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 칼럼] 주차간야(走車看野) 유럽 견문기(見聞記) 
[전대길의 CEO 칼럼] 주차간야(走車看野) 유럽 견문기(見聞記) 
  • 편집국
  • 승인 2018.05.0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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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불여일감(百聞以不如一感)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지난 4월19일부터 4월25일까지 안 해와 함께 베네룩스 3국과 독일, 프랑스 여행을 다녀왔다. (네델란드)암스테르담→(독일)쾰른→프랑크푸르트→룩셈부르크→(프랑스)파리→(벨기에)브리헤→켄트→브뤼셀→(네델란드)잔세스칸스→암스테르담을 버스로 이동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以不如一見)이라고들 하지만 ‘백번을 듣기 보다는 한번을 (제대로)느끼는 것도 소중하다’는 ‘백문이불여일감(百聞以不如一感)’이란 생각이 들었다. 

유럽 중심부의 고속도로를 씽씽 내 달리는 버스(車) 차장에 펼쳐지는 광활한 유럽 여러 나라의 평야지대를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언뜻 언뜻 보고 듣고 느낀 점을 ‘주차간야(走車看野) 유럽 견문기(見聞記)’에 담는다.   

‘바다 보다 낮은 땅’이란 ‘네델란드(Netherland)' 암스테르담 공항에 내린 후, 여러 도시를 버스로 이동했는데 일주일 동안 노란 유채꽃이 만개한 풍광이 끝없이 이어지며 가도 가도 산(山)은 찾아볼 수가 없으며 평야지대만이 펼쳐진다. 

우리 한반도는 70%가 산지(山地)인데 유럽의 평야지대는 하늘로부터 축복받은 땅이다. 부럽기 그지없다. 유럽 중심부의 알프스(Alps)산맥지대는 빼고 말이다. 

12개의 ★이 원형으로 배열된 유럽연합(EU)의 작은 표지판이 국경(國境)마다 을씨년스럽게 우리를 반겨준다. 예전처럼 국경을 통과하는 검문검색은 없었다. 한마디로 유럽 27개 국가의 연합으로 창립된 유럽연합(1993년11월1일 창립)은 미합중국연합(U.S.A)처럼 한 나라임을 체감(體感)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의 휴게소(休憩所)는 우리나라 휴게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시골 간이역 수준이었다. 주유소와 편의점 그리고 화장실(절반은 남녀 공용이었음)이 전부인데 화장실은 모두 유료였으며 동전(0.5유로)이 없으면 용변을 볼 수가 없었다. 

뚱뚱한 여성관리인이 두 눈을 부라리며 큰 목소리로 소리치며 그 유세(有勢)가  대단했다. 남북으로 곧게 뻗은 이탈리아 고속도로를 벤치마킹했다는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하고 편리하다고들 이구동성이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세계 각국을 여행하다 보면 독립투사나 유명한 전투의 승리한 장군들의 말을 탄 동상(銅像)을 쉽사리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동상(銅像) 아래 말(馬)의 형상을 보면 그 장군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금방 알 수가 있단다.

말의 네 다리가 모두 선 동상 위의 장군은 천수(天壽)를 누린 것이며 말이 한 다리를 든 마상(馬上)의 장군은 전투 중 부상을 당한 것이고 앞의 두 다라를 들고 서있는 장군은 전사(戰死)한 것이란다. 

‘네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다’, ‘두 개의 눈 보다는 네 개의 눈이 더 밝다’라는 독일 속담에 공감한다. ‘달린다‘는 의미의 ’라인(Rhein)江‘은 알프스 산지에서 출발하여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네델란드 등 여러 나라를 거치며 운하로 지중해, 흑해, 발트海 등과 연결된다. 

총 길이가 1,320Km인데 독일을 흐르는 강줄기가 698Km에 이른다. 따라서 라인江의 절반이 독일 땅을 흐르기 때문에 독일인들은 라인강을 ‘아버지의 강’이라고 한다. 라인강 옆의 비탈엔 포도밭이  즐비하다. 그래서 유럽은 와인(Wine)산업이 번성(蕃盛)했는가 보다. 

검은색의 고딕철탑(157M)이 인상적인 UNESCO 세계유산인 ‘쾰른대성당(Cologne Cathedral)’이 자리한 '쾰른(Cologne)'市의 이름은 10~15세기경 '로마의 식민지(Colony)‘에서 유래했다. 

쾰른 대성당
쾰른 대성당

쾰른의 명물로는 ’쾰시(Koelsch) 맥주‘와 '콜로뉴의 물’이라고 하는 의미의 ’오데 코롱(Eau de Cologue)' 향수가 유명하다. 여기에서 '오(Eau)'는 ‘물‘을 뜻한다.

옛 로마시대의 건축물이 즐비한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Roemer Square)‘은 옛날에 로마 군인들이 주둔한 광장(廣場)이다. 뢰머광장 성당의 아름다운 종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눈에 보이는 라인江 기슭에는 온통 포도밭이다. 유럽에서 포도주가 유명한 게 쉽게 이해가 간다. 라인江 북쪽 언덕의 고양이城, 생쥐城은 12세기에 건립되었는데 ‘소리가 나는 바위’라는 의미가 담긴 ‘로렐라이(Rorelei) 언덕’과 마주보고 있다. 

옛날에 로렐라이라는 처녀가 실연(失戀)하여 라인강에 몸을 던진 후 반인반조(半人半鳥)의 요정(妖精)이 되었다. 

그 요정은 아름다운 목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했으며 로렐라이 언덕(높이 132M) 아래 굽이치는 빠른 물살과 소용돌이로 인해 많은 배들이 난파하고 많은 뱃사람들이 죽었단다. 라인강의 급물살은 지금도 변함없이 흐른다. 

독일 ‘클레멘스 브렌타노’가 쓴 소설인 ‘고드비(Godwi)’에서 영감을 받고 ‘하인리히 하이네’ 시인의 명시(名詩)에 곡(曲)을 붙여 ‘로렐라이 언덕’이란 노래가 탄생했다. 

독일인들은 로렐라이 언덕에 관해 무관심하지만 한국인, 일본인 등 동양인들은 음악교과서에 실린 로렐라이 언덕을 즐겨 찾는다. 

뒷 산 하연 천막이 로렐라이 언덕
뒷 산 하연 천막이 로렐라이 언덕

로렐라이 언덕을 찾은 사람들은 기대(期待)했던 것 보다 실망감(失望感)이 더 큰 것 같으며 가까운 곳의 백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독일 ‘뤼데스하임(Rudesheim)’엔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즐비하며 새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티티새 골목도 눈길을 끈다. 

‘노트르담 성당’의 ‘노트르담(Notre Dame)'이란 ’우리들의 (우아한)마담‘을 의미하며 ’성모 마리아‘를 말한다. 파리 노트르담 성당 외에도 룩셈부르크에도 뾰족한 철탑의 노트르담 성당이 있었다. 

해발고도 300M 절벽의 사양구릉에 위치한 천연의 요새(要塞)인 1,000년의 고도(古都), ‘룩셈부르크(Luxembourg)’를 유럽공동체는 1995년에 유럽문화도시로 지정했다. 

6.25전쟁 참전국가인 인구 54만 명의 룩셈부르크(Luxembourg)는 1인당 GDP가 U$110,000의 세계 최고 부자나라다. 

수도인 룩셈부르크市는 인구가 9만 명이며 ‘스페인의 론다(Ronda)市’와 더불어 도시 가운데의 협곡을 ‘아돌프 다리(Adolf Bridge...높이46M, 길이 84M)’로 연결한 아름다운 도시다. 동서남북 어디나 풍광이 멋지다.  
여행객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하룻밤을 머무는 '호텔(Hotel)'이란 단어의 어원을 룩셈부르크 시청에서 새롭게 알았다.  

룩셈부르크시 남부에 있는 룩셈부르크 시청사의 공식명칭이 ’Hotel de Ville'인데 우리가 아는 'Hotel'의 어원은 바로 ‘시청사(市廳舍)’였다. 

룩셈부르크 시청사 앞의 두 마리 파란 사자상(像)에 눈길을 준다. 우리나라 서울에선 주한 벨기에 대사관에서 룩셈부르크 영사업무를 대행한다. 

룩셈부르크 시청 앞 푸른 사자 동상
룩셈부르크 시청 앞 푸른 사자 동상

높이 320.75M의 철로 만들어진 프랑스 파리 에펠탑(La tour Eiffel)의 야경(夜景)은 예전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탑 꼭대기에서 등대(燈臺)처럼 불빛을 쏘아대며 다이아몬드(Diamond) 형상의 화려한 불꽃놀이를 펼쳐 세느강 유람선 선상(船上)에서 세계 각국 관광객들이 ‘와우~!’하며 연신 탄성(歎聲)을 쏟아낸다. 세느江물에 비추인 노트르담 성당의 밤의 자태(姿態)도 영롱하게 일렁인다.  

서유럽의 베니스라고 일컫는 벨기에의 운하도시 '브뤼헤(Brugge)'의 아름다운 ‘마르크트 광장(동서 110M, 남북 70M)’과 겐트市의 '겐트城'과 '성 니콜라스 성당(Saint Nicholas Church)'도 아름답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는 여배우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1929~1993년)’이 벨기에 사람임도 뒤늦게 알았다. 

유럽연합(EU) 본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가 있는 벨기에의 수도인 '브뤼셀(Brussel)'에는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말한 '그랑플라스 광장(La Grand-Place)'이 있다. 

1619년 ‘제롬 뒤케노스’가 만들었다는 브뤼셀의 마스코트, ‘오줌싸개 소년像(크기 60Cm)’은 그랑플라스에서 100M 쯤에 있으며 인근  주택가 골목에 숨어있는 ‘오줌싸개 소녀像’도 눈길을 끌었다.

오줌싸개 소년상
오줌싸개 소년상

지금까지 850벌의 옷을 각국 정상들로부터 선물 받았다는 오줌싸개 소년상 옆에는 세계 최고라는 벨기에 고디바 초콜렛 가게가 장사진이며 와플가게, 아이스크림 가게도 인파(人波)가 넘쳐났다.  
 
매년 3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85,000평에서 펼쳐지는 네델란드 ‘큐켄호프(Keukenhof) 튜립축제’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터키가 원산지라는 각양각색(各樣各色)의 만개(滿開)한 튜립(Tulip)은 장관이었다. ‘Wow~! Beautiful~!'이란 감탄사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진다. 인산인해(人山人海)의 관광객을 태운 수백 대의 버스 물결이 장관을 이루며 어깨를 부딪치며 뭇 사람들이 카메라 샤타를 누르기에 바쁘다. 타고 왔던 버스를 찾는데 애를 먹는다.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3Km 떨어진 강변에 위치한 ‘잔세스칸스(Zaanse Schans)’는 풍차(風車)와 양(羊)의 방목으로 유명하다. 

18세기에는 700여개의 풍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관광용으로 몇 개의 풍차만 남았다. 나막신과 치즈를 파는 상점들도 눈에 띤다.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의 운하(運河)의 유람선에서 바라 본 풍광은 파리 세느江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건물 사이의 공간을 두지않고 바짝바짝 붙여서 집을 짓는 것은 바다를 매운 지반(地盤)이 약하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옆으로 기우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관광(觀光)’은 ‘이끌림, 떨림, 울림, 어울림, 몸부림치며 빛을 보는 것‘이라고 이 참 한국관광공사 전 사장은 말했다. 

끝으로 ’여행(Travel)‘은 ’고통(Travali)을 수반하는 것‘이란 게 필자의 생각이다. 걸음걸이가 다소 불편한 안 해와 함께 다녀 온 이번 유럽여행은 참으로 값지고 알차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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