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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불행한 남자를 애도하며....
어느 불행한 남자를 애도하며....
  • 이효상 기자
  • 승인 2017.12.07 09: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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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환경이 불행해도 내가 행복을 찾는 한 행복한 인생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효상 기자
이효상 기자

얼마전 친척 한분이 이 세상과 결별을 하였습니다. 누군가 세상을 떠나는 것은 그리 별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오랜 세월 함께 했던 지인을 보낼 땐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나, 누군가에게 그리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삶을 살다간 사람들을 보낼 땐 더욱 그렇습니다.

어제 생을 하직한 분도 그런분중의 하나입니다. 그의 인생은 어찌보면 참 불행하였습니다. 주변환경이 그를 불행하게 만들기도 하였지만, 또한 스스로도 불행한 삶을 만들어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서울대학교 문리대를 수석으로 졸업하였습니다. ROTC 생도로서도 우수한 후보생이었고 외무고시에도 합격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자기능력을 전혀 인정받지를 못했습니다. 졸업할 무렵에 월북했던 그의 삼촌되시는 분이 간첩으로 남파되었다가 체포되는 바람에 연좌제에 연루되어 제대로된 사회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ROTC 임관도 못했고, 고시에 합격하고도 합격이 취소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세상에서 버림받았고, 20대에 크나큰 상처를 안고 방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원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신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세상에 설땅을 잃어버린 젊은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 였는지 모릅니다.

누군가 집안에서 그를 보듬어 줄 어른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그 시절 그의 집안엔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모두가 피해자였기 때문입니다. 경찰이던 그의 아버지는 6.25동란에 할아버지와 함께 돌아 가셨고, 집안의 어른 노릇을 해야 할 그의 작은 아버지 마저 연대장으로 계시다 이등병으로 강제전역 당했습니다. 온 집안이 하루아침에 풍비박산이 나다 보니 누구하나 집안사람을 돌봐 줄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그는 ‘한(恨)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 지방의 도청공무원이 되었지만, 그에게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대통령 연두순시 등 굵직 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실무를 진두지휘하곤 했지만, 당연히 실무 책임자로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할 당사자는 얼굴도 비칠 수 없었고 혹여, 주변에 보일까봐 멀리 내쫓기는게 다반사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한이 쌓이고 악이 쌓여 갔습니다. 그의 한풀이 대상은 항상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척들이었습니다. 그가 나타나면 항상 싸움이 있었고, 한풀이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를 보면 모두 피하게 되었고, 애경사에도 서로 연락조차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친척들과 직장에서도 외톨이가 되어 갔고 술이 그의 유일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술과 한을 평생의 동반자로 살던 그는 몇 달전 혼수상태에 빠졌고,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이 세상을 하직하였습니다.

평소 그를 보며, 그리고 지금 그의 죽음을 보며 생각해 봅니다. 정말 세상을 그렇게 밖에 살수 없었을까? 분명 억울하고 한스러운 삶이었지만, 그러한 삶을 자신의 업보로 인정하고 한풀이가 아닌 애정으로 주변사람들을 보듬어 가며 살수는 없었을까? 젊어서는 절망감과 원망심에 쉽지 않았겠지만 어느순간 마음을 바꾸어 볼 수는 없었을까? 그랬다면 그는 세상에서 출세는 못했어도 많은 사람들과 오순도순 한평생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세상을 살면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무궁무진했을텐데, 그는 젊은날의 상처에 매몰되다 보니 단 한번도 그 상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아까운 일생을 허비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기자수첩에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독자여러분 중에 혹시 그 처럼 세상을 원망하며 스스로를 불행하게 하시는 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분명 그의 불행은 자신이 통제불가능한 부분에서 시작되었고, 또 헤어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의 불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70평생을 살면서 자신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수 없이 많은 선택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 혹시 지금 불행하신가요? 지금 불행한 생각이 들더라도 빨리 생각을 바꾸어 행복을 찾아 나서세요. 그러면 분명 행복해질 겁니다. 아무리 주변환경이 나를 불행으로 몰아가도 내가 행복을 찾는 한 내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이 글로 그를 애도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그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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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2017-12-07 13:39:22
[그랬다면 그는 세상에서 출세는 못했어도 많은 사람들과 오순도순 한평생 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와닿는 말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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