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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구체적 임금 액수 숨기는 ‘묻지마 채용공고’ OUT
[이슈] 구체적 임금 액수 숨기는 ‘묻지마 채용공고’ OUT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6.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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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채용공고에 임금조건 공개’ 고용노동부에 권고
구직자의 기본 권리지만 갑질 채용 앞에서 무너지기 일쑤 

 

채용공고에 임금조건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국민권익위원회
채용공고에 임금조건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국민권익위원회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회사 내규에 따름’, ‘협의 후 결정’. 민간취업포털에 실린 채용공고들은 서로 짜기라도 한 듯 구체적인 임금 조건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취업 준비생들에겐 가장 핵심적인 정보지만 취직이 시급한 처지다 보니 이것저것 따지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구직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는 구인회사가 갑이고 취준생이 을이 될 수밖에 없는 국내 채용시장의 현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사라질 전망이다.

기업이나 민간취업포털 등의 채용공고에서 급여를 공개하지 않는 악습을 철폐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가 채용공고에 임금조건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마련, 관계부처에 권고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구직자의 선택권과 알권리 보장을 위해 '채용공고에 임금조건 공개 의무화' 방안을 마련해 고용노동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권익위는 임금이 근로조건의 핵심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채용공고에 임금은 ‘회사내규에 따름’, ‘협의 후 결정’이라고만 표시되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취업포털별로 하루 평균 약 10만∼16만건의 채용정보가 공고되지만,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워크넷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채용공고에 구체적 임금조건이 빠져있다는 것이 권익위의 설명이다. 

상당수 구직자들 역시 이렇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가 '국민생각함'으로 조사한 결과 설문대상자 중 75.8%가 임금조건이 공개되지 않는 경험을 했고, 이 중 85%는 불충분한 임금조건 공개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이나 직업안정법 등 관련법들은 임금을 근로조건의 핵심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취업을 원하는 회사의 구체적인 임금 액수는 구직자들로서는 가장 시급하게 알아야할 핵심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채용단계에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구직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범법 행위라고 규정해도 무리가 없다.

권익위의 조사 결과 채용 후 근로계약 시 구직자에게 불리한 임금조건이 제시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이거나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 수개월의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 그를 잘 보여준다.

이에 권익위는 기업이 채용공고를 할 경우 개략적인 임금조건을 공개하도록 고용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취준생들의 억울함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구체적 임금 액수를 표기하지 않은 채용포털 채용공고
구체적 임금 액수를 표기하지 않은 채용포털 채용공고. 대부분의 채용공고가 이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 채용시장의 을 취준생 권리 찾기 활발해져
채용시장의 을에 해당하는 취준생을 울리는 일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뽑을 사람은 많다’는 구인기업의 고압적 태도를 감내해야만 하는 취준생들이 최소한의 권리조차 찾지 못하는 경우는 너무도 많다.  

임금 조건을 밝히지 않은 채용 공고부터 시작되는 기업의 갑질은 채용인원이나 채용부서, 근무지역을 얼버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갑질 채용이나 갑질 면접 등 기업이 취준생들에게 비인격적 대우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는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최근 들어 이에 대한 사회적인 각성이 이뤄지고 있다.  ‘취준생의 알권리’, ‘면접 갑질’ 등을 목격한 뒤 취준생을 배려하고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는 것. 기업들이 나서 채용 과정에서의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는가 하면 몇몇 국회의원들도 ‘취준생 보호법’이라 불리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취준생 보호법 발의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송옥주 의원 트위터 캡쳐​
​취준생 보호법 발의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송옥주 의원 트위터 캡쳐​

2017년 6월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에 이어 두달 후인 8월에는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법을 발의했는가 하면 2018년에도 박주민 의원, 하태경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이 이 법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이처럼 채용 갑질 문화에 대한 각성이 사회 전방위적으로 퍼져가고 동시에 법적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는 기존의 채용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이번 권익위의 임금 조건 공개 권고 역시 그런 추세를 가속화시킬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되어지고 있다. 

다만 이 권고가 완벽히 정착되는 데는 소정의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외 사례조사 및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이 필요한 탓이다. 이에 권익위는 구체적인 공개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등을 거쳐 2019년 6월까지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채용절차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국민권익위 안준호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취업준비생의 선택권 및 알권리를 보장함으로써 구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실생활에서 국민의 고충을 유발하는 민원사례 등을 면밀히 분석해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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