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권 변호사의 법률칼럼] 착오송금과 횡령죄의 성립
[임동권 변호사의 법률칼럼] 착오송금과 횡령죄의 성립
  • 이효상
  • 승인 2017.06.07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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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통장에 모르는 돈이 입금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영화나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정부의 착오송금 방지 정책을 소개하는 사이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5년 동안 착오송금으로 인한 피해금액은 1,829억원이고, 그 중 미반환금액은 836억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착오로 송금된 돈을 임의로 소비하게 되면 예금주는 본의 아니게 형사처벌을 받게 될 위험에 직면하게 됨을 유의해야 한다.

횡령죄에서 행위의 주체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서 보관은 위탁관계에 의한 점유일 것을 요한다. 즉 횡령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그 재물에 대한 점유가 재물의 소유자와의 위탁관계에 기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위탁관계란 무엇일까. 횡령죄의 본질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위탁이라는 신임관계에 반하여 타인의 재물을 횡령하거나 또는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한다. 즉 신임관계의 본질에 대한 배반행위를 형벌로서 다스리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원은 위탁관계에 대해 어떻게 해석할까. 위탁관계란 법률상 원인을 근거로한 사용대차, 임대차, 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되는 것만을 의미할까? 그렇지 않다. 대법원은 2003. 9. 23. 선고 2003도3840판결에서 위탁관계라함은 널리 사무관리, 관습, 조리, 신의칙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음을 판시하였다. 즉, 위탁관계에 대하여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해석방법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문제되는 것이 착오송금에 관한 횡령죄의 성립여부이다.

대법원은 타인의 금전을 위탁받아 자신의 계좌에 예치하여 보관하고 이를 임의로 처분하는 경우에도 횡령죄를 긍정함으로써 예금에 의한 점유를 긍정하고 있다.

한편 착오송금은 이를 처분하였을 때 그 원인에 따라 죄책이 달라진다. 만약 은행의 잘못으로 전혀 무관한 계좌에 입금이 된 경우 그 계좌의 명의자가 이를 알면서 예금을 인출하였다면, 창구에서 이를 인출한 경우에는 사기죄가,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인출한 경우에는 절도죄가, 인터넷 뱅킹 등을 통하여 인출한 경우에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대법원은 은행이 아닌 입금자의 착오로 잘못 입금된 경우에 이를 기화로 소비한 예금주의 경우에는 예금주에 관하여 횡령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

입금자와 예금주간 아무런 거래관계나 위탁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예금주와 송금인 사이에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후, 착오송금으로서 발생한 신임관계의 본질을 배반한 예금주의 소비행위를 처벌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장에 원인 없이 다액의 금액이 착오 송금되는 경우, 예금주는 이를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방법 등으로 불필요한 혐의를 적극적으로 벗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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