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 한자(漢字)교육을 부활(復活)해야 한다.
[전대길의 CEO칼럼] 한자(漢字)교육을 부활(復活)해야 한다.
  • 편집국
  • 승인 2018.05.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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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한글 전용세대의 젊은이들은 한자(漢字)를 읽고 쓰는데 서툴다. 아예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다고 모른 척 한다.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이  한자 문화권인데도 말이다. 

유럽의 네델란드인의 다수는 자국어(自國語)인 네델란드어 외에 영어, 독어, 불어, 스페인어를 자유자재로 듣고 말하고 쓰고 읽는데 능수능란함과 비교된다. 

언제부터인가 한글 전용교육을 시행하다 보니 우리 청소년들이 극동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사회에서 까막눈이 미아(迷兒)가 되는 게 아닐지 염려(念慮)된다.  

학교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교육당국과 수많은 학교의 선생님들은 이러한 현실과 대책방향을 잘 알고 있을 탠데 관망(觀望)하는 것은 아닐까? 

2015년, 2016년, 2017년, 해마다 7월 하순에 국제PEN클럽 한국본부가 경주 화백센터와 현대호텔에서 주최한 ‘세계 한글작가대회’가 열렸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한글학자들, 한글로 문학작품을 쓰는 한글작가 300여명과 그리고 경주시민들이 공동으로 참가해서 한글의 세계화에 관해 학습하고 토론하며 한글학자와 문인들의 ‘정보공유(情報共有)와 친교(親交)와 통섭(統攝:Consilience)의 큰 마당’이다.  

그런데 한글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외국인 번역가(한국에 거주하는 젊은 외국인) 다수가 참가했는데 ‘한자(漢字)로 된 우리말 번역이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고 이구동성(異口同聲)이다. 

뿐만 아니라 한글의 세계화에 대해 국내는 물론 일본, 독일, 중국, 러시아에서 학술토론에 참가한 유명대학교 국문학 교수들은 한자(漢字)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갑자기 말문을 닫았다.   

“어린 학생들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자(漢字)와 연관을 시켜서  한글을 가르치면 좀 더 효과적이지 않겠느냐?“고 플로어(Floor)에서 필자가 국문학 교수들께 질문했더니 답변을 꺼리면서 서로 눈치만 보았다. 

나중에 한국인 국문학과 교수가 필자에게 귓속말로 언질(言質)을 주었다. ”우리 교수들도 학창시절에 한자(漢字)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어 잘 모른다“는 실토(實吐)였다. 

”아뿔싸~!, 우리나라 명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들이 딴전을 피운 게 바로 그런 연유 때문이구나!“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 친구 딸 결혼식에서 필자의 이름을 “全大吉”이라고 한자(漢字)로 써서 축의금 봉투를 냈더니 접수대의 젊은이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래! 한자를 배운 세대가 아니지”하며  한자 옆에다 한글로 이름을 써 주었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고마워했다. 그 후로는 축의금이나 조의금 봉투에 한자(漢字)가 아닌 한글로 필자 이름을 쓴다.   
   
최근 친구들과 운동하러 체력단련장에 갔는데 다른 사람들의 가방은 모두 나왔는데 필자 가방만이 나오지 않아서 보관 장소를 찾아가 보니 필자의 가방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젊은 관리자에게 “왜 내 가방만 여기에 남아 있느냐?”고 물었더니 “가방 명패가 한자(漢字)로 쓰여 있어서 읽을 수 없어서...”란다.  

“아~차! 한자를 배우지 않은 세대인줄 몰랐던 내 불찰(不察)이다”라며 자성(自省)했다. 이런 사례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우리나라 사례만이 아니다. 최근 북경대학교에서 중국 최고의 지성인과 관련한 사건이다. 
2018년 5월4일 북경대학교 개교 120주년 기념식장에서 ‘린첸화(林建華) 북경대학교 총장’이 중국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말인 ‘포부가 원대하고 큰 인물을 비유하는 훙후(鴻鵠)’라는 단어’를 잘 못 읽어서 어려움에 처했다.  

“북경대학교 학생들이 분발해서 ‘훙후(鴻鵠...큰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세워야 한다”는 대목에서 ‘훙후(鴻鵠)’를 ’훙하오(鴻浩)‘로 잘 못 읽었기 때문이다. 우리말은 ’홍곡(鴻鵠)‘이다. 

‘훙후(鴻鵠)’는 진(秦)나라를 무너뜨린 농민반란을 이끈 ‘진승(陳勝)’이 ‘제비와 참새가 어찌 훙후(鴻鵠)의 뜻을 알겠는가?’며 탄식했다는 고사(故事)에서 유래했다. 

지난 5월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주석이 북경대학교를 시찰하면서 “훙후(鴻鵠)의 뜻을 세우고 이상(理想)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도 린첸화(林建華) 북경대학교 총장이 한자(漢字)의 무지(無知)함을 보였다. 

초중학생 시절 문화대혁명을 겪은 후 독일과 미국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북경대학교 화학과 박사 출신인 린(林)총장은 북경대학 내부 게시판에 막 바로 공개사과문을 올리고 사과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있었다.
김영배 前국회부의장이 국회연설에서 수해를 입은 ‘이재민(罹災民)’이란 단어를 ‘나재민(羅災民)’이라고 잘 못 읽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걸릴)이(罹)’란 글자를 ‘(벌릴)나(羅)’자로 착각해서다. 

우리나라 한반도 면적의 70%는 평지가 아닌 산지(山地)라고 한다. 
우리말의 70%정도는 한자(漢字)다. 순수 우리말은 30%다. 

신문이나 TV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장본인과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다. "경제 발전을 이룩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장본인"이라거나 "드라이버로 골프공을 처서 멀리 날려 보내는 골프대회가 열렸는데 000선수가 비거리(飛距離) 386야드를 날려 보낸 장본인"이라고 TV 리포터가 말한다. 

"최경주 골프선수는 세계 골프계를 제패한 장본인이다",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장본인인 000과학자다."라고.  
 
이럴 적에는 ‘장본인’이 아니라 ‘주인공 또는 주역’이라고 써야 한다. ‘장본인(張本人)’은 어떤 나쁜 일이나 죄(罪)를 지은 중심인물이며 ‘주인공(主人公), 주역(主役)’은 좋은 일의 중심 인물을 말한다. 

한자(漢字)를 파자(破字)해 보면 우리말 뜻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사람의 삶, 인생을 말할 때 ‘소우(牛)+한일(一)’의 합성어인 ‘살생(生)’자를 쓴다. 
이를 풀어보면 ‘삶이란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듯이 매사에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조심(操心)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날 생(生)자를 왼쪽으로 90도 돌리면 '사람(l)이 소(牛)를 몰며 쟁기로 밭을 가는 형상‘이 된다.  

‘바르게 살라’는 ‘바를 정(正)’은 ‘한일(一)+머물지(止)’자로 되어 있다. 삶의 길목에서 중도에 한번은 머물러 서서 목표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를 뒤돌아보며 앞으로 올바로 가는 길을 찾는 것이다.

얼마나 알기 쉬운 설명인가? 남녀가 마주보면 ‘좋을 ’호(好)’이고 해(日)와 달(月)이 합치면 ‘밝을 명(明)’자다. 
‘스스로 자(自)+그러할 연(然)’은 ‘자연(自然)’이다. 
‘사람 인(인)+사이 간(간)’은 인간(人間)이다. 사람 사이에는 틈(간격)이 있다는 말이다.  

‘평화(平和)’란 ‘평평할 평(平)+벼화(禾)+입구(口)’로 되어 있다. 
‘사람들 입에 골고루(평등하게) 곡식을 돌아가게 하는 게 평화다’
‘부할 부(富)’자는 ‘집안 식구가 넉넉하게 먹고살만한 전답이 있는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밥(먹을)식(食)+입구(口)’의 식구(食口)는 ‘밥을 먹는 입’의 숫자다. 
‘저녁석(夕)+입구(입구)’의 ‘이름명(名)’자는 ‘저녁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으니 입으로 불러라’는 게 필자의 해석이다.

‘가운데 중(中)+마음심(心)’자는 마음의 중심을 잃지말라는 ‘충성 충(忠)’자다. ‘물수(水)+갈거(去)’자는 ‘시대상에 따라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道理)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을 가리키는 게 ‘법 법(法)’이란 글자가 아니겠는가?  

‘낮에는 가족 모두가 논밭에 나가 일하다 저녁이 되어 일을 마치고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집안 식구가 참 많다‘에서 ‘저녁석(夕)+저녁석(夕)’은 ‘많을다(多)’자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기업이나 공공조직에서 흔히 쓰는 ‘기획(企劃)’이란 단어는 ‘사람인(人)+머물지(止), 그림화(畵)+칼도(刀)’자로 되어 있다. 

‘사람들이 머물러 서서 사업계획(事業計劃)인 그림을 보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칼로 잘라내고 필요한 부분은 칼로 그림에다 덧붙인다’라는 뜻이다. 한 마디로 ‘조직의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계획(計劃)’은 ‘열 사람이 함께 말(言)로서 그림 그리다’로 해석한다.  

‘몸기(己)+(회초리)칠복(攵)+가죽혁(革)’자가 ‘개혁(改革)’이란 글자다. 
‘가죽채찍으로 자기 자신의 종아리를 때리는 것’이 바로 개혁(改革)이다. 남을 때리는 게 개혁이 아니다. 

예전에 어떤 국가지도자는 개혁이란 이름을 내걸고 국민을 때리려고 하다 실패했다는 평가다. 자신의 종아리를 스스로 내려쳐야 함이 옳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정사 정(政)’은 매(攵)를 쳐서 바르게 하는 것이고 ‘효도 효(孝)+칠 복(攵)+기를 육(育)’자의 ‘교육(敎育)’이란 ‘회초리를 쳐서 가정이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人財)로 기르는 것’이다.
 
‘복(攵)’이란 글자가 ‘머리 톡톡 두드릴 복, 회초리를 칠 복’이란 글자임을 알고 나면 비슷한 다른 한자(漢字) 해석도 용이(容易)하다.

‘효도 효(孝)’자는 ‘부모님 거처인 안방 아랫목 요 밑이 따뜻한지 자식이 손을 넣는 모습’이다. 
작년 여름, 친구들과 함께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는데 ‘교육의 교(敎)’란 글자가 ‘효도 효(孝)+글 문(文)’자라는 해설사의 설명에 ‘효도 효(孝)+회초리 칠 복(攵)‘자임을 조용하게 알려 준 적이 있다.

그 문화재 해설사는 앞으로 관광객들에게 보다 더 적확(的確)하게 해설하겠다고 필자에게 약속했다. 그 녀의 적극성에 감사한다. 

‘나무목(木)+설립(立), 볼견(見)’자의 ‘친할 친(親)’자의 해석이다.
옛날 산골에 노모와 장가들지 않은 아들이 살았다. 닷새에 한번 열리는 장날에 아들이 장작을 가득 실은 지게(A-Frame)를 매고 시장에 팔러 갔는데 해가 지고 달이 떠도 귀가하지 않아 노모는 “무슨 일이 있나?, 술 마시고 오다 도랑에 빠지지는 않았는가?, 싸우지는 않았는가?” 걱정을 하며 아들 마중을 나갔다. 

아들이 어디쯤 오는지 노안(老眼)이라 잘 보이진 않아서 노모는 좀 더 멀리 잘 보려고 ‘동구 밖 느티나무(木)에 올라서서(立) 오른 손을 들어 눈 위에 대고 어디쯤 아들이 오는가 바라보는(見) 마음’이 바로 ‘친할 친(親)’자다. ‘친구(親舊)란 뜻도 다를 게 없다.  

동이족(東夷族)이 한자(漢字)를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중국인 한족(漢族)은 동쪽의 활 잘 쏘는 오랑캐인 조선인을 동이족(東夷族)이라고 했으니 우리 한(韓)민족이 한자(漢字)를 창제(創製)한 것이라고 ‘아리랑’이란 책을 쓴 유 석근 목사는 주장한다. 

‘배주(舟)+여덟팔(八)+입구(口)’자의 ‘배 선(船)’자는 창세기의 대홍수 때 ‘노아(Noah)의 방주에 들어갔던 여덟 사람’을 뜻하는 것이란다. 

‘여덟 팔(八)+칼 도(刀)’로 된 ‘나눌 분(分)’자는 ‘노아의 여덟 식구가 열심히 농사지어 양식(糧食)을 골고루 나누어 먹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칼(刀)은 분할(分割)을 의미한다.

‘베세토(BESETO)’란 말이 있듯이 우리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한자문화권(漢字文化圈)인 중국과 일본의 중간에 있다.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들도 한자문화권(漢字文化圈)이다. 

따라서 ‘상대를 알고 자기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을 이기다’는 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다. 중국이나 일본의 책을 읽고 쓰지를 못하는데 어찌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가? 네델란드인 들에게서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 

천자문(千字文)만 제대로 공부해도 세상의 이치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우칠 수가 있다. 한자의 기본인 천자문만 완벽하게 깨우치면 인성(人性)의 기본은 완성된다. 고된 공부를 이겨내면 행복해 질 수 있다. 매울 辛 자에 한 획(一)을 그으면 행복하다는 다행 행(幸)자가 된다.

이제부터라도 공교육 학습과정에 기본한자, 3,000자(字)를 교육시키면 참 좋겠다. 

필자의 학창시절에는 기본 한자의 교육은 물론 삼강오륜(三綱五倫)과 조선 중종 때 박세무(朴世茂)가 쓴 동몽선습(童蒙先習)은 물론 두보(杜甫)와 이태백(李太白)의 한시(漢詩) 등을 한문(漢文) 선생님께 배웠다. 세상이치(世上理致)를 터득(攄得)하며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글은 음성문자(音聲文字)이며 한자(漢字)는 ‘표의문자(表意文字)’다. 따라서 우리말의 70%인 한자(漢字)는 우리 한글의 세계화 전략 차원에서도 3,000字의 한자(漢字) 기본교육은 꼭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자라나는 미래의 꿈나무인 청소년들에게 한자(漢字)교육을 부활(復活)하길 고대한다. 청소년들이 중국어, 일본어를 공부하는데 한자교육(漢字敎育)은 필요충분조건이다. 교육(敎育)은 훌륭한 인재(人財)를 길러내는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끝으로 천자문(千字文)의 첫 네 글자에 관한 사견(私見)을 단다.
‘하늘천(天)+따지(地)+검을현(玄)+누를황(黃)’의 ‘천지현황(天地玄黃)’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황사(黃紗)나 미세먼지(微細먼지)가 서북풍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 와서 우리 한반도의 하늘이 시커먼 게 아닐까?

‘검을현(玄)‘자를 ’푸를청(靑)‘자로 바꾸어 ’하늘천(天)+따지(地)+푸를청(靑)+누를황(黃)’, 즉 ‘천지청황(天地靑黃)’이라고 천자문(千字文) 첫 글자를 새롭게 고쳐 쓴다면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해 숨쉬기가 힘든 서울의 ‘검은 하늘’을 ‘맑고 푸른 하늘’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비가 멈춘 후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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