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 지식인-이럴땐 이렇게] 평판이 좋아야 하는데 평판은 무엇을 평가 하는가?
[재취업 지식인-이럴땐 이렇게] 평판이 좋아야 하는데 평판은 무엇을 평가 하는가?
  • 이효상
  • 승인 2017.06.2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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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콘CS 이영래 대표


[예스콘CS 이영래 대표] 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경력사원 채용 시 평판조회는 없었지만, 요즘은 헤드헌팅 할 때 대부분 평판조회를 요청한다. 그렇다면 왜 회사는 후보자들의 평판을 조회할까? 또한 조회한 평판을 어디까지 활용할까?

먼저 평판조회의 목적은 지원자를 정확하게 검증하기 위해서 실시한다. 지원자들이 제출하는 이력서, 자기소개서, 경력기술서와 면접은 지원 당사자가 스스로 작성하고 표현하는 만큼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면접 전문가라 할지라도 지원자들을 명확하게 평가하고 선발할 수 있는 면접관은 존재하지 아니하며 인간이라 자신만이 정한 내면의 기준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 때문에 정답을 찾지 못한다. 지원자 자신이 자신의 내용을 말할 때 자신에게 손해 볼 사항을 언급하겠는가! 그래서 제 3자를 통하여 한 번 더 평가하는 것이 평판조회다.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라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알고 있는 평판에 대하여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평판조회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평판조회를 인간성 평가로 알고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평판이란 지원자, 후보자들의 인간성만을 평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평판조회란 조직문화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조사하는 것이다.

필자와 신입사원 입사동기인 연구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한 명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주6일제 근무로 토요일 전원 출근했다. 하지만 그 동기는 종교 활동으로 인하여 모두들 근무하는 토요일에 쉬고 다들 쉬는 일요일 혼자 출근하였다. 그는 스펙이 아주 우수했으며 입사 면접 후 예비소집 때 회사와 협의하여 승인 받았기 때문에 규정상 문제는 없었다.

서울 소재 경쟁력 있는 대학교 석사 출신이며 입사시험 중 전공 성적이 아주 우수하여 그 당시로는 엘리트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정확한 업무 성과는 알 수 없지만 연구소 인사고과에서는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인하여 술은 조금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토요일 대신 일요일 근무로 인하여 보이지 않게 팀워크 부족자로 인식되었으며 평판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인간성은 그 누구보다 좋았으며 타인을 배려하는 행동 또한 정말 모범을 보였고 입사동기들과 타 부서 직원들과 관계형성 또한 우수했다.

그렇다면 왜 그럴까?

인사업무를 담당한 필자는 4년이 지나 승진평가를 받을 때 그 동기의 인사고과 및 승진심사 결과 전체를 본적이 있는데 팀장 및 연구실장의 평가 란에 “팀워크가 부족하고 팀 성과에 기여도가 낮음”
“실력은 우수하나 성과가 부족함”
“다소 이기적인 사람” 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동기는 진급에 불만을 품고 1년 뒤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말았다.

분명히 말하지만 실력과 인간성 모두 우수한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토요일 휴무하고 일요일 근무하여 연구원들과 다른 근무형태와 술자리에서 적극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조직문화에 비 적합한 연구원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평판조회는 기본적으로 조직문화에 적합한지를 검증하는 방법이다.
회사는 평판조회를 통하여 일반적으로 3가지를 평가한다.

①조직원이 갖추어야 할 도덕성을 평가한다.

많은 사람들이 평판조회에 대하여 알고 있듯이 조직원으로서 갖추어야할 도덕성을 평가한다. 특히, 중장년층의 재취업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항목이다. 필자는 오랜 인사업무로 인하여 지금까지도 자주 평판조회를 의뢰 받는다. 솔직히 가능하면 좋게 평가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평판조회로 인하여 한때 같이 근무한 상사가 해외합작 법인 국내 지사장에 응시하여 불합격한 경우도 있었다. 이 분은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굴지의 대기업에서 국내영업 업무를 수행하고 40대 중반에 우리 회사 임원으로 입사하였다. 스카우트는 아니지만 대표이사 지인의 추천으로 다른 경력자 보다 우수한 조건으로 취업하였다.

입사 후 관계부서와의 잦은 트러블은 물론이고 많은 부하직원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지극히 싫어하는 스타일의 상사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경영지원본부, 재경본부 직원들과 트러블이 극히 심했다.

이유인즉 전 회사와 우리 회사와의 규정과 제도의 차이를 자주 무시하고
“전 회사는 이랬는데”
“전 회사는 이렇게 해주었는데”
“예산이 이렇게 적어서 어떻게 일해”
“확정된 예산은 본부장 재량이면 되지 규정은 뭐”
“예산을 초과하면 대표이사 승인 받으면 되지”
“이러니 이 회사가 잘 안되지”
“회사의 지원이 왜이래”
이렇게 회사의 지원시스템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요구했다.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못하면 꼭 대표이사에게 경영지원본부의 불만을 보고하거나 전체 회의석상에서 불만을 토로하여 타 부서와 불만 규합으로 경영지원본부와 재경본부를 압박하였다.

특히, 이분은 법인카드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부서의 서무와 재경본부와 경영지원부서와 자주 부딪쳤으며 이로 인하여 거리는 더 멀어졌다.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지출항목을 정리하고 결재할 때면 항상 몇 번씩 수정하고 언성을 높여야 완료되곤 했다. 이렇게 불만을 가득 물고 타부서의 많은 직원들의 원성을 쌓으며 근무하니 오래 일할 수 있겠는가!

1년 정도 근무하고 이직하였고 몇 년이 지난 후 필자는 평판조회를 받았다. 합작법인 회장께서 그분이 근무한 모든 회사의 평판조회를 지시했고 필자에게 의뢰가 왔다. 고민 끝에 가감 없이 사실그대로 작성해 주었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100% 평판조회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회사를 막론하고 법인 카드 규정외 사용에 대하여 관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같이 조직원이 갖추어야할 도덕성에 관한 문제를 평가하기 위해 평판 조회를 한다.

②직무 성과의 과장여부를 평가한다.

회사에서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는 기본적으로 업무성과를 기대하지만 서류와 면접을 통해서는 정확하게 업무성과를 평가하기 어렵다. 필자는 인사업무를 담당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인력채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경력사원 채용은 더욱 어렵다. 하물며 중장년 경력사원에 대한 성과 기대는 더욱 클 것이며 이로 인하여 일부 경력지원자는 자신의 성과뿐 만아니라 조직의 성과까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채용담당자는 정확하게 확인할 길이 마땅히 없다, 그래서 평판조회를 통하여 확인하고자 한다.

경력사원들이 주로 하는 성과에 대한 과장은 세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성과를 과하게 포장하는 경우다.
둘째 팀, 본부의 등 조직전체의 성과를 자신의 성과로 만드는 경우다.
셋째 타 부서의 성과를 자신의 성과로 포장하는 경우다.

채용하는 회사에서도 면접을 통하여 확인하겠지만 면접에서 확실하게 걸러낼 수는 없기 때문에 보완장치로 평판조회를 활용한다. 그러나 평판조회를 통하여 지원자의 성과를 정확하게 검증하기는 다소 어렵다.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람 찾기가 더 어렵다.

③성과 창출에 필요한 리더십을 평가한다.

평판조회는 경력사원 채용에 적용된다. 특히, 회사의 주요직무 또는 높은 직책의 대상자를 채용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재취업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은 당연히 평판조회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IT산업의 호황기인 2000년대 중반 필자는 몇 년간 인력 스카우트를 담당한 적이 있다. 국내 대기업 연구원은 물론 해외기업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 까지 대상을 확대하여 우수한 인재 채용에 힘을 쏟았다. 지금처럼 부정경쟁방지법이 활성화 되지 못하던 시절이라 과감하게 스카우트를 진행해 100여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채용했다.

조직단위 스카우트를 진행할 때 가능하면 리더를 먼저 포섭하고 부하직원으로 확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가끔은 리더를 확정하고 부하직원들과 접촉하면
“그 사람가면 안 간다”
“같이 일하기 싫다”
“그분 만 데려가면 좋겠다”
“여기서 그 분 때문에 고생했는데 같이 가는 것은 절대....”
“그 분과 같이 일하면 성과가 안 난다”
“그분은 혼자 성과를 독식한다”
“그 분은 실력은 인정한다. 다만 성격은..” 이런 핑계를 대고 스카우트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결과적으로 조직을 이끌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반응이 나오면 리더의 스카우트 계획을 철회한다. 실제 스카우트를 담당할 때 연구소 팀장급 이상은 평판조회를 통해 채용대상자를 변경한 경우가 몇 번 있다.

스카우트 담당자는 부하를 통한 평판조회도 활용한다. 가끔은 상하관계인 수직적인 평판조회는 물론이고 동료들 간의 수평적인 평판조회도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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