된다고 한다. 물론 식자재를 제공하는 식품회사들중에는 규모가 큰 CJ제일제당이나 학교 급식 및 공장 식당의 강자인 아워홈과 같은 대기업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영세한 곳이 많다는 것이다.

반면에 일본의 음식료품 회사중에는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해 성공한 회사들이 많이 있다.

요시노야, 마쓰야 등 맛있고 간단한 메뉴를 제공하는 덮밥집은 물론 선술집에 해당되는 이자카야를 경영하는 와다미나 와라와라도 전국 경영을 통해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식자재 회사인 아지노모토와 모리나가 등과 같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음식업체들도 전국 전개로 돈을 많이 벌었다.

한류 붐을 이용해 처가방 등 한국계 한식업체들도 일본에서 프랜차이즈 전개를 통해 많은 점포를 확보하면서 성장했다.

좌우간 혹독한 불황이 와도 음식료품 회사들은 생존할 수 있고 성장이 가능하다. 수요가 영원한 스테디셀러 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얼마나 깨끗하고 맛있고 저렴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따라 성장여부가 결정될 뿐이다. 어찌보면 편의점식 프랜차이즈 기법이 저성장 시대의 음식료품 회사들이 취할 수 있는 효과적인 성장전략인지 모른다.

한식이 프랜차이즈로 성공하려면 식단의 반찬수를 줄여 기본 메뉴만 제공하되 별도 선택하는 반찬은 유료로 하여 깨끗하고 알뜰한 식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지금과 같이 반찬수를 많이 제공하지만 대부분 리필하는 비위생적인 서비스로는 결코 글로벌 음식이 될 수 없다.

선진권 경제의 저성장 시대를 맞이해 까다로워진 고객의 입맛을 맞추면서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세계적인 글로벌 한식업체를 경영할 교우님들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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