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집의 비밀] 매뉴얼에만 의존하는 직원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바꾼다
[대박집의 비밀] 매뉴얼에만 의존하는 직원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바꾼다
  • 이효상
  • 승인 2017.07.18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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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MS 민유식 대표


[문제점]

⊙매뉴얼에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점포의 업무효율 면에서 매뉴얼을 간과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매뉴얼은 한 가지만 잘못 되어도 조직 전체의 균형이 무너져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매뉴얼의 비대화에도 원인이 있습니다. 사소한 부분까지 강제하는 정형화된 매뉴얼은 직원들의 힘을 베스트로 발휘하지 못하게 합니다. 실제로 직원들이 의기소침하고 활기 없는 점포의 대부분은 너무 비대해진 매뉴얼이 원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베이커리에서도 이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매출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각도의 조사를 통해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는 사장님의 의뢰를 받았습니다.

직원들의 빵에 대한 지식과 정보, 매장에서의 움직임, 서비스 태도, 문제 대응력, 말투 등 95가지 항목에 걸쳐 조사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원들이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나쁜 점도 없고 좋은 점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직원들이 고객에게 인사하거나 서비스를 할 때 활기가 느껴지지 않고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먼저 말을 건네도 정해진 대답만 돌아올 뿐, 조금 다른 질문을 하면 “매니저에게 확인해 보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자리를 떠나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왜 그런지 고객과의 원활한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고객을 대하는 태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막 구운 빵이 나와도 멀뚱멀뚱, 고객에게 권하지도 않습니다. 묵묵히 진열만 합니다. 이런 상황이니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매뉴얼대로 빵을 굽고 매번 같은 패턴으로 진열하고 고객에게는 정해진 말만 한다.’ 큰 실수가 눈에 띄진 않으니 이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그래서 더 심각한 건지도 모릅니다. 이래서야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볼 수 없으니까요.


⊙매뉴얼을 초월하는 고객 응대


점포 전체에 만연한 매뉴얼의 과도한 의존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뉴얼을 지나치게 고집해왔기 때문에 생긴 병폐입니다.

직원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습관적으로 매뉴얼에만 의지하여 일하는 사람들을 하루아침에 변화시키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입니다.

매뉴얼이 사라지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직원의 의견을 물어도 매뉴얼에 없는 질문이면 대답을 하지 않거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해도 애매한 대답으로 얼버무리기 일쑤입니다.

미팅이나 회의시간에도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열려고 하지 않습니다. 매뉴얼에 길들여진 직원들은 정해진 일은 무난하게 해내지만,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어떤 일을 주도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사장님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원칙과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에 매뉴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제 막 오픈한 점포에서 매뉴얼을 도입하여 직원을 관리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세월이 흘러 매출이 안정권에 접어들고 경력직 직원이 늘어나면 매뉴얼을 벗어나 직원들의 자율권과 결정권을 넓혀 나갈 필요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베이커리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매뉴얼이 더욱 견고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이 이런 지경에 이르자 직원들은 점점 생기를 잃고 소극적으로 변해갔습니다.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직원은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조사결과를 알렸더니 사장님으로부터 “모든 것을 믿고 맡기겠으니 잘 부탁합니다!” 하는 정중한 부탁이 있었습니다.

직원들의 의식개선 작업에 바로 착수했습니다.

[해결책]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인다


이 베이커리의 개선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 다른 한 가지는 매뉴얼 밖에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첫 번째 포인트는 일정기간 내에 달성할 과제를 정하고 모두 머리를 맞대어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방법입니다. 그 과제는 수학문제 계산처럼 답이 딱 떨어지지 않는 추상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점포 매뉴얼을 직원들이 직접 고치는 겁니다. 고객을 맞이할 때의 인사법부터 고객 서비스에 이르는 전반적인 항목들이 매뉴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것을 머리를 맞대어 바꾸어보는 것입니다. 형식적인 것이 아닌, 자신들의 언어로 진심이 담긴 고객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문장을 바꾸는 것입니다.

또는 한 달 동안 이 베이커리만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마지막날 이벤트를 기획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가능한 한 규모가 큰 과제를 정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과제를 달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지금까지 매뉴얼만 따르던 직원들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던 직원들이 점차 과제에 빠져들어 가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이 방법을 ’다큐멘터리식 개선법‘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직접 보고 배운다


또 다른 방법은 동종업계의 다른 점포를 방문, 관찰자의 입장에서 자신과 자신이 일하는 점포를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그곳의 장점을 자신의 점포에 접목시키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이미 매뉴얼에 익숙해져 아이디어를 내거나 스스로 표현하는 일에 서투른 사람들에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 방법을 ‘관찰결과 아이디어 추출법’이라고 이름 붙여봤습니다.

다른 베이커리에 갔을 때 의뢰점포의 직원들은 눈을 빛내며 그 베이커리의 모든 상황을 자신의 눈에 담는 듯했습니다. 빵이 구워져 나오면 큰 종을 울려 사람들에게 알리고, 직원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POP를 붙이고 빵을 보기 좋게 진열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자신이 직접 보고 배우는 것입니다.

직원들은 그 베이커리의 특징을 흉내 차원이 아니라 어떻게 적절히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주어진 역할만 하던 소극적인 단계에서, 자신들이 중심이 되어 변화를 이끄는 적극적인 단계로 바뀌었습니다.

베이커리는 놀라울 정도로 활기찬 분위기로 바뀌었고 매출도 증가했습니다.

한 달 후 이벤트를 무사히 마쳤을 때 직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습니다. 자신들의 손으로 이루어낸 성취감을 맛보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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