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 칼럼] 우리 말 들여다 보기(2)
[전대길의 CEO 칼럼] 우리 말 들여다 보기(2)
  • 편집국
  • 승인 2018.03.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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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감사하다의 차이점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최근 성담스님의 ‘덕분송(德分頌)’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膾炙)된다. 
그 내용인즉 ‘나무아비타불, 관세음보살‘이란 찬불가 음율(音律)에 맞추어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란 10글자를 쉼 없이 반복, 노래한다. 

포털 싸이트, 'Naver'에서 ‘덕분송’을 검색하면 성담스님의 노래 소리와 법회(法會)에서 불자들의 덕분송을 함께 노래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요즘 세간에 떠도는 최고 학위(學位)에 관한 유머가 있다. 
대학을 졸업하면 학사(學士), 대학원을 졸업하고 논문심사에 통과하면 석사(碩士), 최고의 전문분야인 박사과정을 마치고 논문심사를 통과하면 박사(博士) 학위를 받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박사 위의 학위는 친지들에게 밥을 잘 사는 ‘밥사’며 그 다음엔 친지들에게 술을 잘 사는 ‘술사’다. 
두 가지가 더 있는데 술사 다음은 이웃을 위한 ‘봉사(奉仕)’며 사람으로서의 최종 학위는 천지인(天地人)을 잘 받들고 섬기는 ‘감사(感謝)’란다. 

그래서 “감사하다”와 “고맙다”의 차이점에 관해서 알아보았다. 
"고맙다"와 "감사하다"를 같거나 비슷한 말로 아는 이들이 많은데 “고맙다”는 우리말이고 “감사하다”는 일본말에서 온 줄로 지레짐작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쓰기를 망설이는 이도 있다. 이는 잘 못된 오해(誤解)다. 
 
"고맙다"는 '2, 3인칭 상대나 객체가 존경스럽다'는 뜻을 나타내는 ‘그림씨(形容詞)‘다. "감사하다"는 ‘1인칭 주체인 나(우리)가 2, 3인칭 상대인 당신(그 사람), 객체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밝히노라'는 ’움직씨(動詞)‘다. 구별해서 쓰면 한결 정확하고 섬세한 언어생활을 할 수 있다. 

"감사(感謝)하다"는 16세기부터 글에서 나타나는 한자(漢字)말이다, 일본말과는 특별한 관계는 없다. 예를 들면, "그(당신)가 고맙다. 그래서 나(우리)는 그에게 감사한다"로 쓴다. 

우리말 띄어쓰기 문제도 쉽지가 않다. 
어느 목사님이 한글 띄어쓰기가 어려울 땐 ‘이걸 영어로 쓰면 어떻게 되나?’하고 생각한단다. 

영어, 불어, 포루투갈어, 독일어나 스페인어도 맨 처음에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다가 띄어쓰기를 개발했다. 미국에서 띄어쓰기를 배워 온 서 재필 선생이 독립신문을 편집할 때 띄어쓰기를 처음 받아들였다고 한다. 띄어쓰기는 한글, 영어 등 소리글에서 매우 긴요(緊要)하다. 

한양대학교 국문학과 김정수 명예교수 이름을 ‘김정수’라고 쓰는 것 보다 ‘김 정수’라고 쓰면 성(性)은 ‘김’, 이름이 ‘정수’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영화배우 ‘선우영재’를 ‘선우 영재‘, 가수 ’조용필‘을 ’조 용필‘로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구든지 성(性) 다음에 한자를 띄고 이름을 쓰는 것이 보기도 좋고 읽기에도 좋다. 
 
“띄면 띌수록 좋다”라고 한다. 현행 한글 맞춤법에서는 어느 경우에는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고 붙여 써도 된다고 규정한 곳이 많다. 이건 있으나 마나 한 규범이다. 원칙대로 일관되게 띄어 써야 말에 대한 의식과 인식이 명석해져서 사람들의 언어 지능이 높아 질 것이다. 

요즘 들어 국적불명의 “덕후”란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다. 네이버 사전에는 일본어 ‘오타쿠(御宅)’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준말이라고 한다. 어떤 한 분야에 몰두해서 전문가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덕후”는 오타쿠를 우리말로 표현하기 위해 일본발음과 비슷하게 “오덕후”라고 신조어를 만든 것이다. “오타쿠조쿠おたくぞく[お宅族]”란 이름씨는 “특정 분야에 몰두해서 대인관계 공포증이 나타나 ‘의사소통이 서투른 사람(특히 20대 전반의 남성에게 많다)”을 뜻한다. 

언제부터인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쓰이는 난해(難解)한 말들이 참 많이 생겨 났다. 신문, 방송 등 언론사들도 국적불명의 우리말+영어를 조합해서 이루어진 신조어들이 난무(亂舞)한다. 

평창동계올림픽 때 젊은이들이 응원하는 구호로 만든 신조어다. ‘가즈아~!’는 ‘가자~!’를 풀어 쓴 것이고 ‘왔드아~!’는 ‘왔다~!’를 젊은이 들이 풀어 쓴 말인데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생뚱맞다.
  
아름답고 쓰기 좋은 우리말을 잘 지키고 가꾸어 나가자. 필자도 우리 말 사랑 운동에 솔선수범하련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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