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팅은 폼 나지만 직업소개소는 구리다고?
헤드헌팅은 폼 나지만 직업소개소는 구리다고?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4.16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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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이 달라진다고 본질이 변하는 건 아니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이런 상상을 해보자. 친구들에게 이번에 직업소개소 실장으로 취직하게 됐다고 말하는 것이다. 반응이 어떨까? 십중팔구 미간에 주름을 지으며 이렇게 말할 확률이 높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 않아?”

다음날 또 다른 친구에게는 다르게 말해본다.

“나 헤드헌팅 회사에서 스카우터로 일하게 될 것 같아.”
“흠. 좀 멋져 보이는데. 연봉도 많겠다.”

여지껏 우리가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대충 이런 반응이 주를 이룰 것이 분명하다. 왜 그런 걸까?

기본적으로 두 직업의 업무는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사람들은 헤드헌팅 스카우터와 직업소개소 실장을 전혀 다른 존재로 받아들이곤 한다. 이런 게 바로 고정관념이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막연하게 그럴 거라 믿는 생각들.

위에서 말한 케이스는 아웃소싱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 아웃소싱 기업들이 매해 조사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 안에 올라가는 일이 다반사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아웃소싱을 백안시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아웃소싱이라고 하면 벼룩의 간을 빼먹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때, 그러니까 아웃소싱의 개념이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시절, 일부 미꾸라지들이 분탕질을 쳐놓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일이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일단 사용기업들의 갑질 부분은 차치해두자. 아웃소싱업체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금은 그런 방식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워낙 촉촉한 법망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하면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미꾸라지가 헤엄치던 그 시절에서 아주 약간 더 올라왔을 뿐이다.

수십년 동안 이 업계에 종사해온 사람들- 업계 종사자, 관련 매체 종사자 등-은 아웃소싱과 관련된 부정적인 인식을 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예전보다 많이 달라진 환경을 맞이하게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직업소개소 실장과 헤드헌팅 스카우터를 바라보는 시선 사이의 간극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게 사라지는 날, 비로소 우리나라의 아웃소싱 산업은 활짝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봄은 겨울을 뚫고 온 사람만이 만날 수 있는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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