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영 원장-감정노동의 지혜] 감각의 감정화!
[윤서영 원장-감정노동의 지혜] 감각의 감정화!
  • 이효상 기자
  • 승인 2017.10.10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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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도 표출하는 방식에 대한 학습의 결과물

 

감정노동해결연구소 윤서영 원장
감정노동해결연구소 윤서영 원장

매일 우리는 오감을 통해 주변의 자극을 인지하며,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통해 판단하고 생각해 감정을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내야 하는가?’라는 판단의 기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진화심리학의 기준에서 보면 이러한 감정, 특히 분노와 같은 극한의 감정을 만들어내는 상황은 위협을 받거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학습의 결과물이다. ,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생존의 위태로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의 대상을 학습해 그 대상을 다시 만나면 회피하거나 싸울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상황조차 자라온 환경이나 속해 있는 조직에서 학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상황에서 웃고 어떤 상황에서 화를 내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배운 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런 감각에 대해 노출되는 감정의 학습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작은 집단에서 학습할 수 있다. 가정마다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 이것이 문제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한 두 집안의 통합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문화라고 할 수 있겠다.

 

윤 대리: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감각을 감지해서 감정을 느낀다고 하셨는데, 동일한 감각으로 자극해도 사람마다 반응이 천차만별이지 않습니까? 그건 동일한 감각에서 느끼는 감정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이유가 뭔가요?

감정연구소: 제가 앞에서 학습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말하자면, 어떤 상황을 경험하고 그 이후에 비슷한 상황이 되면 그때의 경험을 떠올려 뇌에서 예상하는 결과대로 반응합니다. 이것을 지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버섯을 먹고 배탈이 나서 고생했다고 합시다. 그 사건을 경험한 이후에는 비슷한 버섯만 봐도 건들지 않을 겁니다. 이전의 배탈 경험은 그것에 대한 놀람이나 혐오·경멸의 감정을 일으켜 회피하거나, 분노·화남의 감정을 일으켜 버섯을 갈아엎거나 하는 존재를 파괴시키는 성향으로 행동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회피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회피할 것인지, 파괴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파괴키실 것인지에 대한 것을 우리는 가정이나 사회의 문화에 따라 학습하며 자란다는 겁니다.

윤 대리: 하지만 회피할 것인지 파괴할 것인지에 대한 반응이 사람마다 다른 것은 왜 그렇죠? 회피하는 것이 좋은지, 파괴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것도 지각을 통해서 이루어지나요?

감정연구소: 김치를 예로 들어볼까요? 우리나라에서 김치만큼 다양한 재료와 맛을 내는 음식은 없을 겁니다. 똑같이 김치라고 불리지만, 크게는 지역별로 작게는 가정마다 넣는 재료와 맛이 다 제각각입니다. 그렇죠?

윤 대리: , 그런 것 같습니다. 같은 지역이지만, 옆집 김치와 우리 집 김치 맛이 전혀 다르니까요.

감정연구소: 그런데 만드는 방법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어떤 집에서는 신 김치는 절대 먹지 않습니다. 이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신 김치는 먹지 못하는 음식으로 지각하겠죠. 그런데 신 김치만 먹는 집도 있습니다. 또 어떤 집은 김치를 생으로 먹지 않고, 김치찌개나 볶은 김치 등 조리해서만 먹는 집도 있습니다.

윤 대리: 저희 아버지도 신 김치는 안 드세요. 그래서 엄마가 신 김치는 상에 잘 안 올리시죠.

감정연구소: 같은 김치지만, 서로 맛이 다르다는 것은 자극을 아주 세밀하지만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치에 내가 좋아하는 굴, 오징어와 같은 첨가재료를 넣는 것처럼 우리가 감각을 감지하는 것은 학습한 결과물에 내가 좋아하는 것을 첨가하기도 하겠죠.

정리하자면, 감각은 김치이고, 감지하는 것은 학습이나 지각한 결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김치를 먹는 방법의 선호는 감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윤 대리: 저의 경우, 신 김치를 싫어하시는 아버지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신 김치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커서도 신 김치를 회피할 가능성이 다른 사람보다 더 크겠군요.

감정연구소: 감정도 이렇게 표출하는 방식에 대한 학습의 결과물입니다. 고객과 통화하다 보면, 정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고객이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상담사는 분노의 감정을 혼자 삭히기도 하고, 어떤 상담사는 헤드셋을 집어던지고 나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상담사는 울음을 터트리죠.

윤 대리: 오전에 나눈 이야기 중 부정적 감정노동에서 신 팀장의 경우와 같은 이야기네요. 결국, 감각을 감지해서 감정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나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타인의 에너지가 포함되는군요.

감정연구소: 같은 것 같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신 팀장의 경우, 아버지의 해소되지 않은 감정노동이 성격형성에 영향을 미친 경우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신 김치의 경우는 감각을 감지하는 방법을 학습한 결과가 현재 내가 느끼는 감정이라는 말입니다. ‘이럴 때는 이렇게 반응하는 거야!’를 배운 결과가 지금 나의 자극을 감지하고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결정지은 것이라는 말입니다.

윤 대리: 감각에 따라 어떤 감정을 내야 할지 결정하는 것에 내가 속해 있는 문화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감정연구소: 바로 그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조직 내의 개인인 감정노동자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문화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개인이나 조직의 범주에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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