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파격 그 자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8000명 직접고용
[초점]파격 그 자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8000명 직접고용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4.18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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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식에서 진일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 마련
무노조 경영 폐기 신호탄.. 삼성에선 볼 수 없었던 노조 활동 보장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8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은 파격 그 이상의 조치다. 재계와 노동계가 동시에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 8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은 파격 그 이상의 조치다. 재계와 노동계가 동시에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90여 곳의 직원 8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했다. 별도의 자회사 구성없이 협력사 직원을 대기업 본사가 직접 채용하는 것은 이제껏 유래가 없던 일이다.

이번 결정은 기존의 자회사를 활용해 협력사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존 방식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삼성전자서비스는 17일 회사 노동조합인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이 같은 내용의 고용방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직접 고용 대상은 삼성전자서비스 위탁을 받아 가전·IT제품 서비스 등을 맡고 있는 90여 협력업체 직원 약 8000명이다. 삼성전자서비스 정규직 1200명의 일곱 배에 달하는 인원이다.

직접 고용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은 현재 1200명을 포함해 약 9200명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손실을 잃게 되는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개별 협상을 거쳐 별도의 보상을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노조와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고용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용이 완료되면 전국의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에서 근무해온 수리 기사와 사무직 등 협력업체 직원들은 모두 삼성전자서비스의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이번 결정은 수년간 직접 고용을 주장해온 협력업체 직원들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 업체 직원 485명은 2013년 7월 "삼성전자서비스의 직접 업무 지시를 받고 있다"면서 법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서비스가 이들을 직접 고용하기로 한 것은 최근 '노조 와해' 문건으로 삼성전자서비스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이날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노사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창립 이후 암묵적으로 지켜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의 공식적인 폐기를 선언하는 폭탄선언이 아닐 수 없다. 삼성 측이 노조 인정이나 노조활동 보장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서비스의 이번 결정이 삼성의 타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가 99.3%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전적으로 삼성의 판단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향후 삼성의 모든 계열사의 노사 관계의 전환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한 재계 1위의 삼성이 앞장 선만큼 이번 직접 고용 합의는 삼성그룹 전체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 전반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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