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교수의 진로이야기] 경력과 경험은 물과 기름
[이대성 교수의 진로이야기] 경력과 경험은 물과 기름
  • 편집국
  • 승인 2018.01.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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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는 경력이라 하는데 직장이 필요치 않으면 경험
이대성진로교육 전문기업 커리어 매니지먼트(주) 대표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겸직)
이대성
진로교육 전문기업 커리어 매니지먼트(주) 대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겸직)

진로에 실망한 기성인은 매우 많다. 스스로 작성한 이력서를 보며 스스로가 만족을 하지 못한다. 그 속에서 진로를 찾아가게 하는 것이 필자의 일이다. 한 분의 이력을 크게 펼쳐 놓고 그 안에서 원하고자 하는 일의 방향에 대해서 소통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자의 일이다.

150,000부의 이력서를 보아왔다. 약 20년 동안 기성인 선생님들과 면접, 상담을 하면서 1부씩 살펴보았던 이력서이다. 필자의 서재에는 약 2,000부의 이력서가 별도로 보관되어져 있다. 

학습과 연구가 필요한 이력서로서 꾸준히 공부를 해 온 이력서이다. 그 안에는 2,000명의 직장인과 그 가족들의 소중한 삶이 녹아져 있다. 

자기소개서를 보면 거의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상사/부하/동료/고객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바로 부모/가족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늘 떠오르는 사람들이다. 직장인은 출근해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통해서 일과 삶을 배운다. 배우며 일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부모/가족 때문에 더 좋은 모습으로 덜 짜증이 나는 모습으로 일을 하려고 하는 욕구가 생긴다. 이 세상 모든 직장이 직장인의 부모와 가족에게 감사해야 할 이유이다. 

일전에 상담을 진행 한 사례이다. 긴장한 모습이 있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이었다. 자기소개서에 그가 작성한 내용이다. “어린 나이에 000를 여의고 만만하지 않은 과정 속에서 성장을 하였습니다.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며 교내에서 진행된 000에서 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똑똑한 사람이었다. 가능한 웃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열심히 살아온 모습이 역역한 사람이었다.
자기소개서에 이 내용만 보아도.. 가볍지 않았던 인생의 무게가 느껴지는 듯 했다.

깡(별명)/돌파구/고집/긴장/절제/마음/결속.... 이 분의 자기소개서를 구성하는 전반적인 단어들이다. 필자는 자기소개서에서 목적어를 제외한 나머지 단어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작성한 분의 생활을 보게 되는 아주 중요한 내용이다. 또한 이러한 단어들이 적절히 반복되어지면서 흐르는 분위기가 한 방향으로 향하게 될 때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 분은 의지/적응/화합/노력/소통/성과의 느낌으로 가득하다. 맞추어 왔고 적응해 왔으며 강하게 성장 해야만 하는 자신의 운명 앞에 도전중인 것이다.

살아온 과거가 아프다. 믿어야 할 것이 자기 척추 밖에 없다. 이러한 사람일수록 적응/성실/열정이 높다. 비교적 그러하다. 삶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러한 직장인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목이 있다. 지금의 노력이 나중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죽기 살기로 적응하고/언제나 솔선수범하고/항상 뜨거웠던 그 노력이 꾸준히 연결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10년간 일을 했다. 내용을 보면 A라는 제조 기업인 대기업에서 인사업무를 약 1년간 담당을 했다. 그리고 같은 기업에서 4년간 해외영업을 했다. A 제조 기업에서 약 5년간을 근무하면서 2개의 다른 직무를 경험하였다. 

회사가 원했든 본인이 원했든 간에 1개의 직장에서 직무변경이 된 것이다. 그 다음에 회사를 옮기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이력서가 흐려지기 시작한다. 중소기업 컴퓨터관련 유통기업에서 경영기획 업무를 1년간 담당하게 된다. 1번 직장을 옮기면 2개의 직장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 분은 2개의 직장에서 완전히 다른 직무를 경험하였던 것이다. 연령이 30세 초~중반이다. 실무에 물이 올라야 하는 시점이다. 한 가지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 연령이다. 하나의 일도 소화하기 힘든 시기에 2개의 직장에서 3가지 일을 하며 죽기 살기로 적응하고/언제나 솔선수범하고/열정이 가득한 상태로 생활을 해 온 것이다. 

규모와 업종이 다른 기업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환경과 문화의 차이도 있다. 결국 현재 보다 조금 더 익숙한 제조업체로 직장을 옮기게 된다. 직장인이 된지 7년이 되는 시점에서 3번째 직장으로 옮기게 된다. 

직장을 찾아다니다가 처음 입사를 했던 대기업의 계열사로 들어가게 된다. 합격을 하게 되니 그나마 다행이다. 여기에서 담당한 업무는 중소기업에서 담당을 했던 경영기획이다. 처음부터 진로가 경영기획이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복귀인가? 

여기에서 약 4년간.. 근무를 하고 난 다음 또 직장을 옮기고자 한다. 4번째 직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한지 약 10년이 되었다. 지금까지 3개의 직장에서 3개의 직무를 경험했다. 

이 상황에서 필자와 마주하고 있다. 지쳐 있는 모습이 소금에 절인 배추와 같다. 아픈 과거 속에서 무난히 성장해 주었고 누구보다 자식의 도리를 다 해온 사람이다. 

가정의 소중함과 일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왜 이러고 있는가? 스스로 만들어 온 이력에 대책이 없다. 또한 지쳐있는 모습에 총기(聰氣)마저 잃은 듯하다. 

위로해 주고 싶은데 회초리가 생각난다.경험과 경력이라는 것이 있다. 비슷한 것 같지만 물과 기름이다. 경력이라는 놈은 개인의 진로와 연관된 활동이자 직장과 직장인이 요구하는 내용이 동일하였을 때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구직자는 경력이라고 말 하는데 직장이 필요로 하지 않으면 경험이 된다. 구직자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지만 수요자인 기업의 입장은 “당신만의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이대성
진로교육 전문기업 커리어 매니지먼트(주) 대표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겸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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