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의무제 연장이 답은 아니다, 그보단 실효성 확보가 시급
청년고용의무제 연장이 답은 아니다, 그보단 실효성 확보가 시급
  • 손영남 기자
  • 승인 2018.06.15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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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의 근원적 해결이 아닌 대증요법에 불과
공공기관 5곳 중 1곳은 고용의무제 지키지 못하는 게 현실
일자리 상황판을 시연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그만큼 일자리 해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각별하다. 사진제공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을 시연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그만큼 일자리 해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각별하다. 사진제공 청와대

[아웃소싱타임스 손영남 기자] 청년 실업난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제’가 2021년까지 연장된다.

고용노동부는 청년고용의무제 유효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하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은 올해 말 종료되는 특별법을 2023년까지로 연장하고, 법률에 따른 청년고용의무제 유효기간은 2021년 말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청년고용의무제는 실업난을 겪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공공기간과 지방공기업이 매년 정원의 3% 이상을 15~34세 사이의 청년 미취업자로 신규 채용하도록 한 제도다.

심각한 청년 실업난과 향후 3~4년간 30대 후반 인구의 일시적 증가 등을 고려 때 관련 제도를 연장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번 개정의 취지다. 

이번 개정안을 들여다보면 청년의무고용률을 현행 3%에서 정원의 5%로 높인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띤다. 현행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매년 정원의 3% 이상 15~34세 청년을 의무 고용해야 하지만 이를 더 높여 5%까지 늘린다는 것.

또한 중소기업으로 한정돼 있던 청년 미취업자 고용 지원 범위가 중견기업으로도 확대된다. 중견기업의 청년 미취업자 고용 지원 규정이 신설돼 청년 미취업자의 고용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경우 소요비용 지원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청년층 고용에 적극적인 기업을 발굴해 재정·금융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청년 실업난 해소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 이번 개정의 근본 취지라 할 것이다. 

▲ 특별한 제재 수단 없어 참여율 저조한 형편
청년고용의무제는 2014년 심각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2년이란 기간을 책정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시한부 제도였다. 그러나 여전히 청년실업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통에 2016년말 유효기간을 연장해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향후 3∼4년이 청년취업난의 최대 고비라는 정부의 판단에 따라 또 다시 연장하게 된 것인데, 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청년고용의무제가 시행된 지 4년이 흘렀지만 그로 인한 특별한 개선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쯤 되면 이 제도의 실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청년고용의무제를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의무고용률 이수 공공기관 비율. 자료 고용노동부
청년의무고용률 이수 공공기관 비율. 자료 고용노동부

당장 이 법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조차도 제대로 동참하고 있지 않은 현실이 그를 잘 보여준다. 고용부에 따르면 정원의 3% 채용이라는 청년의무고용률을 지킨 공공기관의 비율이 2014년 72.1%였지만 2015년 70.1%로 소폭 하락한 뒤 2016년과 2017년에는 80.0%로 정체 중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5곳 중 1곳이 고용의무제를 지키지 못할 만큼 제도가 겉돌고 있는 것.

누구보다 정부의 시책에 충실해야 할 공공기관이 이러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기관의 정원과 예산을 기획재정부가 통제하기 때문이다. 기관장의 의지만으로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위반에 따른 뾰족한 제재수단이 없기 때문이기도 한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에 대한 개선책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공공기관 등이 청년고용의무제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미이행 기관명단을 공표하고, 이행실적 경영평가 등을 실시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모든 공공기관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7년 국감에서 발표된 청년의무고용률 미이행기관. 자료 신보라 의원실
2017년 국감에서 발표된 청년의무고용률 미이행기관. 자료 신보라 의원실

정부로서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좀 더 강경한 제재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공기업의 자율경영을 훼손하고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년고용의무제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실질적 개선책이 쉽사리 도출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청년고용의무제가 심각한 실업난의 근원적 처치법이 아니라 증세만 누그러뜨리는 대증요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부의 청년고용정책이 고학력 구직 청년에 집중돼 역차별을 부르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청년고용의무제는 청년 실업 문제의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정말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지 않을 정부다. 단지 그 과업이 구조적인 개혁이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쉽사리 행하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더라도 꾸준한 정책 입안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고용을 늘리는 일, 그것만이 날로 심화되는 청년 실업난 문제를 해소할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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