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황규만의 컨택센터 칼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7.12.13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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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센터 산업의 두가지 이슈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황규만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황규만

컨택센터 산업은 최근 두 가지 이슈로 인해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컨택센터 산업에 대한 잘못된 편견으로 인해 필요한 인력을 제 때 뽑지 못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이 터지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는 잘 알고 있지만 세상이 그렇게만 흘러가지 않으니 분위기에 휩쓸려 묻혀 갈까 봐 기업들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걱정거리는 지난 5월 인천공항공사에서 대통령이 지시한 ‘공공부문 비 정규직 제로화’ 이다.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한 뜻은 공공기관의 비 정규직으로 불안하게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해서 그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라는 것이었는데 일자리위원회를 포함한 정부는 정확한 지침은 주지 않고 무조건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 공공기관의 정규직이 아닌 직원은 모두 비 정규직이라고 규정하고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려고 밀어붙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관장의 교체 시기가 겹치다 보니 많은 공공기관들이 혹시나 불이익을 당할까 우려하여 외부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한 결과도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는 아웃소싱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협력기업들에게 직접 운영하겠다고 통보를 하며 협력 기업의 정규직을 강탈해가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소신 있는 공무원들이 대통령이 말씀하신 진의를 잘 파악하여 대통령의 좋은 뜻을 그르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즉, 공공기관들에서 기간제로 일하고 있는 직원들에다 협력기업의 비 정규직까지는 모르겠지만 협력기업의 정규직을 빼앗아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갑’이라 해도 협력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어렵게 뽑아 오랫동안 양성해온 인적 자산들을 날로 먹겠다는 것은 강도와 다를 바가 없다. 

이보다 더한 ‘갑’질이 어디에 있겠는가. 국감에서 이언주의원(국민의당)도 협력기업의 정규직을 빼앗아가는 인천공항 공사를 사유재산권 침해와 재산권 몰수, 부당스카우트 등 불법이 자행하고 있다고 질타하지 않았는가. 

또한 공공기관들은 국감에서 유민봉의원(자유한국당)이 질타했듯이 아웃소싱 기업이 운영할 때는 시민들의 칭찬이 자자하더니 재단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자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120다산콜센터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곡히 요청한다.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금 당장 협력기업의 정규직을 강탈해가려고 하는 공공기관의 행위가 불공정 거래가 아닌 지와 불법적인 소지는 없는 지 즉시 철저히 조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걱정거리는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이 상담사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솔루션이나 시스템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앞다투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을 컨택센터에 도입하라고 기업들을 설득하고 있다. 

그들은 챗봇이나 인공지능을 도입하면 상담사를 줄일 수 있어 경비가 절감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컨택센터에서 상담사를 대체할 정도로 구현된 기술은 없는 상태라고 알고 있다. 

물론 상담사가 하고 있는 업무 중 단순해서 표준화가 가능한 FAQ같은 것은 챗봇으로 대체해도 무방하겠지만 그 외의 업무는 인공지능과 챗봇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찾아 고객들에게 상담사의 인간적인 감성으로 포장해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통신사 고객센터에서는 인공지능으로 불만고객의 전화를 응대하려고 했다가 그렇지 않아도 화가 난 고객의 화를 돋우는 바람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고 한다. 

불 난 집에 부채질한다고 화가 난 고객을 기계가 응대하려고 했다는 자체가 말이 되는가? 불만 고객은 화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친절한 상담사가 직접 받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회사가 잘못된 점을 빨리 찾아 해결해야만 한다. 

어떤 고객이 화가 나서 전화했는데 피도 눈물도 없는데다 인정도 없는 인공지능과 통화하고 싶겠는가? 

얼마 전 신문 기사를 보니 이세돌을 포함해 바둑계를 평정하고 떠났던 알파고가 새로운 버전인 알파고 제로 에게 100전 100패를 했다고 한다. 

이처럼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발달해 갈 것이고, 그로 인해 AI가 고객이 원하는 자료를 인간보다는 더 신속.정확하게 찾아 낼 수는 있겠지만 이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인간이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사람들도 아무 일도 아닌 것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 ‘아’하고 ‘어’ 즉 말투 때문이라고 하는데 고객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후 그에 맞는 목소리와 톤으로 응대하는 것은 인간이 최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이제부터라도 인간과 인공지능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활용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듯 공공기관도 민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업무를 정확이 파악하고 있는 전문 상담사를 보유하고, 최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하고 있는 전문 아웃소싱기업의 도움을 받아 민원인이 만족하는 그런 사회를 구현하기를 바란다. 

(사)한국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황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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