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착한정책 vs 좋은정책
[기자수첩] 착한정책 vs 좋은정책
  • 이효상
  • 승인 2017.05.18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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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타임스 이효상 기자]

#1. 동화와 늑대

우리가 어려서 읽었던 동화에서 늑대는 항상 악역이다. 서양에서는 악마의 화신으로 악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래서 세상에서 전멸시켜야 할 대상이었다. 실제로 서양을 중심으로 늑대는 무차별하게 사냥되어 이제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늑대가 사라진 결과 숲속은 평화가 찾아오고 양떼는 안전해 졌을까?

결과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먹이사슬 교란에 의한 심각한 생태계 파괴로 전 지구가 몸살을 앓게 됐다.

#2. 미국의 금주법

미국에서는 1919년 10월 28일 볼스테드 법으로 알려진 전국금주법(National Prohibition Act)이 제정되고 이듬해 발효되면서 미국 내에서 술은 자취를 감추었다. 모든 주가 금주법을 통과시킨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주에서 금주법이 발효되었고 이때부터 미국인들은 경건한 삶을 살아가야 했다.

술의 합법적 생산이 금지되면서 제한적으로 유통되는 술의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당연히 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짜 술을 마시다가 건강을 잃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람까지 속출했다. 게다가 알 카포네(1899~1947) 같은 갱단이 밀주(密酒) 제조로 축적한 엄청난 부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극심한 사회혼란이 일어났다.

결국 1929년 대공황을 겪으면서 1932년 선거에서 승리한 루스벨트대통령에 의해 1933년 이 법 폐지되었지만, 연방국가인 미국 전역에서 금주법이 철폐되는 데는 1966년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3. 모택동의 ‘참새박별’

중국에서 문화혁명이 한참이던 1958년 모택동이 중국의 곡창지대인 쓰촨성에 농촌 현지지도를 나갔다가 곡식을 쪼아 먹고 있는 참새 떼를 보고 몹시 분노했다. "참새는 해로운 새다! 참새 박멸!"을 선포했다. 그 당시 중국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참새 박멸 운동이 벌어졌고 1958년 한해동안 2억 1000만 마리의 참새를 소탕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러나 참새박멸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해충의 창궐로 대기근이 들어 4,000만 명이 굶어죽는 참사가 발생한다.


위 3가지 사례는 착한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착한 정책이었다. 하지만 좋은 정책이 못되다 보니 결과는 참담했다.

새정부가 시작되면서 많은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 착한 정책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비정규직 제로’ 정책이다. 과연 ‘비정규직 제로’가 좋은 정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좋은 정책이 되기엔 너무 많은 부작용과 저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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