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문제 해결사, 가로수·정원수 딱, 10년만 멋대로 자라게 하자!
도시문제 해결사, 가로수·정원수 딱, 10년만 멋대로 자라게 하자!
  • 이효상
  • 승인 2017.04.26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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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이효상 기자] 나무는 역사다. 시골마을을 가다 보면 수 백년 수령의 느티나무 아래 정자가 있는 풍경에 멋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산속의 산사, 오래된 성당에서도 수 백년 수령의 역사 깊은 나무를 볼 수 있다. 우리는 나무 한그루를 보면서 시골마을 역사를 짐작하고 산사 나이를 가늠한다.

도시도 다르지 않다. 가로수나 공원의 나무를 통해 그 도시역사와 나이를 짐작하고 주민들 행복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나무가 울창한 도시일수록 매연·미세먼지가 적고, 여름에 열섬현상이 적다. 또 나무의 정화작용에 의해 이산화탄소량도 적고, 정서적 안정감이 높아 도시인의 스트레스 지수도 낮다. 대표적인 도시가 호주의 시드니, 일본의 교토, 미국의 전원도시 웰윈(Welwyn)등 이다.

우리나라도 도시녹화사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다음달 개장하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 ‘서울로 7017’이다.

도시마다 도시녹화사업에 예산을 투자하고 새로운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도시녹화사업과 관련하여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로수 홀대’다. 요즘 서울시내를 다니다 보면 가로수가 가지는 없고 몸통만 있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거리 뿐만 아니라 아파트단지, 학교안까지 제대로 가지를 달고 있는 나무를 보기가 힘들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는 듯 하다.

이렇게 몸통만 있는 가로수나 정원수를 보노라면 마음이 심난해지고 죄책감도 들고 기분도 상한다. 가로수와 정원수의 몸통만 남겨 놓는 것이 행정적으로 어떤 득이 되는 걸까? 가을에 낙엽청소하는 비용절감, 느러진 가지의 교통방해 예방, 전봇대 및 전기줄 관리의 용이, 건물창문 가림 예방 정도가 가지치기 명분일 것이다.

과연 이런 이유만으로 온 도시의 가로수와 정원수 몸통만 남겨 놓는 것이라면 우매하다 할 수 밖에 없다. 도시에서 가로수와 정원수는 득8, 실2정도 일 것이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숲이 우거진 도시는 공해문제(매연,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에너지문제가 훨씬 적은 반면, 도시 주민의 정서적 안정감과 행복감은 높아진다. 이런 이유로 모든 도시마다 전원도시 구상을 만들고 실천한다. 그런데, 공원 수십개 만드는 것 보다 효과가 큰 가로수와 정원수는 매년 수백억 예산을 투입하여 망가트린다.

만일, 도시의 가로수와 정원수를 10년간만 잘 가꾼다면 어떻게 변할까? 아마, 대부분의 도시가 남이섬이나 쌍계사 십리길처럼 멋스럽게 바뀔 것이다.

미세먼지도 훨씬 줄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줄 것이다. 봄에 꽃도 지금보다 많이 볼 수 있고 벌, 나비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침이면 자명종 소리가 아닌 새소리에 잠을 깰 수 있을 테고, 여름이면 한밤중에도 열대야로 잠을 설치지 않을 것이다.

가을이면 온 국민이 내장산이네 덕유산이네 하며 단풍구경 간다고 고속도로에서 생고생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겨울이면 설악산 정상에서나 볼 수 있던 눈꽃을 출퇴근 길에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시에서도 이런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딱, 10년만 가로수와 정원수를 그들 멋대로 자라게 놔두면 안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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