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협동조합에 대한 '환상' 버려야....준비없이 시작하면 '낭패' 봐
[취재수첩]협동조합에 대한 '환상' 버려야....준비없이 시작하면 '낭패' 봐
  • 이효상
  • 승인 2017.05.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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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이효상 기자] 2012년 12월부터 시행된 '협동조합 기본법'에 의해 설립된 협동조합이 2017년 5월 2일 기준으로 11,270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협동조합이 늘고 있는 이유는 정부와 지자체가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다양한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고, 협동조합 설립자들의 새로운 기회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기본적으로 자본금(출자금)에 대한 제한이 없고,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발기인 5명만 모으면 설립신고를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삼삼오오 모여 너무도 쉽게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듯 하다.

하지만, 협동조합을 설립한 후 후회하거나 개점폐업 상태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 이유는 자본금 또는 운영자금에 대한 준비가 부실하거나 아예 준비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수익모델이 될 수 없는 아이템을 가지고 설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협동조합 일반현황'에 나타난 10000개가 넘는 협동조합 중 출자금이 1억이상인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심한 경우는 출자금이 1,000원인 경우도 여러건 있으며, 15,000원, 50,000원 등 사업을 하기 위한 협동조합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협동조합 설립 신고필증’을 받은 후 법인등기를 하는 비율이 20~30%남짓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법인등기를 하더라도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협동조합이 상법상의 회사보다 설립이 다소 쉽기는 하지만, 실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각 조합의 설립목적에 따라 다양한 인·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준비없이 시작한 경우 큰 낭패를 겪게 된다.

즉, 특정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해당 법률에 정해진 자본금, 시설, 인적요건 등을 갖출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설립 후 관련사업에 맞추어 조합원을 모집하여 법률적 요건을 갖출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법률적 요건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유는 소액의 출자금으로 설립된 협동조합들은 운영자금이 없어 조합 사무실도 임대할 수 없고, 조합 사무국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급여도 지급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추가로 조합원을 모집하여 사업목적에 맞는 법률적 요건을 갖춘 후 인허가를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 되어 버린다.

부연하면, 법률적 요건에 맞는 자본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수 천만원에서 수 십억원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무실도 갖추지 못하는 협동조합에 누가 출자를 하겠는가?

청운의 꿈을 안고 시작했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어쩔 수 없이 협동조합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 빠지는 협동조합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현실을 고려하여 협동조합의 환상적 장점만을 부각시켜 협동조합 설립을 독려만 할 것이 아니라, 좋은 의도로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나 지자체가 앞장서서 우후죽순처럼 만들어 놓은 협동조합이 실업자를 양산하고, 조합설립자는 사기꾼으로 몰리는 비극을 낳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독자들도 절대로 협동조합에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 일반 회사설립 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협동조합 설립시부터 사업성격에 맞추어 발기인들이 현실적으로 출자금을 설정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발기인들이 마련할 출자금은 가능하다면 법률에서 정하는 최소의 자본금 정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그렇지 않으면 의도와 다르게 출항만 해놓고 항구도 떠나지 못하는 배처럼 처량한 신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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