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 칼럼] 발상(發想)을 바꾸자
[전대길의 CEO 칼럼] 발상(發想)을 바꾸자
  • 편집국
  • 승인 2018.02.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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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고(思考)할 때의 마음가짐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아이젠하워(Dweight Eisenhower:1890~1969) 미합중국 제34대 대통령이 미국 뉴욕주의 명문사립대학교인 '콜롬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총장으로 재임할 때의 숨은 이야기다. 

어느 날, ‘학칙을 위반한 학생들을 무더기로 징계해야한다’는 대학교 교무처장이 작성한 품의서(稟議書)가 아이젠하워 총장에게 올라왔다. ‘출입이 금지된 잔디밭으로 많은 학생들이 들어가서 잔디를 훼손하기 때문’이라는 게 중대한 사유란다. 

아이젠하워 총장은 교무처장과 함께 문제의 잔디밭으로 향했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내 규칙을 어기고 잔디밭을 걸어서 가까운 도서관으로 가고 있었다. 그러지 않을 경우 학생들은 거의 두 배나 되는 거리를 빙 돌아가야만 했다.

아이젠하워 총장은 교무처장에게 특별지시를 내렸다.
"출입금지 팻말을 빼서 버리세요. 이 잔디밭은 출입을 금지할 곳이  아니라 곧장 도서관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새로운 길을 내세요"라고. 

며칠 후,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는 학생들이 도서관으로 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이 뚫렸으며 규칙을 어기는 학생은 단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고지식한 지도자는 규칙을 강제하지만 훌륭한 지도자는 때와 장소와 상황에 따라 만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필요할 경우에는 규칙을 바꾼다.

아이젠하워는 군대에서 불과 3년 만에 대령에서 5성 장군으로 승진하기도 했는데 그 원동력은 사람을 규칙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규칙을 사람에게 맞추는 합리적이고 유연한 생각으로 발상(發想) 하기 때문이었다.

무엇이든 규제하려는 것이 지도자나 공직에서 일하는 관료의 특징이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문제해결의 최고,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어떤 사안(事案)을 일부러 얽어매려고 하는 것 보다는 ‘낭비, 무리, 불균형’을 제거하는 것‘이 ‘능률적(能率的)’인 관리방법이다.

‘00관리(管理)’의 ‘관(管)’자에 ‘대나무 죽(竹)’자가 두 개가 있는 데 ‘하나의 대 죽(竹)자는 하의상달(下意上達)’을 ‘다른 하나의 대 죽(竹)자는 상의하달(上意下達)’을 뜻하는 것이다. 

‘관리란 조직의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언로(言路)가 막히지 않고 의사소통(意思疏通)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 아니겠는가?

기업이나 공공조직에서는 조직원들이 조직발전에 이바지하고 사고(思考)의 전환을 위한 집단토의(Group Discussion)를 한다. 이 때 ‘두뇌짜기(Brain-Storming)'기법이 많이 활용된다.

1939년 '브레인 스토밍 기법‘을 창안한 미국 광고회사의 ’오스본(Alex Osborne:1888~1966년)‘은 조직원들의 창의성, 상상력을 높이기 위해 ‘상대방이 낸 아이디어의 비판금지’, ‘자유로운 발표’, ‘대량의 아이디어 창출’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확장’등  ’4가지 집단토의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조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창출(創出)하는 방법으로 ‘오스본의 체크리스트(Check-List)법’을 9가지 항목으로 개발했는데 아이젠하워 콜럼비아 총장이 캠퍼스 잔디밭에 새로운 길을 생각해 낸 것도 이 방법에 대입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발상의 전환을 위한 ‘오스본의 체그리스트 기법’ 9가지다.

1. 다른 용도로 전용(Put to Other Use)하면 어떨까? 
2. 비슷한, 다른 것으로 대용(Adapt)할 수 있을까? 
3. 다른 것으로 변경(Modify)할 수 있을까?
4. 크게 확대(Magnify)해 보면 어떨까?
5. 작게 축소(Minify)하면 어떨까?
6. 다른 것으로 대체(Subsitute)하면 어떨까?
7. 교체(Rearrange)하면 어떨까?
8. 뒤집어서 역전(Rearrange)해 보면 어떨까?
9. 다른 것과 결합(Combine) 또는 제거(Eliminate)하면 어떨까?

최근 분당 이매동의 뒷동산, 맹산(孟山)을 오르려는데 등산로 초입에 철조망으로 길을 막아 놓고는 “이 길은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에 통행을 할 수 없다”고 알림판이 붙어 있었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산주(山主)로다.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즐겨 오르내리는 등산로를 막아 놓고 어떤 이득을 볼 것이며 복(福)받고 살 것인가?“란 생각이 들어서 등산을 포기했다. 

‘사람들이나 짐승들이 오가는 길을 막으면 막은 이에겐 불행이 온다’는 옛 말이 떠올랐다. 그 산주가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야기를 몰랐다면 오스본의 체크리스트 발상법을 알 수도 없었으리라.  

끝으로 공자는 우리에게 ‘군군신신 부부자자(君君臣臣 父父子子)‘  다름 아닌 ’군주는 군주답고 신하는 신하답게 그리고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자식답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라는 큰 가르침을 주었다. 

남을 위하는 ’이타정신(利他精神)‘을 바탕으로 사람답게 최선책(最善策)을 구하려는 생각과 노력이 필요하다. 

“담담(淡淡)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은 당신을 굳세고 바르고 총명(聰明)하게 만들 것입니다.” 
하늘나라의 정주영 현대그룹회장께서 우리에게 사고(思考)할 때의 마음가짐을 알려 주었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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