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두 가지 저울
[전대길의 CEO칼럼] 두 가지 저울
  • 편집국
  • 승인 2018.01.2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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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고 그름과 이롭고 해로움에 대한 저울에 올라보자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바르게 살기 운동‘이란 단체가 있다. ’어떻게 사는 게 바르게 사는 것인가?‘라를 주변인들에게 물어 보면 ’글쎄요, 그게~‘라며 우물쭈물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게 바르게 사는 길인가? 
 
‘바를 정(正)’자는 ‘한 일(一)+머물 지(止)’자의 합성어다. ‘길을 가다가 (잠시)머물러 서서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이 올바로 가는 길인가?‘를 자문(自問)해 보고 제 갈 길이 아니라면 ’바른 길로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바를 정(正)자의 정의(定義)‘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자신의 부족함이나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이다.  

“천하에는 두 가지 큰 저울이 있다.” 
‘하나는 옳고 그름에 대한 저울(一是非之衡)’이며 
다른 ‘하나는 이롭고 해로움에 대한 저울(一利害之衡)’이다. 

다산 정약용(1762~1836년)이 유배지인 강진에서 경기도 광주(팔당)에 있는 아들에게 보낸 ‘학연에게 답하노라(答淵兒)’는 편지 글이다

이 두 가지 저울에서 ‘네 가지 큰 등급이 나온다’(生出四大級). ‘옳음을 지켜서 이로움을 얻는 것’(守是而獲利者太上也)이 첫째 등급, ‘옳음을 지키다 해로움을 입는 것’(守是而取害也)이 둘째 등급이다. 

‘그름을 따라서 이로움을 얻는 것’(趨非而獲利也)‘이 셋째 등급이며 넷째 등급은 ‘그름을 따르다 해로움을 입는 것’(趨非而取害也)‘이다.   

요즘 신문지상이나 TV화면에서 ‘영어(囹圄)의 몸이 된 옛 국가지도자’와 ‘자신과는 무관(無關)하다며 인터뷰하는 또 다른 국가지도자’를 보면서 ‘탐욕스러움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을 멀리 하라는 부처님 가르침인 ‘탐진치(貪嗔痴)’가 뇌리에 떠오른다.  

헌법전서를 왼 손에 얹고, 오른 손을 들고, 국민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으면 그 다짐과 약속을 꼭 지켰어야 한다. 미국 L.A에서 요즘 세태를 풍자해서 만들어졌다는 ‘안답어미’란 4자성어다. ‘안타깝고 답답하고 어찌할 줄 모르겠으며 미쳐 버리겠다’란 미국 동포들의 심경이 녹아 있는 듯하다.  
 
퇴계 이 황(1501~1570년)은 ‘공경할 경(敬)’자를 그 어떤 것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늘 가슴 속에 새기면서 ‘인생의 준칙(準則)’으로 삼았다. 

뿐만 아니라 다산(茶山)은 ‘공직자로서 가장 가슴 속에 새기며 살아야할 것’은 ‘두려워 할 외(畏), 섬길 외(畏), 목숨 바칠 외(畏)’라고 했다. 

‘상외과과(常畏寡過)’란 ‘두려워하라! 그래야만 과오를 적게 할 것‘이란 다산의 참 가르침이다.

“내가 지금 옳은 길을 가고 있는지를 두려워하며(외의:畏義), 내 행동이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하며(외법:畏法), 내가 공직을 수행함에 백성들의 마음에 어긋나지는 않는지를 두려워해야 한다(외민심:畏民心)“

“상존외(常存畏) 무혹자사(無或恣肆) 사가이과과의(斯可以寡過矣)” 

항상 두려워하는 마음을 품고 공직에 임한다면 어떤 경우에도 오만방자함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공직자로서 과오를 적게 하는 방법이다.

다산은 목민관(牧民官)이 부임(赴任)~해관(解官)까지 12개 분야에 걸쳐 지켜야 할 6가지 행동강령을 적고 있다. 그 중에서 “율기율조(律己六條)”는 목민관(牧民官)이 지녀야 할 마음의 자세다. 요즘 공직자들이 지녀야할 마음가짐도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 여섯 가지 행동강령이다.  

첫째, ‘칙궁(飭躬)’으로 청아장중(淸雅莊重)한 몸가짐이다. 
스스로의 몸가짐을 삼가고 자세를 바르게 갖고 언제나 깨끗하고 장중한 몸가짐으로 백성을 대하는 것이다.

외면의 언동과 내면의 정신이 일치해야 한다. 주요 기업의 인사책임자(CPO)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사무 복장에 신경을 씀은 물론, 적(赤)색이나 백(白)색 양말을 신지 않는다. 흑(黑)색 양말을 주로 신는다. 튀지 않기 위해서다.    

둘째는 ‘청심(淸心)’으로 탁류 속의 맑은 빛깔처럼 청렴(淸廉)해야 한다. 
청렴함이 공직자의 책무이며 모든 선(善)과 덕(德)의 근원이다. 정직(正直)과 겸손(謙遜)으로 거짓말을 절대로 해선 아니 된다. 

셋째, ‘제가(齊家)’로 법도의 울타리를 단단히 하여 집안을 잘 다스리는 것이다. 
사생활(私生活)은 공생활(公生活)과 직결되니 공직자에게 청탁하거나 뇌물을 줄 방법이 없어야만 가도(家道)가 바로 선다.  

넷째는 ‘병객(病客)’이다. 만날 손님과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법조계의 고위 공직자인 K후배는 필자와 한 번이라도 식사를 함께 한 적이 없다. 퇴임한 후에 자기가 맛있는 밥 한 끼를 사겠단다. 

다섯째, ‘절용(節用)’이다. 
백성의 피와 땀으로 나라에 바친 세금(稅金)을 절약해야 한다. 공금(公金)을 개인재산(私財)처럼 아끼고 절약하면 훌륭한 공직자가 될 것이다.  

요즘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문제로 세상이 시끄럽다. 그런데 국정원 고위공직자(K그룹 CEO출신) 한 분이 회계연도가 끝난 후 전년도에 쓰고 남은 특수활동비 잔여분을 국고에 자진 반납했었다는 이야기가 풍문에 들린다. 

그 당시 많은 국회의원들과 예산당국자들이 경악(驚愕)했다고 한다. 공직자로서 이렇게 일처리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국민의 피와 땀이 어린 세금을 불요불급(不要不急)하게 아껴 쓰는 것은 공직자로서 국민에 대한 기본책무다. 

이런 공직자는 ‘국민의 이름으로 큰 상(賞)’을 주어야 한다. 허나 현실에선 그렇지 못하고 시련(試鍊)을 겪고 있다는 후담(後談)이 들린다.   

여섯째는 선심(善心)의 덕(德)을 즐겨 베풀라는 ‘낙시(樂施)’다.
“단정한 몸과 깨끗한 마음가짐, 집안의 법도, 사사로운 손님은 물리치고 (세금을)절약해서 쓰며 (국민에게)은혜를 베풀자”란 다산(茶山)의 혜안(慧眼)과 그 가르침에 저절로 고개 숙여진다. 

과거에 쌓였던 페단(弊端)을 청산하자는 국가적인 적폐청산(積弊淸算)을 잘 마무리 하자. 이제부터는 밝은 미래(未來)를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는 일도 병행(竝行)하면 좋겠다. 

끝으로 다산의 ‘옳고 그름에 대한 저울(一是非之衡)’과 ‘이롭고 해로움에 대한 저울(一利害之衡)’에 때때로 오르자. 우리 자신을 달아 보자.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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