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 칼럼] 블루투스(Bluetooth) 곰슨 왕(王)  
[전대길의 CEO 칼럼] 블루투스(Bluetooth) 곰슨 왕(王)  
  • 김용관 기자
  • 승인 2017.12.04 1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푸른 이빨의 왕(王)
전&nbsp; &nbsp; 대&nbsp; &nbsp; 길<br>(주)동양EMS 대표이사<br>​​​​​​​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nbsp;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휴대폰, 노트북, 이어폰 등의 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무선기술 표준, 블루투스(Bluetooth)는 10세기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헤럴드 블루투스 곰슨(Harald Bluetooth Gormsson)' 왕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블루투스(Bluetooth)는 그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통일한 것처럼 서로 다른 통신 기기와 장치들을 하나의 무선통신 규격으로 통일한다는 뜻이다. 

“블루투스”, 즉 푸른 이빨은 곰슨(Gormsson)왕의 별명이다. 전투(戰鬪) 중에 치아를 다쳐 파란색 의치(義齒)를 해 넣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으며 뇌 건강과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과일, 블루베리(Blueberry)를 좋아해서 치아가 항상 파랗게 물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블루투스왕
블루투스왕

블루투스는 덴마크 최초의 통일국가를 세운 곰(Gorm the Old)왕의 차남이다. 어머니, 티라 데인보드(Thyra Dannebod)는 선더리랜드(Sunderjylland) 귀족집안의 딸인데 잉글랜드계이다. 

곰 왕은 북쪽 저트랜드(Jutland)의 젤링(Jelling)이라는 곳을 근거지로 삼아 정복활동을 펼쳤고 그는 줄곧 전쟁을 일으켜 덴마크를 거의 통일 했으나 아직 완전히 통일한 것은 아니었다. 

블루투스는 어려서부터 바이킹의 전통에 따라 배를 타고 원정을 다니면서 주변국들에 대한 약탈을 자행했다. 그의 형인 바이킹, 카누트(Canute)가  잉글랜드의 마을을 습격하다 전사하자 블루투스가 왕위 계승자가 되었다.

어머니 티라는 새로운 종교인 기독교에 심취되어 있어서 어린 블루투스 역시 기독교에 호감을 가졌다. 반면 아버지인 곰 왕은 북유럽 신화의 오딘(Odin)에 해당하는 우탄(Wotan)의 열정적인 숭배자였다. 

그가 934년 프리스랜드(Friesland)를 침입했을 때 그 과정에서 많은 기독교 교회들이 파괴되었다. 이는 게르만 왕인 헨리 1세의 심기를 건드렸고, 그는 교회를 보호한다는 차원으로 출병하여 덴마크 지역에서 곰 왕을 패배시켰다. 

종전 후 협정을 통해 헨리 1세는 그에게 파괴된 교회들을 재건하도록 했으며 덴마크 내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도록 명령했다. 전쟁에 패한 곰 왕은 따를 수밖에 없었는데 그가 죽자 블루투스가 덴마크 왕국을 물려받았다.

블루투스는 왕이 되자마자 그의 아버지가 못 이룬 덴마크 통일에 심혈을 기울여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리고 기독교를 용인하는 정책을 펼쳤으며 특히 브레맨 지역의 우니(Unni) 주교와 베네딕트 수도사들이 저트랜드 지역에서 복음을 전파하는 것도 허용했다. 

블루투스는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았지만 우니 주교와 상당히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며, 덴마크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을 묵시적으로 도왔다. 이 때 기독교는 덴마크 전역에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블루투스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덴마크인들을 기독교로 개종시켰다. 

무엇보다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는 경우 세금을 두 배로 매기겠다고 공표하자 덴마크에서 기독교도 인구가 급속히 증가했다. 또한 기독교 건축물을 짓는 사업도 활발히 펼쳤다. 먼저 곰 왕의 무덤을 기독교식으로 바꾸고, 기념석 역시 기독교식으로 세웠다.

지체 높은 바이킹이 죽으면 살아있는 노예들을 함께 순장시키는 바이킹의 순장(殉葬) 풍습을 블루투스 왕이 없앴다. 바이킹의 순장 풍습에 대한 기록은 아랍의 시인이자 외교관인 ‘이븐 파들란(Ibn Fadlan)’이다. 

그는 바그다드에서 칼리프로부터 임무를 부여받고 불가르(Bulghar)족을 개종시키기 위해 길을 떠난 후에 바이킹의 여러 풍습에 대한 글을 남겼다. 그를 소재로 한 영화, ‘13번째 전사(The 13th Warrior)’에서 바이킹의 장례풍습을 알 수 있다.

수도사인 포포(왼쪽)로부터 세례를 받는 블루투스
수도사인 포포(왼쪽)로부터 세례를 받는 블루투스

그런데 적(敵)은 내부에 있었다. 바로 자신의 아들인 ‘스베인 포크비어드’가 반기(反旗)를 들었다. 블루투스 왕은 덴마크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도록 힘을 쏟았지만 이에 반대한 귀족들이 그의 아들과 손을 잡고 왕을 축출하려고 도모했다. 

효성이 지극했던 것으로 알려진 아들의 반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 노쇠한 블루투스는 전투에지고 원더랜드 지역의 좀스보그(Jomsborg)에 은신했다가 죽었다. 이 때가 986년이며 재위 28년이다. 그의 유해는 덴마크로 돌아왔고 그가 세운 로스킬레(Roskilde) 성당에 묻혔다.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지만, 블루투스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는 수많은 전쟁을 치루면서도 평화 통치를 표방했고 덴마크를 기독교로 전면 개종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무력을 쓰지 않았다. 덴마크 국민들의 삶의 수준을 향상시켰으며 부모에게 효성도 지극했다. 

특히 기독교로 개종한 후에는 모범을 보이고자 언행에 조심했다. 후세의 덴마크 사람들은 블루투스를 ‘위대한 왕(Harald the Good)’이라고 칭송했다. 

로마시대 정치가이며 장군인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ilius Caesar...B.C100년~B.C44년)는 브루투스(Marcus Junius Brutus)의 칼에 찔려 죽으면서 “내 아들아, 너마저 나를”이라고 죽었는데 우리가 지금 쓰는 블루투스란 명칭은 로마시대의 브루투스를 지칭하는 게 아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ICT 생활기기를 센서(Sensor)로 연결하는 4차산업 시대에 살면서 휴대폰, 노트북, 이어폰 등의 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하는 ‘블루투스(Bluetooth)'란 명칭은 푸른 치아(齒牙)를 가진 덴마크의 ’블루투스 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유래했음을 알고 쓰자. 푸른 이빨의 왕(王)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